“작은 것이 아름답다”
최근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한마디로 요약한 문구다.
미분양,미입주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대형 주택시장과 달리 소형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등은 수십대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인기다. 중견건설업체뿐만 아니라 대기업들도 앞다퉈 소형부동산 시장에 속속들이 진출하고 있을 정도다.
특히 이번 5.1 건설부동산 활성화 대책에서 양도세 비과세 요건인 2년거주 요건이 폐지되어 해당지역(서울,과천,1기신도시 5곳)에서 소형주택 수요가 형성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매매가격이 하향 조정됐고 전세비중도 오른 상황이어서 전세를 낀 투자를 한번 고려해 볼만하다.
3.22 대책으로 소형부동산, 더 각광받을 듯
2006년 4월DTI 도입 당시, 소형 아파트 인기
정부가 지난 3. 22일 발표한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의 주요내용을 점검해보면 총부채상환비율 (DTI) 규제 완화를 예정대로 다시 시행하는 게 골자다. 단, 서민들의 주택자금 마련에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1억원 이하 소액대출에 대한 DTI 심사면제는 유지하게 된다. 때문에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DTI규제를 덜 받는 소형부동산위주로 투자자금들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 2006년 4월 DTI가 처음 도입되면서 소형 매매값 상승률이 중대형을 앞섰다. 한 민간 부동산정보업체에 따르면 서울시내 아파트 매매값 평형대별 상승률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4월DTI 도입 후 7개월 동안에는 66㎡(20평) 이하 소형의 상승률이 무려16.77% 다. 하지만 이때를 기점으로 6억원이 넘는 주택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강남권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의 집값은 지난해까지 안정세를 나타냈었다.반면 서울 강북권 등 6억원 미만의 주택이 많은 곳은 반사이익을 누렸다. DTI 규제로 인해 2007년에는 소형주택이 많이 포진해 있는 ‘노도강(노원ㆍ도봉ㆍ강북구) 전성시대’란 말이 나올 정도로 이들 지역의 집값이 크게 올랐다.
현재 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재건축단지에서도 추가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살고 있던 기존아파트보다 작은 평수를 원하는 분들이 사업방식을 재변경하는 단지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집 크기를 줄이면서 추가부담금을 적게 내는 편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우성2차 아파트의 경우 재건축시 107~143㎡(이하 전용면적) 중대형을 보유한 156명의 조합원들이 모두 종전보다 5~9㎡ 작은 주택형을 배정받도록 계획되었다. 재건축을 하더라도 가장 작은 주택형인 82㎡에 사는 247명의 조합원만 84㎡로 평수를 조금 넓힐 뿐, 나머지 조합원은 더 작은 집에 살게 된다. 최근 분양 신청을 끝낸 송파구의 한 아파트 조합도 중소형을 신청한 조합원들이 절반 가까이 나왔을 정도다.
LH, 중소형으로 택지전환중
중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중대형 아파트와 중대형 아파트 용지가 안 팔리자 LH는 전국 23개 택지지구(신도시 포함)의 82필지의 공동주택지의 주택형 변환을 진행하고 있다. 전용면적 85㎡ 초과의 중대형 주택만 지을 수 있는 땅의 용도를 바꿔 85㎡ 이하의 작은 아파트를 더 많이 지어 분양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LH가 주택형 전환을 추진 중인 택지지구는 경기도 양주 옥정지구, 동탄2신도시 등 23곳이다. 중대형 용지 70개 필지는 중소형으로 바꾸고, 중형(전용 60㎡~85㎡) 12개 필지는 규모를 더 줄여 지금보다 소형(전용 60㎡ 이하)을 더 많이 지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실제로 LH의 올해 택지개발지구 내 공동택지 판매현황을 살펴보면, 이같은 소형편중 현상이 두드러진다. 올해 4월까지 공급된 전국 7개 필지 중 6곳은 60∼85㎡형의 소형이다. 반면 실수요층의 외면을 받는 중대형(85㎡초과)은 5필지 중 4곳이 고스란히 미분양으로 남았다.
