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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세를 살려야 시장이 살아난다
정부가 2011년 12월 7일 발표한 ‘주택시장 정상화 및 서민 주거안정 지원방안’을 보고 있으면 한숨이 나다 못해 짜증이 난다. 이런 것을 정상화 방안이랍시고 태연히 내놓은 것을 보면 공무원들의 머리는 일반인들과는 대단히 다를 것이란 생각이 든다. 굉장히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 공무원이 된 수재들이 편안히 좋은 환경에서 근무하다 보니 머리가 굳어버린 모양이다.

정부가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의도는 맞다. 불확실한 시장 전망 때문에 실수요자들까지 시장을 관망하고 있어 거래가 실종되는 바람에 가계 부채를 해결하거나 생계 대책으로 집을 내놓은 사람들의 시름만 깊어지고 있으니까 말이다. 거래가 없으니 부동산 관련 종사자들은 물론이고 건설 회사들 역시 문을 닫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 핀트가 맞지 않았다. 지금은 매수세가 없어 거래가 실종된 것이지 매도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매물이 넘쳐흘러 문제다. 그러므로 매수 심리를 회복할 수 있는 당근을 이번 정상화 방안에 집어넣어야 했다.

먼저 정부가 시장에 폭발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양도세 중과세 폐지를 보자. 매수자들이 양도세 중과세가 무서워서 집을 사지 않는 것이 아니다. 집을 사봐야 시세 차익을 거두기 어렵고 아직도 더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해 집을 사지 않는 것이다.

매수를 유발시키려면 양도세 중과 폐지보다는 취득세 감면을 더 연장시켜야 했다. 취득세 감면이 2011년에 끝나기 때문에 2012년부터 4억 원짜리 집을 구입하면 880만 원만 지불하면 될 것을 1,840만 원이나 내야 한다. 취득세 무서워서 ‘장 못 담근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2012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유예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가 폐지되면 다주택자들이 집을 급하게 팔 이유가 없기 때문에 급매물이 시세를 떨어뜨리는 현상은 줄어들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매수세가 살아나겠는가. 오히려 다주택자들이 집값이 오를 때까지 더 기다리겠다고 해서 매물을 거둬들일 확률도 높다. 따라서 양도세 중과 폐지 후속으로 보유세를 올려야 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다.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강남 재건축의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해져 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란 판단도 초보 수준이다.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되면 조합설립 이후 전매가 가능해지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매수자들이 물건을 마구 살지는 의문이다. 매수자들의 매수심리가 위축된 것은 재건축 추진이 불투명한데다가 경기가 좋지 않아 추가부담금이 많아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남재건축 거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하루속히 폐지하고 사업성이 더 좋아질 수 있도록 재건축 용적률을 상향 조정하든가 소형주택 의무비율 등을 축소해야 한다.

초과이익금을 2년 간 유보한다는 발상은 더 초보 수준으로 지나가는 X가 웃을 일이다. 고점 대비 20% 이상 가격이 떨어진 시점에서 초과이익이란 게 있어야 낼 부담금이 있는 것이지 초과이익이 없는 상황에서 부담금을 2년 간 유보한다고 해서 기뻐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초과이익금이란 이중과세에다 위헌의 소지도 있어서 하루속히 폐지해야 할 악법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들이 부동산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연구했다면 투기과열지구 해제와 함께 주택거래신고지역도 해제했어야 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투기과열지구와 주택거래신고지역, 투기지역으로 선택된 곳이 바로 강남3구다. 투기과열지구는 분양권 전매와 주택 청약에 제한을 두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며, 주택거래신고지역은 취득 후 15일 안에 거래를 신고하고 실거래가액으로 취득세를 부과하기 위한 것이며, 투기지역은 양도세에서 탄력세율을 적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이다.

그런데 주택거래신고지역이란 것에 또 하나의 족쇄가 있다. 지방세특례제한법 제31조 임대주택 등에 대한 감면에 보면 임대사업자가 전용면적 60제곱미터의 공동주택을 건축하거나 건축주로부터 최초로 분양받아 임대하는 경우에는 2012년 12월 31일까지 취득세를 면제한다고 돼 있다.

그런데 주택거래신고지역은 제외된다고 규정돼 있기 때문에 강남3구에서 임대사업을 하려고 신축주택을 분양받으려는 사람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순진하게도 다주택자들의 양도세 중과가 폐지되면 다주택자들이 임대를 목적으로 집을 더 살 수도 있기 때문에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강남3구에서는 임대사업자가 되려 해도 취득세 면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그 부담 때문에 구입을 망설이는 수요자들이 늘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2억 원짜리 다세대주택을 임대 목적으로 구입할 때 면제가 되지 않으면 취득세가 2012년부터는 무려 920만 원이나 된다. 2억 원짜리 주택을 월세로 놓는다 해도 일 년에 700만 원 받기도 힘든 현실에서 취득세 부담이 너무 큰 것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들은 지금이라도 바쁜 업무에서 벗어나 주택거래신고지역이란 것을 없애든가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미 실거래로 취득세를 부과하고 있고 60일 이내에 실거래 신고를 하게 한 마당에 주택거래신고지역이란 게 왜 필요한가. 게다가 지정된 때가 무려 7년이나 지난 2004년(서초구는 2005년)이다. 강남3구 집값이 많이 떨어진 시점에서 이제 그만 필요 없는 수갑을 풀어줄 때가 되지 않았는가. 임대사업을 활성화시키려는 정부의 의도를 보이려면 강남3구의 주택거래신고지역 해제는 불가피하다.

강남3구의 중개업자들은 이번 정상화 방안이 강남 부자들을 위한 조치라고는 하지만 알맹이가 빠져 있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DTI 규제를 완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돈줄이 묶여 있다는 것이다. 정부도 이 점을 모르지는 않지만 가뜩이나 가계 부채가 심한 현실에서 이 규제를 풀면 악영향이 크기 때문에 주저하는 것이다.

필자도 이점에는 동감을 한다. 하지만 투자 목적이 아니라 실거주 목적인 수요자들의 돈줄까지 묶어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내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에게는 DTI 규제를 완화하고 이자 부담을 줄여줘야 매수 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 1주택자가 새 집을 살 때도 이 규제 완화를 적용해야 한다. 서울처럼 집이 비싼 곳에서 대출을 끼지 않고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정부가 주택 시장을 안정화시키고 거래를 활성화하고 싶은 고충은 충분히 공감이 간다. 그러나 제대로 된 대책을 만들려면 현장 분위기를 꼼꼼하게 살펴 시장이 진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실력도 없는 전문가들 몇 명 불러놓고 의견을 들은 뒤 탁상 위에서 이리저리 고민해봐야 실효성이 없는 대책만 늘어놓아 국민들의 분노만 사게 된다. 진찰만 잘하면 뭐하는가, 약발이 들지 않으면 명의가 될 수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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