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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고수는 물밑에서 움직인다.
[[차오르는 반달과 이지러지는 반달의 의미]]

매월 음력 7-8일 초저녁 하늘을 쳐다보면 반달을 볼 수 있다. 흥부를 부자로 만들었던 박을 딱 반으로 쪼갠 모습을 보게 되면 어떤 생각을 갖게 될까.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곧 다 채워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될 것이다. 누구나 오늘보다 내일이 더 좋아질 것이라 믿고 사는 것이기에,

똑같은 달이지만 초저녁에 뜨는 반달이 있고, 새벽에 뜨는 반달이 있다. 같은 반달일지라도 그 의미는 전혀 다르다. 초저녁에 뜨는 반달은 보름달이 되기 위한 반달이고, 새벽에 뜨는 반달은 초승달이 되기 위한 반달이기 때문이다. 물론, 반달은 낮에도 뜬다. 하지만 우리들이 쉽게 구별하기는 초저녁과 새벽녘이 제격이다.

그렇다면 지금 부동산시장에 떠있는 반달은 초저녁에 뜨는 반달일까? 새벽녘에 뜨는 반달일까? 새벽녘에 떠있는 반달이라면 부동산시장은 초승달이 될 때까지 더 이지러져야 할 것이고, 다시 반달이 된 후 보름달이 될 때까지 오랜 세월을 기다려야 한다. 여러분들 나름대로 판단해 보시라.

지금 부동산시장의 전망을 두고 한쪽에서는 여물어지는 반달이라고 말하는가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이지러지는 반달이라고 말한다. 물론, 세월만이 알 수 있는 비밀이다. 구름에 가려 볼 수 없을지라도 반달은 스스로 여물어지기도 하고, 이지러지기도 하기 때문에 구름이 걷힌 후에야 알게 된다.

[[경제사정은 이제 여건의 변화가 좌우한다]]

엊그제 반달이었는데 어느 새 보름달이 되었네, 창문을 환하게 비추던 보름달이 반달이 되었네, 하면서 가는 세월 앞에 속수무책임을 탓하여 무엇 하겠는가! 부동산을 사야 할 사람들은 지금 떠있는 달이 이지러진 달이 되기를 원할 것이고, 팔아야 할 사람들은 차오르는 달이 되기를 원할 것임은 불문가지이리라.

그러나 살아봤으면 느낀바가 있을 것이다. 백에 하나라도 세상일이 내 맘대로 되던가. 내 맘대로 안 되기 때문에 지혜로 살아가는 게 사람이다. 사람들은 자연의 이치 속에서 그 지혜를 찾는다. 갑자기 두꺼비가 마당에 기어 나오면 비가 올 징조이고, 아파트 단지에서는 비둘기가 보이지 않으면 비가 온다. 달무리가 심하면 가뭄이 들고…,

그것뿐이 아니다. 사람들의 일상행동만으로도 감을 잡을 수 있다. 시어머니가 트집을 부리면 돌아가신 영감님 생각이 나기 때문이라고 하던가? 홀아비가 담 너머로 눈길을 자주 주게 됨은 이웃집 과수댁을 사모하는 상사병 초기라고 하는데 잘못 눈치 채고 손목 잡았다가는 몽둥이로 얻어맞게 된다. 눈치 잘못 채고 부동산 샀다가 손해 보는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시장경제도 자연의 이치나 사람들의 심리와 같이 움직이고 있음이 현실이다. 또 요즘은 분위기와 여건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국내외적으로 봤을 때 그리스나 이탈리아도 그렇고, 미국도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하지만 나라 안 사정은 청사초롱에 불이 켜지는 느낌이 감지되고 있다.

처녀가 총각을 남몰래 좋아하면 포동포동 살이 찌면서 볼이 빨개진다는 말을 들었다. 얼른 부모들은 눈치를 채고 결혼준비를 시작한다. 지금의 부동산시장은 딸 결혼식을 앞 둔 시기라고 보는 게 옳다. 전문가들 사이에도 시기만 다를 뿐이다. 2012년 전반기나 후반기나 6개월 차이라면 결혼이나 혼사나 마찬가지이다.

[[지금 부동산시장의 반달은 차오르는 반달이다]]

왜 차오르는 반달일까? 부동산시장이 지금 이지러지고 있는 반달이라면 토지나 대형주택만 값이 내릴 것이 아니라 중소형주택도 내렸어야 한다. 최근 2년간 저소득층이 거주하는 저가주택은 값이 35%정도 올라있음이 사실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부동산시장의 침체는 끝났고, 보름달이 되기 위해 차오르고 있는 반달이라는 것이다.