도시형 주택, 원룸형(소형)만 대폭 증가
지난 3월 도시형 생활주택 인 · 허가 물량이 월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3월 인 · 허가
구체적인 수치를 보면 3월 도시형 생활주택 인 · 허가 물량이 총 4273가구로 2009년 도시형 생활주택이 도입된 이후 월간 기준으로 최대치를 나타냈다.지난 3월 인 · 허가 실적이 크게 늘면서 올 1분기 물량은 1월 3297가구,2월 2567가구를 합해 1만137가구로 1만가구를 넘어섰다. 지난해 공급한 2만529가구를 합하면 누적 인 · 허가 가구 수가 3만666가구에 달한다. 1분기 유형별 인 · 허가 실적은 원룸형이 8892가구로 전체의 87.7%를 차지했다. 단지형 다세대는 787가구(7.7%),기타 458가구(4.5%)였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주로 1~2인 가구 대상인 원룸형 (전용 12~50㎡) 위주로 공급되고 3~4인가구 대상의 단지형다세대(전용 85㎡ 이하)는 거의 공급이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건축주나 투자자 입장에서, 도시형생활주택을 전세나 월세를 놓더라도 단지형다세대보다는 상대적으로 원룸형이 건축비(투자비) 대비 전월세가격을 더 높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인 걸로 파악된다.실제,도시형 생활주택에 관심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해 보면 ‘열이면 아홉’ 투룸이상의 주택보다는 방 한 개, 주방 한 개로 구성된 원룸형주택형태를 원하고 있다는 걸 알수 있다. 수익형 부동산으로 새롭게 각광받는 도시형생활주택은 원룸형 주택위주로 서서히 늘어날 게 확실하다.
1~2인가구 증가, 베이비부머 은퇴수요증가로 소형주택 인기 상당기간 지속될 듯
2001년을 기점으로 주택시장이 회복장세에 들어서면서 중대형이 주류였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도 상대적으로 소형에 비해 이익이 많이 남는 중대형 공급에 치중해왔다. 저금리와 맞물린 부동산시장 활황으로 수익률 높은 중대형 아파트들을 집중적으로 공급, 소형주택이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았었다. 실제로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을 보면 60㎡ 이하 건설 비율은 20002년 30.4%에서 지난해 24.9%로 낮아진 반면, 같은 기간 85㎡ 이상 건설 비율은 21.7%에서 33.7%로 증가했다. 하지만 금융위기를 전후로 임대선호현상,전세값 급등,재개발재건축으로 인한 멸실로 인한 소형주택선호현상등과 맞물려 실속형 소형주택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소형주택의 인기는 1~2인가구의 증가로 인해 쉽게 꺽일 것 같지는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2인가구 수는 2000년 502만가구(34.6%)에서 올해 743만가구로 전체의 43.4% 가량을 차지한다. 이는 2020년 47.1%, 2030년 51.8%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대형 평형 전성시대, 경제성장율 추이에 달려
우리나라가 선진국 문턱에 접어든 시점에서 중대형은 또다시 인기를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 경제성장률이 5%를 넘어서고 국민 실질소득 수준이 증가하면 중대형 평형으로 다시 수요가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수급 차원에서 살펴볼때도, 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를 비롯해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 중소형 물량 분양만 이어진다면 이들 물량의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는 2~3년 후에는 중대형 평형 희소가치가 부각될 수 있다. 물론 중대형 평형 시장에서도 지역별 차별화 양상은 두드러질 전망이다. 소득 수준이 뒷받침되는 반포, 도곡, 청담동 등 강남권 일대 부촌을 비롯해 한강르네상스 수혜지역, 용산, 판교 등지에서 중대형 인기는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멀리 보는 투자자라면 지금이라도 중대형 평형 매입에 나서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