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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버려야 하기 전에 팔아라
많은 분들이 상담을 오고 있는 가운데 가장 어려운 상담자는 아파트를 여러 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서너 채는 명함도 내밀지 못하고 10채 이상 가진 분도 많은데, 필자가 상담한 사람 중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경우는 무려 19채였다. 아파트 1채 가지고 있기도 힘든 상황에서 10채 이상 가지고 있다면 분명 부자일진대 왜 필자를 찾아왔을까.

그들은 다주택자임에도 불구하고 표정이 매우 어두웠다. 고민이 있으니까 그걸 해결해달라고 필자를 찾아왔겠지만 행색도 초라하기 그지없었고 어느 모로 보아도 부자인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소장님, 어찌 하오리까? 아파트를 한 채 두 채 사다보니 어느새 19채나 됐는데, 언제부터인지 대출 이자 부담이 커서 팔려고 내놓았는데 3년 째 팔리지 않으니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네요. 너무 힘들어서 소장님의 해결 방안을 듣고 싶어 이렇게 찾아왔어요.”

아파트가 무려 19채나 되지만 돈이 나오지 않으면 애물단지일 수밖에 없다. 시세 차익을 보고 모두 전세와 대출을 끼고 샀기 때문에 이자며 재산세 등 보유 비용만 하염없이 들어갈 뿐이다. 부동산 시장이 호황일 때는 상당한 차익을 보고 되팔 수 있지만 시장이 침체 상태일 때는 매매가 되지 않으므로 가지고 있는 자체가 곤욕이다.

월세로 돌리면 대출 이자 부담도 덜하고 매매하기도 좀 더 낫겠지만 33평형 이상이 대부분이고 소형 평형이라도 역세권이 아니고 주로 지방 등에 소재하다보니 월세로 전환하기도 쉽지가 않다.

“아니, 어쩌다가 19채나 사 모았어요? 콜렉션도 아니고...아파트가 시세 차익을 위한 투자 상품으로서의 매력을 잃은 지가 꽤 오래 됐는데, 이런 구태의연한 투자를 하시다니요? 차라리 월세가 잘 나오는 소형 평형을 사 모았다면 괜찮았을 텐데요...”

아파트를 여러 채 가지고 있는 분들 중 상당수는 미분양된 아파트 분양권도 보유하고 있다. 초기투자비용이 적은 데다 입주 전후에 프리미엄 조금 보태 팔면 수입이 짭짤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파트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된 이상 미분양 아파트의 프리미엄은 거의 없어졌다고 봐야 한다. 예상대로 매도가 되지 않을 때는 돈이 없기 때문에 잔금을 치를 수도 없고, 연체 이자만 내야 하는 씁쓸한 신세가 된다.

아파트를 여러 채 보유한 사람들은 가급적 빨리 매도하는 것이 더 큰 비극을 막는 현명한 결정이다. 아파트 공급이 지속적으로 계획되어 있는 데다 1~2인 가구의 증가와 경제 불안에 따른 수요 하락으로 아파트의 공급 과잉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게다가 부동산 시장 하향안정세가 지속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일부 특정지역을 제외하고는 시세 차익은커녕 감가상각에 따른 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매도시기를 늦추게 되면 아예 팔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진짜 ‘버리는’ 슬픔을 맛봐야 한다.

혹자는 세종시나 지방 도시의 아파트 청약 열풍 때문에 주택 시장이 다시 호황을 볼 수도 있지 않는가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일부 지역의 특성상 투기꾼들의 농간에 의해 시장이 잠시 왜곡되는 것이지 대세 상승의 전조는 아니다.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유럽 발 경제 불안으로 금융 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특히 아파트 값이 오른다는 것은 너무 철없는 생각이다.

얼마 전 상담하러 온 P 부부는 지금이 강남 아파트를 살 기회라며 무리하게 대출 받아 구입하겠다고 문의를 했다. 강남 아파트도 최근 몇 년 사이 20% 이상 값이 떨어졌다. 그러나 그동안의 거품을 감안할 때 강남 아파트는 더 떨어질 것이 분명하므로 실수요 차원에서 집을 마련한다면 모를까 투자 목적으로는 금물이다. 가치가 오르지도 않는 부동산에 거액을 묻어두게 되면 그 사람의 미래 역시 땅에 묻힌다.

아파트를 빨리 매도하려면 매물로 나와 있는 평균 시세보다 더 싸게 내놓아야 한다. 만약 전세를 주고 있는 아파트라면 거의 팔리지 않을 것이므로 더 싸게 내놓아야 한다.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실수요자들만 매수에 나서기 때문이다. 만약 아주 싸게 내놓았는데도 팔리지 않을 때는 전세 만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만기가 되면 대출을 받아서 세입자를 내보내야 집이 팔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아파트는 살 것이 아니라 살 곳이란 인식을 확고히 해야 한다. 시세 차익을 보려고 구입했다가는 쪽박 찰 일만 남는다. 내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도 기존 아파트 값은 아직도 너무 비싸기 때문에 행여나 대출을 많이 받아 구입하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 무리한 이자 부담은 생활고를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돈이 모자라는 사람은 재건축-재개발 지역의 낡은 다세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런 곳은 1억 미만의 초기투자비용만으로도 4년 후 입주 가능한 서울 도심의 33평형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다. 물론 추가부담금을 입주 때 내야 하지만 기존아파트보다 초기투자비용이 적기 때문에 돈이 별로 없는 사람들도 구입이 가능하다.

박원순 시장이 됐는데 그렇지 않아도 잘 되지 않는 정비사업이 되겠는가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이 아무리 정비사업을 싫어한다고 해도 사업성이 좋아 추진속도가 빠른 정비구역은 권장할 수밖에 없다. 어찌됐든 서울 도심에 새아파트를 공급하려면 정비사업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신 사업성이 좋지 않다든가, 주민 간 마찰이 많은 ‘무늬만 정비구역’의 경우는 냉정하게 퇴출될 수밖에 없다. 이런 구역의 지분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하루속히 ‘손절매’ 하는 것이 신상에 이로울 것이다.

부동산 특히 아파트 시장의 하향안정세는 선진국으로 진입하고 후손들에게 잘 사는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 부동산에 거품이 잔뜩 끼고 사람 사는 집 가지고 불로소득을 보는 나라의 말로는 비참할 수밖에 없다. 경제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부동산에 돈이 묶이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의 부동산 침체로 인한 괴로움은 더 나은 미래로 가는 홍역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부동산으로 불로소득을 벌 수 없는 진짜 선진국으로 가는 과정에 우리 모두 동참해야지 찬물을 끼얹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거주할 목적이 아닌 집은 모두 팔거나 아니면 임대로 돌려서 현금흐름을 확보해야 당신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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