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나라마다 신용등급이 있고, 각 개인에게도 신용등급이 있는 세상이다. 인간은 나면서부터 평등하다고 했는데 어쩌다 국가나 개인에게까지 신용등급이 매겨졌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신용이 1등급이라면 몰라도 9-10등급이라고 하면 기분이 썩 좋지 않을 것 같은데 필자만의 생각일까?
대출이 많으면 금융기관으로서는 귀한 고객일진대 대출이 많아도 신용등급이 낮고, 거래가 전혀 없어도 신용등급은 낮다고 한다. 그렇다면 1등급은 어떤 사람일까? 금리가 낮더라도 꼬박꼬박 적금 넣거나 정기예금 해둔 사람이 아닐는지?
금융기관들이 망해서 나자빠질 때 국민세금으로 살려놨더니 이제는 한사람, 한사람을 신용이라는 저울대에 달아 등급을 매기는 처사가 조금은 불쾌하기도 하고 배신감이 치밀어 오른다. 하늘에게 물어봐야 할까? 사람 몸뚱이에 등급이 있음을 어찌 생각하느냐고?
대출안고 집 한 채 가지고 있으면 8등급, 대출안고 부동산 두개 가지고 있으면 9등급, 대출안고 세 개 가지고 있으면 10등급, 대출안고 부동산 다섯 개 가지고 있으면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모두 거래가 안 되기 때문에 자금융통이 어려워 빚어진 현상일 것이다.
살던 주택이나 기타 부동산이 팔리지 아니하여 빚을 갚지 못한 채 매달 이자와 싸움을 하는 유주택자들의 어려운 처지를 말로 다해 무엇 하리. 또 기존주택이 팔리지 아니하여 새 아파트로 이사를 하지 못하고, 대출이자를 연체하는 분들도 전국적으로 2만 명 정도 된다하니 오직 서민들을 살리겠다는 종소리가 기대될 뿐이다.
여러분들 중 대출이자 한 달만 연체해 보시라. 바로 신용카드가 정지될 것이다. 신용카드 정지는 약과다. 채권추심회사로 이관하겠다느니, 본적지에 통보해서 신용불량자로 등재하겠다는 통고서도 보낸다. 법적수속, 재산가압류는 단골손님으로 등장하고,
그런 일 한두 번 겪고 나면 신용은 9등급이나 10등급으로 낙동강 오리알처럼 떨어지게 된다. 인생 9등급이나 10등급에게는 금융기관에서 대출도 해주지 않는다. 빚내서 이자 갚는 처지에 정부에서 가계부채 줄이겠다고 하면 서민들은 피가 마르게 된다. 지금이 바로 그런 시기다.
근래 집 가진 서민들은 값이 내려 거지되고, 못 팔아서 거지되고, 이자를 내느라 거지가 되었다. 집 없는 서민들은 전세대출, 신용대출, 직장대출, 심지어는 사채까지 써가면서 9등급이나 10등급으로 전락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쪼그라드는 살림살이에 한숨만 나올 뿐이리라.
2011.11. 현재 이자로 내는 돈이 56조 원이라 하는데 이 돈은 모두 서민들의 피 같은 돈이다. 이 돈 내고 나니 여유가 없어 소비는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도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지만, 2012년에도 더 오른다고 한다.
9-10등급은 사다리 맨 아래 칸이다. 지금은 부동산시장도 사다리 맨 아래 칸에 있다. 맨 아래 칸은 더 내려갈 수 없기 때문에 안전하다. 안전하기도 하지만 이제 오름을 시작하는 단계가 되기도 한다. 인생은 짧지만 그러나 세상은 길다. 팔자가 여러 번 뒤바뀌는 일이 또 일어나고 있는 중이다.
지금은 신용등급에 구애 받을 일이 아니다. 오죽 내게 주어진 일을 착실하게 해 나가는 게 각자의 임무일 것이다. 세상이 시끄러워도 우리나라는 우리나라대로 갈 길이 있고, 우리들은 우리스스로 할 일이 있다. 넓게 보시고 멀리 보시기를 바란다.
우리나라의 경제사정을 살펴보자. 지난 3분기부터 투자지표가 뚝 떨어지고 있다. 4분기 들어서면서 소비위축이 정도를 넘어 모두들 장사가 안 된다는 하소연을 하고 있다. 수출은 어떤가? 흔들리고 있음이 사실일 것이다. 글로벌 재정위기로 인한 여파 때문에 수출마저 사정없이 움츠리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런데 때맞춰 중국이 지급준비율과 기준금리를 내린다고 한다. 세계 6개의 중앙은행이 달러 유동성 협약을 맺었다. 주식은 하루 사이에 사다리 6칸을 올라 뛰었다. 사정이 이렇다면 답은 그 안에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화폐가 쏟아지면서 인플레가 사정없이 오를 것이란 뜻이다.
지금부터는 물가를 잡는 게 목적이 아니라 성장이 목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 기간은 오래 가지 않는다. 그 기간이 지나고 나면 경제는 금방 안정 된다. 우리나라는 세계 9위의 통상대국임을 잊지 마시라. 두 주먹 불끈 쥐고 참고 참노라면 반드시 밝은 해가 뜰 것이다.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수원 세인종합법률사무소 국장
윤정웅 내 집 마련 아카데미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