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보금자리 주택지구로 서울고덕, 강일3,4지구와 과천이 선정되었다.
입지는 역대 보금자리 수준 중 최고 수준이지만 물량은 1만5500가구로 작다는 것이 조금 아쉽다.
1차 시범지구 물량이 4만 가구였으며, 2차 지구가 4만2천 가구였는데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결과이다.
부작용이 많고 감당하기 어려운 보금자리를 무리하게 추진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따랐을 것이다.
기존 보금자리가 교통 등 인프라가 부족한 곳을 선정했음에 반하여 이번 5차 보금자리는 교통과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을 선택했다는 것으로 양보다는 질을 선택하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보금자리의 문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1-4차 보금자리 지구에서 위례, 하남감일, 감북 등 서울 강동일대 예정물량이 6만여 가구, 광명시흥 등 서쪽지역에 6만여 가구가 예정되어 있는데 과연 1-4차 물량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드는 상황에서 5차 지구까지 발표를 하였고, 하반기에 6차 지구를 또 발표하겠다고 한다.
주택공급이 발표만 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고 임기가 1년 반이 남은 현 정권에서 마무리 하지도 못할 발표를 계속 하는 것은 보금자리 발표가 주택공급 통계에 잡히는 점을 이용하여 주택공급 실적 채우기에 급급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내년이 대선기간임을 감안해야 하고 차기 정권에서 현 정권의 사업을 그대로 승계한다는 보장도 없다.
지난 정권의 세종시문제로 홍역을 치뤘고, 혁신도시, 기업도시는 아직까지 지지부진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전 정권의 국책사업을 승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또한 LH공사 부실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임기말에 이런 대형사업을 추진할 힘이 있는지 걱정이 앞선다.
현 정권의 보금자리를 또 발표하는 것을 보면서 수년 전 서울 뉴타운 발표를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서울 뉴타운 1,2,3차까지 발표하고 마무리는 차기시장한테 넘겼는데 결국 서울 뉴타운은 지금까지도 수많은 문제와 갈등을 남기고 재조정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마당에 보금자리 역시 지금의 서울 뉴타운처럼 뜨거운 감자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지워버릴 수가 없다.
특히 보금자리는 저렴한 주택공급이라는 기대심리를 주고 있고 이번 과천, 강동, 강일 5차는 입지적으로 준 강남권에 속하기 때문에 주택거래가 침체된 현재 상황에서 또 다른 대기수요를 양산시킴으로써 주택시장 침체를 더욱 가속화 시킬 수 있다.
거래 활성화를 위하여 세금으로 취득세 감면도 해주고 양도세 거주요건도 폐지한 마당에 마무리 하지도 못하고 부작용만 생기는 보금자리 발표에 왜이리 집착하는지 답답함마저 느낀다.
뉴타운의 실패를 경험했다면 보금자리도 순차적으로 하나씩 마무리하고 발표하는 절차가 필요한데 일단 내 임기동안 발표를 해서 내 실적으로 하고 일은 차기 정권에서 알아서 하겠지 식의 일 처리는 주택시장 침체와 수많은 갈등의 씨앗만 남기고 차기 정권한테 큰 부담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 발표한 보금자리라도 제대로 마무리 하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작년11월에 발표한 4차 보금자리와 이번에 발표한 5차를 비롯하여 하반기 발표할 6차 보금자리는 차기 정권으로 넘기는 것이 바람직한데 주택공급 목표달성에 너무 집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주택공급 목표달성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주택공급의 의지와 결과를 보여주고 신뢰를 쌓게 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착공이라도 한 보금자리는 차기 정권에서도 진행은 하겠지만 발표만 한 보금자리는 내년 대선과 남은 임기, LH공사 부실문제까지 감안하면 현 정권 임기 내 마무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과천, 강동, 강일의 5차 보금자리의 경우 해당 무주택실수요자들한테는 입지 좋은 단지에 내집마련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만 해당지역 부동산시장은 저가형 보금자리 물량이 들어옴으로써 물량부담이 되고 고급커뮤니티 형성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규모가 크지 않아서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되며, 무엇보다 5차 보금자리가 제대로 마무리가 될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기 때문에 해당지역 부동산시장은 단기간에는 심리적 영향으로 위축은 되겠지만 실질적인 저가 물량폭탄의 치명적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