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의 허약한 체질 이대로는 안 돼-
2연패를 했던 오세훈 천하장사는 타이틀을 내놓고 모래판을 내려갔습니다. 잘 내려갔는지, 잘못 내려갔는지는 훗날 역사가 판단할 일입니다. 내려가자마자 모래판에는 후임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한 천하장사가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정 아무개 장사, 맹 아무개 장사, 김 아무개 장사, 나 아무개 장사, 유 아무개 장사, 천 아무개 장사, 박 아무개 장사, 한 아무개 장사 등 20여명의 장사들이 눈치싸움을 하면서 폼을 잡기도 했습니다. 예비 장사들 중에는 자의 반, 타의 반인 사람도 있었고, 자신이 틀림없이 황소를 탈 것이라고 으스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관중들은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우선 먹고 살기도 바쁘지만 오르는 물가에 명절까지 다가오므로 그런 일에 신경 쓸 여가가 없게 된 것입니다. 아니 그보다는 누가 천하장사가 되건 정치놀음에 장단을 맞추지 않겠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아무런 정치적 기반도 없고 정당도 없는 안 아무개 장사가 덜렁 모래판에 올라와서 타이틀에 도전하겠다는 듯 손을 흔들자 관객들은 긴가민가하면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입니다. 자칫 씨름판이 성황리에 개최될 듯한 눈치를 보이면서…
이상한 일은 안 아무개 장사가 씨름판에 올라오자마자 다른 장사들은 모두 조용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자천 타천으로 출전하려했던 장사들이 어디론가 쏙 들어 가버렸다는 뜻입니다. 평소 쟁쟁하다고 소리쳤던 장사들인데 말입니다.
여당에서는 안 아무개 장사가 어디로 가나 보자, 하면서 슬슬 눈치를 살필 뿐이었고, 야당에서는 통합운운 하면서 야당 쪽으로 와야 한다는 눈치를 보낼 뿐이었습니다. 모두들 사자 앞에 있는 토끼모양새와 비슷하더라는 비유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안 아무개 장사는 6일 동안 모래판을 여섯 바퀴 돌면서 큰 기침도 해봤고, 어느 쪽에는 가지 않겠다는 극단적인 말도 거침없이 해댔습니다. 또 여론조사도 해 봤습니다. 역시 다른 장사들은 상대가 되지 못했습니다. 물론, 뚜껑은 열어봐야 알겠지만,
지금 필자가 글을 쓰는 이유는 정치에 경험도 없는 안 아무개 장사가 6일 동안 한국 정치사회를 흔드는 동안 “저 사람 같으면 내가 대적하겠다.”고 나서는 기존 정치인이 단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이고, 그런 정치인들에게 실망이 크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정치판이 이렇게 허약한 것인지, 정당이라는 존재가 이렇게 까지 철저히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은 것인지 입맛이 씁쓸할 뿐입니다. 이 정도로 허약한 정치판을 믿고 서민들이 발을 뻗을 수 있을까요? 과연 복지국가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모래판은 벌려놨으니 씨름은 해야 하겠지요. 그러나 안 아무개 장사는 자신은 포기하겠다고 하면서 박 아무개 장사를 밀어달라고 했습니다. 앞으로 씨름판은 지켜봐야 알겠지만 여당이나 야당에서는 그의 영향력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판입니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 이르기까지 그의 바람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제 여야가 아닌 제3당이 가세한 셈이 됐습니다. 2012년 황소를 끌고 갈 천하장사는 누가 될까요? 그와 대적을 하려면 여와 야는 허약한 체질부터 바꿔야 할 것입니다. 국민들은 강한 체질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부동산의 왔다 갔다 정책도 이대로는 안 돼-
이 정부 들어 그동안 부동산 활성화 대책으로 내놓은 종류가 20가지가 넘습니다. 자메이카 우사인 볼트는 잘 달립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달리기 선수입니다. 그의 발목을 묶어놓고 뛰라고 한다면 과연 얼마나 뛸 수 있을까요?
2008년 부동산 값이 약간 오를 기미를 보이자 강남 3구를 투기과열지구로 묶어버렸고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강남은 우리나라의 우사인 볼트입니다. 강남의 양 발목을 묶어놓고 계속 보약을 먹이게 되면 결국 달리기는 하지 못하고 살만 찌는 형국이 되겠지요.
지난 4년 동안 부동산 값이 내려 수 백조 원의 손해를 봤고, 이로 인해 중산층이 매일 같이 서민층으로 미끄러지고 있습니다. 거래가 침체되고 신규공급이 줄어 결국은 전세 값이 오르게 되었고, 그 대가는 고스란히 서민들이 감당하고 있습니다.
1-2인 노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데 20-30대가 늘어나는 것으로 오판하고 쓸데없는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을 공급하는 정책이 바로 지금의 전, 월세 안정대책입니다. 나이 70된 노인에게 오피스텔 가라고요? 관리비를 누가 내게요?
부동산 활성화 대책 내놓으면서 보금자리주택 공급계획 내놓고, 전, 월세 안정화 대책 내놓으면서 대출 중단하는 정책이 바로 지금의 부동산 정책입니다. 아무 효과 없는 자질구레한 정책들 때문에 전문가도 헷갈려 죽겠습니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데 그동안 월 100만 원 이자만 내오다 원금까지 내는 바람에 223만 원을 내게 된다면 그 서민은 어떻게 돈을 벌어야 그 빚을 갚을 수 있을까요? 적을 쫓을 때도 도망할 구멍을 열어놓고 쫓으라 했거늘…
그동안 건설사를 살리기 위해 미분양만 전국적으로 줄어줬습니다. 미분양만 줄었을 뿐 값이 내려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이 짊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옛날처럼 부동산 팍팍 오르지 않습니다.
지금부터라도 부동산도 시장경제에 맡기고 분양가 상한제, 투기과열지구 등 옭아맨 해묵은 대책들은 어서 풀어버림이 옳다고 봅니다. 체질이 튼튼한 경제, 체질이 튼튼한 정치~ 국민들은 바로 그것을 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