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때가 되면 누구나 결혼을 합니다. 결혼할 때에는 서로 행복하게 잘 살자는 다짐을 하지만, 다가올 일은 어느 누구도 미리 알 수 없는 것이기에 행복하게 살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게 되는 것입니다.
결혼은 서로가 행복하기를 바랄 뿐, 행복하지 않으면 어떻게 한다는 전제조건은 달지 않습니다. 능력이 있는 사람끼리는 능력을 믿고, 능력이 없는 사람은 자신의 노력을 믿으면서 행복해질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밖에요.
누구나 하는 결혼이지만 또 누구는 못하기도 합니다. 끝내 결혼에 이르지 못한 사람은 인생관이 다른 사람도 있겠지만 어딘지 모르게 별난 구석이 있더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군요. 너무 똑똑하거나 까다롭거나, 아주 무능하거나 이런 내용 말입니다.
주택구입은 어떤가요? 집을 사는 일도 결혼하는 일처럼 일생에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큰 일이 않을는지요? 그래서 결혼과 내 집 마련을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라고 하는 것입니다. 결혼도 하시고 집도 사놨다면 한숨 쉬어가시기 바랍니다.
자, 누구나 사는 주택이지만 또 누구는 일생에 단 한 번도 주택을 사지 못한 채 넘어가는 사람도 있음을 봤습니다. 끝내 결혼하지 못한 사람처럼 여러 가지 구구한 사정이야 있겠지만 무엇보다 기회를 놓쳤다고 보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보는데 여러분들의 의견은 어떠십니까?
-전, 월세에 맛들이면 내 집 마련 늦어진다.-
결혼은 행복이라는 확실한 보장이 없어도 하게 되고, 주택도 향후 값이 오른다는 보장이 없어도 우선 삶의 터전이기에 사놓고 보는 게 일반적인 생활방식이었으나 요즘은 그렇지 않습니다. 값이 오른다는 보장이 없는 한 매수하지 않는다는 뜻이지요.
결혼을 못했건 아니했건 거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더군요. 너무 잘났거나 아주 무능하거나, 너무 까다롭게 고른다는 세 가지 이유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주택을 사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세 가지 이유가 있습디다. 아예 돈이 없다거나 손해를 염려하여 겁을 먹고 있다거나, 더 내려갈 것을 기대하는 과한 욕심~
나이 50줄에 앉아 계신 분들은 세월의 빠름을 실감하실 겁니다. 30대, 40대 나이를 돌이켜 다시 한 번 살아봤으면 원이 없겠지만 글쎄요, 인생은 녹화방송이 아니기 때문에 희망사항일 뿐이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아무 죄도 없는 세월을 탓하며 무정하다고 원망을 하는 것입니다. 이럴 때 주택이 없다면 어찌하겠는지요?
30대는 “나도 출세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폼잡다 넘어가고, 40대는 윗돌 뽑아 밑돌 괴느라 정신없이 넘어가다보면 희끗희끗해지는 50줄에 앉게 됩니다. 전세금 한 번 줘버리면 2년이나 4년은 조용히 넘어가기 때문에 집값은 죽이 끓는지 장이 끓는지 모른 채 살아왔을 것이고,
적당히 보증금 걸어 놓게 되면 한 달에 몇 십만 원씩 고정적으로 나가는 월세는 습관이 되어 어영부영 살게 됩니다. 초등학생이었던 놈이 어느 날 고등학생이 되더니 “우린 언제까지 월세 살아?”라고 투정을 부리게 되면 어찌해야 할까요? 이미 인생은 휘적휘적 지평선을 향해 와버렸는데…
-집값 오른다는 확인 도장은 스스로 찍어라-
결혼은 적령기가 있습니다. 주택구입도 적기가 있습니다. 지금은 부동산시장이 어둡기 때문에 천천히 구입해도 된다는 말들을 많이 하더군요. 목마르지 않은데 왜 미리 힘들어 우물 파느냐는 이치나 다를 바가 없다고 보는데 글쎄요, 사람들은 그래서 늘 기회를 놓치고 있는 모양입니다.
자신의 처지가 지금 집을 사야할 처지라면 값의 오르고 내림에 일희일비할 일이 아니라 사는 게 옳다고 봅니다. 행복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어도 결혼을 하듯이 말입니다. 앞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확인도장을 찍어줄 사람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 확인도장은 스스로 찍을 수밖에,
요즘 부동산시장은 정중동(靜中動)입니다. 쥐죽은 듯 조용한 것 같지만 바쁘게 움직이는 발걸음도 보입니다. 산 너머 남촌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이 대전과 세종시, 천안을 강타하고 있습니다. 대형주택에도 불이 붙어 매물은 떨어졌고, 분양이 끝나버린 아파트에도 프리미엄이 보통 5천만 원 정도 붙어 거래가 되고 있음을 봤습니다.
