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의 부동산시장은 정중동(靜中動) ]]
임진년의 태양이 밝았습니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지난해는 국제적으로나 국내적으로 너무나 굵고 어려운 사건들이 한꺼번에 터지는 바람에 아무 죄 없이 못 먹고, 못 입고, 못 먹는 고난을 겪어야 했습니다. 우리들 일생에 다시는 이런 고통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임진(壬辰)년은 흔히들 “흑룡(黑龍)의 해”라는 말을 합니다. 음양오행에서 봤을 때 가장 순하고 위풍이 있는 용으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辰은 12支의 짐승 중 상상의 동물인 용(龍)을 뜻하는 것이고, 壬은 물을 말합니다. 또한 壬은 북쪽을 지칭하고, 검은색을 상징하기 때문에 검은 용 즉, 흑룡이라 하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임진년에는 1592년 임진왜란을 제외하고 달리 큰 사건은 없었습니다. 임진년에 태어난 사람들은 대개 정의를 부르짖는 용감한 성격의 소유자로서 결단력이 강합니다. 유머와 재치도 있지만 두뇌회전이 빠릅니다. 임진년에 태어나신 분들이나 출산을 앞둔 분들께서는 참고 하십시오.
그렇다면 금년의 부동산시장은 어떨까요? “정중동(靜中動-조용한 가운데서 움직인다)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습니다. 세계적인 정치・경제 문제와, 나라 안의 정치・경제문제를 한꺼번에 짚어가야 할 것이므로 종전에 사용했던 월별풀이식의 토정비결을 지양하고, 세계를 하나로 보는 큰 틀에서 살펴볼까 합니다.
부동산시장은 늘 부정적인 요소와 긍정적인 요소가 혼합됩니다. 국내외적으로 큰 탈이 없다고 봤을 때 2012년은 긍정적인 요소들과 부정적인 요소들이 거의 반반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싶습니다.
[[ 부동산시장의 부정적인 요소들 ]]
1) 2012년은 정치적 격변기
2012년에 불어 닥칠 정치적 바람은 “연분홍치마가 휘날리는 봄바람”이 아니라 “정치적 격변기의 회오리바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새사람을 원하고 있고, 정치판은 우왕좌왕 헤쳐모이기를 거듭하고 있으나 어느 편이 백조인지는 가늠하기 힘듭니다. 또 어느 편에 표를 던져야 좋을 것인지도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기성정치인과 새로운 정치인들 사이에는 힘겨운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자리 빼앗기 싸움판에 부동산 활성화를 기대한다는 건 무리일 것이고, 시장은 스스로 일어나야 하는데 아직도 힘은 많이 부족한 듯 보여 집니다.
2) 물가고와 경기 침체
2011년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국내의 정치・경제 불안으로 국민들은 불신과 불만으로 한 해를 보냈습니다. 물가는 오르고, 실질임금은 줄어들고, 반 토막 난 부동산은 거래조차 없어 목줄을 죄는 가계부채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했습니다. 잠을 자도 다리를 뻗지 못했고, 한쪽 눈을 뜨고 잤다는 표현이 결코 무리는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정을 상위 1-2%인 정치권에서는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바쁘게 살았을지라도 남는 건 없고, 말은 좋다고 했으나 고통이 짓눌렀고, 타협보다는 갈등이 판을 치는 세상이 앞으로 상당기간 계속될 것입니다. 비정규직 없애고, 복지낙원을 세운다는 정치구호가 여기저기 등장할 것이고, 경제를 살린다는 요술방망이도 등장할 것이기에 그런 포퓰리즘에 밀리게 되면 부동산시장은 살아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3) 대형 미분양과 미입주는 애물단지
현재 수도권에는 대형 미분양 아파트가 상당수 있고, 값이 오른다는 지방에도 미입주 아파트는 있습니다. 어림잡아 2만 가구 이상이 되는데 들쭉날쭉해서 통계도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중도금이나 잔금이행이 2개월 연체되면 건설회사에서는 계약해제를 해야 함에도 막무가내 입주독촉만 하고 있음이 문제입니다.
건설회사나 은행에서는 계약위반이라는 이유로 수분양자들의 개 딱지만한 재산에 가압류를 해놓고 으름장을 놓고 있지만, 가압류하고 재판한다고 해서 입주가 될 리는 없습니다. 근본적인 대책 없이는 해결이 어려운 일이고, 이런 미분양이나 미입주 아파트가 있는 이상 부동산시장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입니다.
