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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협의체가 아파트시장 바꾼다.
[[온라인 집합체, 계약자 협의회 입김 세다]]

요즘 아파트 수분양자(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은 분양이 끝나기도 전에 계약자회 또는 협의회, 위원회 등 인터넷 모임을 만들어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당초 분양조건에 명시된 사항에 빠짐이 없도록 챙기기도 하고, 한층 엎그레이드 된 사항을 요구하고 있음이 현실일 것이다.

3.3㎡당 1천만 원짜리 아파트를 분양받았을지라도 2천만 원짜리로 지어달라고 요구한다면 정도에 지나친 욕심이라고 봐야할까? 그렇게 지어줘도 싫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주택은 서민입장에서 재산목록 1호이기 때문에 잘 지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다 같을 것이다.

수분양자들의 입맛과 눈높이는 다 다르다. 요구사항 중에는 참신한 아이디어도 있을 것이기에 시행・시공사에서는 모른 채 할 수도 없고, 요구사항을 일일이 들어줄 수도 없어 늘 시비가 일어나게 된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온갖 명품 아파트 인테리어나 조경 등 사진을 들이대면서 자신들이 분양받은 아파트도 그렇게 지어달라고 요구하게 되면 건설사들은 난감하게 된다.

자금사정이 괜찮은 건설회사들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하지만 사정이 어려워 공사가 중단되거나 또는 워크아웃이 되거나, 기업회생신청(법정관리)이 되면 어떻겠는가? 그때는 보증사고를 대비하고 소송을 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가 생기고, 수분양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두 부류나 세 부류로 갈라지게 된다.

패가 갈리더라도 목적은 같다. 손해를 줄이거나 이득을 바라보는 목적은 같다는 뜻이다. 수분양자들이 나뉘어 질수록 행동통일이 안되기 때문에 입주 때가 되면 시행사로서는 애로가 있게 된다. 한쪽에서는 분양가를 깎자, 다른 한쪽에서는 어떤 점이 부족하니 못 들어간다는 등 요구사항도 천태만상이 돼버린다.

[[수분양자들 입맛 까다로워졌다]]

아파트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건설회사가 짓다 말다를 반복하게 되면 수분양자들 입장에서는 차라리 보증사고가 나기를 원하기도 한다. 계약금 찾고 해제해 버리면 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가 쓰러질듯, 쓰러질듯 하면서도 결국 쓰러지지 않고 준공까지 내놓게 되면 그다음 손해는 수분양자들이 짊어지게 된다.

여기서 꼭 한 가지 알아둬야 할 일이 있다. 준공이 나기 전에는 시행. 시공사가 수분양자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척 하기도 하고, 실제로 들어주는 일도 많이 있다. 그러나 준공이 떨어져 버리면 그 다음부터 칼자루는 건설사가 쥐게 된다. 아무리 아파트가 마음에 안 들어도 억지로라도 입주를 해야 하고, 입주를 하지 않으려면 소송을 하는 수밖에 달리 길이 없게 된다.

분양가는 고가인데 아파트는 허접하고 당초 분양조건에 있었던 사항이 없어지거나 생긴다던 도로, 전철선 등이 없게 되면 계약자들은 서로 소송세대를 모집하게 된다. 변호사들은 모임에 나가 소송절차와 법률적 견해를 설명하는 일이 되풀이 되고…

건설회사로서는 소송을 제일 싫어하고 두려워한다. 소송기간 동안 참여세대가 모두 입주를 거부해 버리면 소송이 종결될 때까지 2년 세월 동안 자금회전이 안 되어 고충을 겪기 때문이다. 지금 전국적으로 수십 곳이 건설사들과 소송 중에 있다.

건설사들은 소송에서 이겨도 결국은 손해를 보게 된다. 중도금 대출액에 대해 은행에 대위변제를 못하게 되면 이자라도 지급해야 하고, 또 연체이자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에는 수분양자들을 상대로 위약금 청구나 구상금 청구를 하기도 하지만, 각 개인을 상대로 재판을 한다는 일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부동산 불경기 때는 행동통일이 중요]]

부동산 불경기 때 분양권이 팔리지 않게 되면 수분양자들은 각자 개인사정 따라 대개 다섯 부류로 나뉘게 된다.

1) 죽이 끓건 장이 끓건 묵묵히 입주하는 세대
2) 재판으로 계약을 해제하고 오히려 손해배상을 받겠으며, 대출받은 중도금에 대한 책임을 면하겠다는 세대
3) 중도금 대출에 대한 이자를 내지 아니한 채 입주를 거부하면서 계약금을 포기하고라도 계약이 해제되기를 기다리는 세대
4) 6개월이고 1년이고 중도금 대출금에 대한 이자를 내 가면서 시세회복을 기다리는 세대
5) 크게 손해를 보고라도 분양권으로 팔아치우는 세대

그러나 부동산시장이 침체기에 이르게 되면 어느 길을 택하더라도 정답이 없음이 특징이다. 왜 그럴까?

1) 입주한 사람들은 우선 시세가 내려있으므로 손해
2) 재판을 하는 사람들은 소송의 승패를 장담할 수 없고, 오랜 세월 법정싸움을 해야 하기 때문에 손해
3) 입주를 하지 아니한 채 버티는 사람들은 시행사나 중도금 대출은행과 피 말리는 싸움을 해야 하기 때문에 손해
4) 분양권으로 판 사람도 계약금을 포기했거나 웃돈을 얹어주면서 처분했을 것이기 때문에 손해라는 것이다.

[[건설사는 내 집 짓는다는 마음으로 집지어야]]

아파트는 약간 잘못 지어졌더라도 입주 때 프리미엄이 붙거나 최소한 본전이 되면 별다른 탈 없이 넘어간다. 손해가 없으니까 입주할 사람은 입주를 하고, 팔 사람은 팔면 되는 것이다. 또 입주가 순조로우면 시행・시공사에서도 미비한 공사부분이나 세대하자처리도 잘 해준다.

하지만 주택경기가 침체되어 거래가 없게 되면 수분양자들은 소리를 높이게 되고, 여러 가지 이유를 댄다. 수분양자들도 입맛이 까다로워 시시콜콜 따진다는 것이다. 옛날처럼 조용히 입주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건설사들도 이제부터는 얼렁뚱땅 넘어가려다는 큰 코 다치는 세상이 되었다.

수분양자들 모임에는 임원이 있고 대표도 있다. 수분양자 전체를 대표해서 시행・시공사에 정상적인 건의를 하고 회원들의 의견을 따라 행동통일을 하는 건 좋지만, 건설회사가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행・시공사의 명예나 신용을 훼손하는 글을 쓰거나, 대출을 받지 말자, 잔금을 내지 말자. 라는 등의 선동은 업무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할 것이다.

건설회사도 마찬가지다. 수분양자들은 고객이다. 고객이 인터넷에 다소 지나친 표현의 글을 쓰거나 오프라인 모임에서 과격한 언동을 했다고 함부로 고소를 하거나 민사상 손해배상 등 재판을 거는 일은 전체 수분양자들의 반감을 살 수 있고, 회사의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다음 사업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윤정웅 내 집 마련 아카데미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수원 세인종합법률사무소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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