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4.0’의 의미와 유래]]
요즘 ‘자본주의 4.0’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이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버전(version)처럼 진화단계에 따라 숫자를 붙일 때 네 번째에 해당하는 자본주의 발전단계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용어는 영국 언론인 아나톨 칼레츠키(kaletsky)의 같은 이름의 저서에서 유래하고 있습니다. 그에 의하면
0. 자유방임의 고전자본주의를 1.0
0. 1930년대 정부의 역할을 강조한 수정자본주의를 2.0
0. 1970년대 말 시장의 자유를 강조했던 신자유주의를 3.0
0. 3.0에 이어 등장한 지금의 자본주의를 4.0이라 했습니다.
또 사건별로 다루어
0. 나폴레옹 전쟁이 자본주의 1.0
0. 1929년 대공황이 자본주의 2.0
0. 1970년대의 경제위기 후 일어난 신자유주의를 자본주의 3.0
0. 2008년의 금융위기와 최근의 양극화가 바로 자본주의 4.0시대를 열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본주의 4.0의 범주에는
0. 시장의 자율적 기능을 강조하고
0. 시장참여자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며
0. 다 같이 행복한 성장을 추구하되
0. 따뜻한 자본주의를 지향함이 들어있습니다.
[[한국이 거쳐 온 자본주의 4.0]]
칼레츠키가 말하는 ‘자본주의 4.0’은 유럽 및 미국을 모델로 한 것이기에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칼레츠키는 2011.9.16.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고, 그의 말에는 지켜볼 만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0. 일본식민지 시대를 겪은 한국에서 자본주의 1.0단계는 뚜렷하지 않지만, 자본주의 2.0단계는 1960년대 정부 주도의 수출 강경정책을 펼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0. 한국의 자본주의 2.0단계는 공적인 영역보다는 대기업을 앞세워 정부가 민간을 이끌어가는 독특한 형태였다.
0. 1997년 말 불어 닥친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한국은 정부주도의 개발정책보다는 성장기반을 다진 대기업들이 신자유주의적 경제체제에 빠르게 적응해 갔다.
0. 글로벌 무한경쟁의 자본주의 3.0시대에 세계시장을 무대로 손색없는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들이 다수 등장했다는 것은 한국이 얼마만큼 자본주의 발전단계에 잘 적응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라는 진단을 했습니다.
[[한국에서 자본주의 4.0을 실천할 과제들]]
앞으로 한국에서 자본주의 4.0을 얼마나 잘 이뤄갈지는 정부와 국민들의 몫이 되었습니다. 그 구체적인 항목을 나열해 보면,
1. 다 같이 행복한 성장
2. 비정규직 임금격차 해소
3. 기업인 존경받는 사회 풍조
4. 빈곤층 손잡고 함께 가야
5. 청년들이 일하는 사회 만들어야
6. 교육 낙오자 없어야
7. 기업가 정신 살려 산업 육성해야
8. 서울과 지방 격차 줄여야 하고,
9. 지방 대학교 경쟁력 강화
10. 영세자영업자와의 상생
11. 중산층 붕괴 막아야
12. 기부문화 꽃피우기
13. 교육기부로 학교 재정 건전성 유지
14. 중소기업에 공정한 기회제공
[[한국 부동산시장도 건전한 투자문화 정착해야]]
2011.10.에 있었던 반 월가 시위는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고 빈부격차를 해소하자는 외침이었습니다. 큰 맥락에서 본다면 자본주의 4.0과 같은 범주에 있다고 봐야 합니다. 앞으로는 다 같이 행복하자는 기치아래 늘 이런 부르짖음은 이어질 것입니다.
그동안 한국의 부동산시장은 한마디로 중구난방이었다는 표현이 옳겠지요. 사놓게 되면 돈 벌었고, 정부는 쫓아다니면서 대책으로 방망이질을 했었습니다. 국제적인 경제상황도 안 좋았지만 2007년 이후 부동산 거래가 멈춘 이유는 정부정책이 너무 심한 간섭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덕분으로 이제 부동산시장에 투기는 사라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 4.0시대에 걸맞은 부동산투자를 생각해야 할 때가 된 것이지요.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주택을 구입할 능력이 없는 서민들에게는 보금자리가 아닌 임대주택을 장기적으로 공급해야 할 것이며, 다주택자들은 무주택자들을 위한 다주택자가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옛날처럼 사놓게 되면 남는다는 투기성의 투자는 손해를 자초하게 돼 있습니다. 수익성 부동산이라 하더라도 과도한 욕심을 부리는 투자는 금물입니다. 부동산은 공공성과 사회성이 있습니다. 공공복리의 테두리 안에서 법을 따라가는 투자를 해야 하고, 이제는 가질 것과 버릴 것의 선택을 잘 해야 합니다.
[[하류층으로 밀려나지 마라]]
자본주의 4.0을 쉬운 말로 표현한다면 ‘기쁨을 나누면 2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절반이 된다.’라는 말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도와주는 사람은 될지언정 도움을 받는 사람이 되지 마시라는 당부를 드립니다.
자본주의 사회는 내 돈으로 살아가는 사회이고, 남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사회가 아닙니다. 빚진 부동산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건 돈입니다. 어려울 때 부동산을 놔버리면 다시 줍기 어렵습니다. 내 손에 있을 때는 은덩어리지만 놓는 순간 금덩이로 변하는 게 바로 부동산이기도 합니다.
부동산은 슬피 울다가도 금방 노래를 할 수도 있습니다. 감을 빨리 잡는 사람이 성공합니다. 2011년 내내 지방 부동산을 구입한 사람들은 누구였을까요? 모두 서울 사람들이었습니다. 서울 사람들은 동작이 빠르고, 돈 냄새를 잘 맡기 때문입니다. 2-3년 후에는 돈이 돈 번다는 말이 또 나올 것입니다.
우리들은 중간층에서 하류층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한 번 하류층으로 밀려나면 다시 중간층으로 올라오기가 어렵습니다. 부동산과 경제성장은 두 가닥의 철로와 같습니다. 어려울지라도 함부로 파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기적을 울리는 열차가 철로에 들어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윤정웅 내 집 마련 아카데미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
수원 세인종합법률사무소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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