[[ 부동산시장의 긍정적인 요소들 ]]
1) 2012년은 국내외적으로 선거 판
금년은 세계적으로 선거의 해이기도 합니다. 1월은 대만총통 선거, 3월은 러시아 대선, 4월11일은 우리나라 국회의원 선거, 10월은 중국의 당 대회, 11월은 미국의 대통령선거, 12월19일은 우리나라의 대통령 선거가 있습니다. 선거 때에는 부잣집 잔치에 덩달아 춤을 추는 수가 있습니다. 역대 선거 때마다 부동산 값이 내린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이번 선출될 우리나라의 국회의원들과 대통령은 경제와 안보, 교육과 소통문제를 한꺼번에 짊어지고 가야할 막중한 책무를 부담하게 되고, 통일을 앞당기는 파수꾼 역할을 하게 됩니다. 부동산 값이 오르고 내리는 일보다는 서민복지・교육・통일・소통문제가 우선일 것이므로 부동산 값이 다소 오른다 해도 규제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2) 화폐발행 잔액 두 배로 급증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화폐발행 잔액은 두 배로 급증했습니다. 죽어가는 경기를 살리기 위해 무작정 돈을 찍어냈기 때문입니다. 많은 돈을 찍어 내놓고 제로금리정책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와중에 우리나라는 내수부양책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돈만 찍어 내놓고 사후관리는 나 몰라라 하고 있다면 어찌될까요? 그렇게 되면 결국 돈의 가치가 파괴되어 실물자산의 값이 오를 수밖에 없겠지요. 제로금리 상태에서 많은 돈은 절대로 은행으로 가지 않습니다. 앞으로 1-2년 후 부동산 값은 야금야금 올라 저만치 가있을 수도 있습니다.
3) 값이 싼 것만 찾는 세상이 되고 있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가격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1-2%의 소수연봉은 올라도 절대다수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따라서 고정적인 임금소득을 형성했던 중산층은 두께가 얇아지고 있고, 살림은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이런 사정 때문에 가격이 싸야 물건이 팔립니다.
앞으로 부동산도 싼 것과 비싼 것의 차별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상위 10-20%는 오히려 비싼 것을 찾을 것이고, 비싼 부동산에 투자하려고 할 것입니다. 오그라졌던 대형부동산도 다시 주름살을 지울 날이 올 수 있지만, 당분간은 지방 부동산과 수도권은 싼 것이 예쁜 짓을 할 것입니다.
4) 전통적인 투자방법 바꾸기 어려워
우리나라 경제는 세계경제의 전체 비중에서 약 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빈대떡으로 따진다면 부스러기밖에 안 됩니다. 그러나 작아도 고추는 맵습니다. 수출 경쟁력이 강하고 작은 땅덩어리 때문에 부동산을 무시할 수 없는 구조적 모순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노후대책 때문에라도 부동산투자의 회귀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은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만고불변의 이치로 알고 있습니다. 주식의 변동 폭이 클수록 돈은 부동산으로 돌아오는 현상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30-40년 후에는 어찌될지 몰라도 당분간은 부동산투자를 멈추지 않을 것이고, 결국 세월 따라 돈 따라 값은 오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 임진년 부동산 사주풀이 ]]
작년 신묘(辛卯)년은 글자 풀이를 했을 때 “화초위에서 바늘이 춤을 추는 형국”으로 봐야 합니다. 辛은 바늘이나 가위이고, 卯는 화초이기 때문입니다. 바늘에 찔려도 화초는 죽지 않습니다. 그러나 얼마나 고통이 따르겠습니까. 그래서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사건들이 많았고, 정치적으로도 불안정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국민들은 바늘에 찔린 화초처럼 고통을 참아야 했고…
그렇다면 금년 임진년은 어떨까요. 임진이라는 글자풀이를 했을 때 “壬은 강물을 이름이요, 辰은 태산을 지칭하기 때문에 태산이 물에 잠겼다”는 비유를 할 수 있습니다. 강물은 고요할 때도 있고, 무서울 때도 있습니다. 바람이 계속 불어대면 세상이 시끄러울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비교적 평화로운 세상이 되겠지요.
유럽 재정문제와 북한의 변수만 없다면 나라 안 사정은 비교적 조용할 것이나 땅이 물에 잠겨있으니 부동산이 문제입니다. 물속에 잠겨있는 땅덩이가 숨을 쉴 수 있겠느냐는 말입니다. 그러나 물은 나무(木)앞에서는 맥을 못 추고, 흙(土)을 제일 싫어 합니다. 나무가 무성해지는 4월에서 8월 사이에는 부동산이 뜨고, 씨를 뿌리고 가꾸는 봄과 가을에는 보합세, 겨울에는 하향안정세를 유지한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윤정웅 내 집 마련 아카데미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
수원 세인종합법률사무소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