수도권에도 핫바지 속에서 방귀 새나가듯 알게 모르게 솔래솔래 매물이 빠져나가고 있더군요. 김포 한강신도시, 청라, 의왕, 수원, 화성, 용인, 남양주, 평택 등 외곽지역부터 서서히 기적소리가 울리고 있음은 무슨 연유일까요?
이상하네요. 옛날에는 강남부터 움직였는데 금년은 왜 부산 찍고, 광주를 돌아 대구를 거친 다음 대전발 0시50분 무궁화열차를 타고 수도권으로 오고 있을까요? 곧 서울에 입성하게 될까요? 낭랑 18세 강남처녀가 저고리 고름 말아 쥐고 남쪽 바람난 총각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로군요.
-울고 가더라도 웃고 올 곳을 찾아라-
옛날에는 처녀가 시집을 가는 날 가마 속에서 친정집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슬피 울었습니다. 20년 이상 살았던 친정을 떠나게 되는 슬픔 때문이었겠지요. 3일 후 신행길을 올 때에는 웃고 옵니다. 거 참, 왜 울고 갔다 웃고 오는지?
부동산도 같은 이치로 구입하시라는 당부를 드립니다. 요즘 사람들은 너무 편하게만 살려고 하더군요. 다 갖춰진 곳만 찾더라는 의미입니다. 덜 갖춰진 값싼 곳에 눈독을 들이대십시오. 앞으로 시장은 값이 싼 것부터 오르게 돼있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30년 전 목동에서 장화를 신고 살았습니다. 신주머니를 가지고 다니면서 사무실 정문에서 구두로 바꿔 신었습니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자잘한 구시가지 보다는 학군에 지장이 없다면 널찍한 외곽지역을 잘 살펴보셨으면 합니다. 지금은 교통수단이 너무 좋거든요.
결혼할 때 장롱을 큰 것으로 준비하는 신부는 나중에 큰집에 입주를 합니다. 장롱이 큰 것은 작은 집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겠지요. 1-2인 가구 늘어나고 작은 것이 좋다고 아무리 떠들어도 호주머니에 돈 차오르면 큰 것으로 갈아탑니다. 돈이 넘쳐 한집에 외제차가 3대씩으로 늘어나는 세상인데 뭐,
-남은 세월 중에서 집값은 오늘이 가장 싸다-
지금 5억짜리 주택이라면 앞으로 5년이나 10년 후 얼마짜리가 될까요? 2억이나 3억으로 쪼그라들까요? 지금 5억짜리는 5-7년 전에 얼마짜리였을까요? 아마 3억이었을 겁니다. 과거를 다시 한 번 살펴보시고 5년이나 10년 후를 내다보시기를 원합니다. 현명한 사람은 과거를 통해 배운다고 했으니까요.
부동산은 값이 내려간다, 내려간다 해도 장기적으로 보게 되면 돈의 액수만큼은 불어있음을 경험하셨을 겁니다. 설사 가치는 그대로 일지라도 액면이 불어있다면 집을 사는 일은 늦으면 늦을수록 이익 될 게 없음이 사실일 겁니다. 세월이 갈수록 늘어나는 건 내 얼굴의 주름과 돈의 액수가 아닐는지?
글을 맺습니다. 요즘은 내국인의 매수세보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 쪽에서는 주식에서 돈을 빼낸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늘어나고 있고, 제주도에서는 일본인들의 매수세가 높아지고 있다 하니 그런 일도 참, 이상하네요. 왜 없던 일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는지? 결국 지방도 움직였고 외국인도 움직였다면 부동산시장의 진행신호는 청색일까요? 황색일까요?
“남은 세월 중에서 집값은 오늘이 가장 싸다”는 말에 일리가 있을 겁니다. 물론, 아니라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하지만 운동경기와 내 집 마련경기는 힘이 부족해도 순서가 오면 싸워야 하더라는 경험입니다. 요행과 오기는 경기에 보탬이 되지 않습니다. 오직 경기규칙을 준수하고 시장에 순응하면서 순리대로 가십시오. 그래야 당신도 언젠가 집을 사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