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지역, 그 중에서도 전국구는 어디와도 비교할 수 없이 환금성이 높다.
각종 재건축 아파트가 주택가격을 선도하고 있던 당시를 기억해 보자.
도곡 주공, 잠실 주공, 반포 주공, 영동 주공... 지금은 렉슬이니 아이파크니 자이이니 하는 이름으로 바뀌었지만 명성은 어디 가지 않는다. 투자에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서울에 살지 않는 사람조차 이름은 들어본 아파트들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강남구에 속해 있다 하더라도 300세대 미만의 조그만 단지나 재건축 아파트는 서울시에 거주하는 사람조차 어디에 있는 어떤 아파트인지 잘 모르는 게 현실이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재건축 아파트를 사려고 중개업소에 방문했다고 가정하자. 투자자가 전혀 듣도 보도 못한 아파트를 중개사가 설명하고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하지만 투자자가 익히 들어본 아파트라면 “아! 그 아파트요? 그게 괜찮나요?” 첫마디부터 태도가 달라진다.
대단지 그리고 언론과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는 지역은 상승세를 탈 때 가장 많이 오르고 하락기에도 상대적으로 덜 떨어진다.
강남 재건축의 기대주인 은마 아파트나 개포 주공 아파트는 전 국민이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사당동이나 방배동의 재건축 아파트는 전국적 인지도가 떨어진다.
수도권 사람들은 지방 사람들이 집값도 안 오르는 곳에 산다고 살짝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지방 사람들도 서울 수도권에 엄청나게 투자한다. 큰 손 작은 손 할 것 없이 말이다.
대기업의 광고 집행의 원칙 중 하나는 ‘융단 폭격’이라고 알고 있다. TV만 켜도 채널을 돌려도 귀에 익은 시그널과 함께 그 제품의 광고가 들리도록 하는 것. 자꾸 들으면 알고, 알면 믿게 되는 게 사람의 심리이다.
대지지분 10평의 물건이 두 개 있다. 용산의 것은 평당 5천만 원씩 5억 원이고 길음동은 평당 1천5백만 원씩 1억5천만 원이라 치자. 길음동 물건이 더 싸다고 여겨지는가? 미래는 어떻게 될 것 같은가? 환금성은 어떤 물건이 더 높을 것 같은가?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들이 이왕이면 분양가가 비싼 곳에 투자하라고 하는 이유에 주목하자. 집값은 땅값과 건축비가 합쳐진 가격 아닌가? 그런데 어떤 땅에 짓더라도 건축비는 대개 비슷하다. 부산에서 쓰는 철근이 서울에서 쓰는 철근보다 싼 것이 아니고 광주에서 쓰는 씽크대가 서울에서 쓰는 씽크대보다 싸지 않다. 부동산 가격을 좌우하는 것은 건축비가 아닌 토지가격이기 때문에 이왕이면 비싼 곳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물론 현재의 상황을 보면 재개발에 대한 학습효과로 인해 인식가격이 크게 올라 있는 걸 볼 수 있다. 비싸긴 비싼데, 얼마만큼 비싸다는 개념이 없다. 결론은 앞으로 더 오를 곳이 현재 더 싼 것이다.
어떤 사람이 재건축이나 재개발에 투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일단 어디로 갈 것 같은가? 용산, 한남, 성수 등 많이 들어본 곳으로 가게 되어 있다. 이런 수요들이 쌓여 가격을 굳건히 지탱한다. 지금 지분 당 5천만 원이 비싸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전국구는 지분 당 1억 원 되는 것도 순식간이다. 수요가 많은 곳은 환금성이 좋고 시장상황이 어떻든 꾸준히 상승한다. 싼 곳이 환금성이 좋을 거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전 국민이 관심을 갖는 지역에 투자하라. 재개발도 재건축처럼 전국구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 장기로 가든 단기로 가든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량주에 투자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