또한 서울의 명품 주택들은 2-5% 정도 내렸을 뿐이고, 일반주택과 아파트, 수도권의 일반주택과 아파트는 지역에 따라 무려 40% 정도까지 내렸으며, 지방은 약 30%정도 올랐다. 그렇다면 어느 모로 보나 차오르는 반달이라고 볼 수밖에,

지금 서울에서 짓고 있는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은 3.3제곱미터 당 2천만 원에 분양을 하고 있다. 인근 아파트 값이 3.3제곱미터 당 1천 500만 원임에 비하면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되었다고 봐야 한다. 그래도 잘 팔리고 있다.

요즘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기존주택 여러 채 가지고 있거나, 더불어 아파트 분양권 여러 개 가지고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오도 가도 못한 채 적게는 수 천, 많게는 억대의 돈을 날려가면서 법적투쟁을 벌리고 있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러나 동트기 전이 제일 어둡다. 지금이 바로 그런 시기가 아닐는지? 요즘 부동산상담내용 중 열에 여덟은 못 팔아서 죽겠는데 어찌해야 하느냐? 는 질문이다. 부동산 가진 사람들은 뼈만 앙상하게 남았지만 정치판에서는 싸움만 하고 있다. 아니 어쩌면 하향안정이라며 좋아할 것이다. 지금 부동산의 무법자는 DTI가 아니라 정치싸움이다.

[[자고로 고수는 물밑에서 움직인다]]

옛날에는 부동산이 금메달이었지만 요즘은 목 메달이다. 몇 년 전에는 아들 같은 부동산, 딸 같은 부동산이었지만 지금은 속 터지는 부동산, 피 말리는 부동산이 돼 버렸다. 부동산은 이런 고비를 잘 넘겨야 성공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반대로 부동산을 사야할 분들은 지금이 천금의 기회임을 알아야 한다. 지금의 부동산시장은 첩첩산중이다. 그래서 필자는 부동산시장의 회복은 지금부터 6개월 후인 2012년 4월이라고 했었다. 왜 6개월 후라고 했을까? 지금의 부동산시장은 엎친데 겹친 격으로 연말에 입주물량이 많다는 것이다.

자고로 고수는 이럴 때 움직여야 한다. 물 반, 고기 반일 때는 그물이 필요 없다. 바구니 하나만 가져가도 고기를 잡아올 수 있다. 적은 자본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본인의 마음이 문제다. 북망산에 계신 서영춘씨에게 물어보면 이렇게 말하겠지. “인천 바다가 사이다라도 컵 없으면 못 마신다.”고,

[[연말연시에 공급할 물량과 입주할 물량]]

12월 초 위례보금자리주택 본청약이 시작되는데 2949가구 중 예약당첨자를 제외한 1044가구가 일반 공급된다. 보금자리주택공급은 기존주택시장이나 민간건설시장의 수면제이기 때문에 기존주택시장이나 신규 아파트 분양현장은 2012.1.까지 잠을 잘 것이다.

11월은 서울 미아 1372가구, 광교신도시 2289가구, 수원 호매실지구 2247가구, 대전 도안신도시 1056가구 등 전국적으로 2만1천 가구가 입주를 하기 때문에 새 아파트 입주물량에 눌려 기존주택시장은 일어나기 어렵다. 현재 남아있는 전국의 미분양도 잠시 부동자세가 아닐는지?

12월 역시 서울 우면지구 1193가구, 김포한강신도시 1860가구, 파주 운정 1564가구가 등 7719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경기 서북부 쪽은 계속 줄초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1월은 어떤가. 인천 청라 1445가구, 남양주 별내신도시 1405가구 등 1만 1천 가구가 입주한다.

위와 같이 5만여 가구가 3개월에 걸쳐 몰아 입주를 하게 되면 어찌 될까? 입주는1/3을 채우지 못할 것이다. 살던 주택이 팔리지 않아 입주를 할 수 없음은 이제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 아닐는지? 경기서북부의 입주분쟁은 끊임없이 일어날 것이고, 이런 불씨는 인천을 거쳐 청라에 옮겨 붙을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 돼버렸다.

새로 입주할 아파트들도 모두 15-20%정도 값이 내렸다. 살고 있는 집은 30%정도 값이 내렸지만 사려고 하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설사 팔린다 해도 30% 싸게 팔고, 20% 값이 내린 집에 입주해야 할 터, 결국 50%의 손해가 따른다는 계산이 나올 것이다. 이사 한 번 가면서 50%의 손해를 보고 간다? 철저하게 계산을 해야 할 것이다. 지금의 반달은 차오르는 반달이니까,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수원 세인종합법률사무소 국장
윤정웅 내 집 마련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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