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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쉼표 앞에서 마음을 다듬어라.

[[여의도 칼바람에 부동산과 재벌이 떨고 있다]]

요즘 부동산시장은 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이 돼버렸습니다. 지난 4년 동안 불을 줄이려다 불을 꺼버렸기 때문입니다. 여의도에서는 여장부 두 분이 나타나서 4월 총선을 진두지휘하고 있고, 공천위원회와 공천심사위원회라는 곳에서는 총선에 나설 대표선수들을 뽑고 있는데 이게 잡음이 만만치 않은 모양입니다.

정치권에서는 벌써 두 달째 부동산 이야기는 쏙 들어가 버리고 총선에서 살아남을 묘안을 짜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인정사정없는 곳이 정치권인 것을 새삼 말해 무엇 하리오. 물러나기 싫어도 물러나야 하는 칼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는 듯합니다.

공천을 받은 사람들이 각자 지역구에 돌아가야 “내가 부동산시장을 어떻게 하겠다”라는 말을 할 텐데 지방은 부동산시장이 그런대로 움직이고 있기에 달리 할 말이 없을 테고, 수도권은 흔들리는 뉴타운에 재건축까지 갈팡질팡하여 감히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걸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예로부터 그릇이 바뀌면 음식도 바뀌는 게 일반적인 일이지만 이번에는 부잣집 식단부터 육식에서 채식으로 바꾸고 있음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여의도 칼바람에 부동산만 떠는 게 아니라 부자들도 세금폭탄 때문에 떨고 있으니까요. 재벌들이 부동산에게 물어봅니다. “야, 나 지금 떨고 있니?”

[[나는 서민 밑에 서민이다]]


 


지금 여당이나 야당이나 서민복지를 외치고 있습니다. 행복국가라는 말도 나오고, 학생들에게 아침을 무상급식으로 한다는 말도 나옵니다. 그 대신 그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세금을 더 걷는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치는 누가 하건, 인심은 누가 쓰건 세금은 만만한 서민들이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난 4년 동안 부동산 값 내려 망하고 이자내다 망하고, 팔리지 않아 빚을 갚지 못하는 허울 좋은 중류층은 알게 모르게 서민 밑의 서민으로 전락해 버렸는데 이 사람들 돌봐준다는 말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부동산에 달려있는 무거운 십자가를 끝까지 달고 가라는 것인지?

어느 님 당선자시절 대불공단 전봇대는 쉽게 뽑았건만 부동산에 박힌 전봇대는 아니 뽑고 가시렵니까? 역사의 새로운 열차가 요란스럽게 시동을 걸고 있는데도 보고만 계시겠습니까? 집 가진 서민들과 집 없는 세입자들은 오늘도 송곳니를 깨물고 있습니다. 부디 칼들의 노래에 장단이라도 치게 하소서.

금융권에서는 돈이 남아돌아 오히려 손해를 보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가계부채 핑계로 대출 억제하고, 원리금 동시상환해서 결국 금융권만 부자가 되었습니다. 바로 그 돈이 백성들의 피와 기름이 아닐는지? 이익배당 잔치할 때 백성들은 한숨을 쉬고 있습니다.

또 슬슬 전세금이 오르고 있습니다. 3인 이상 가족들은 깊은 시름에 빠져있고, 집이 팔리지 아니하여 이사를 하지 못하는 서민 밑의 서민들은 이중 삼중의 대출에 호흡이 멎어 산소 호흡기를 달아야 할 처지입니다. 어쩌다 내 물건 내가 못 파는 세상이 되었을까요?

[[작은 쉼표 앞에서 마음을 다듬어라]]

지금 정치권은 마치 자신들이 정권을 잡으면 모든 국민들이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처럼 떠들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한두 번 속았습니까? 물론, 정치인은 심장과 같습니다. 심장은 피를 온몸에 보내고 있지만 그 피에 산소를 넣는 건 바로 나, 국민들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기존주택도 거래가 없지만 신규분양도 잠시 숨을 죽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주택시장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관망을 하고 있음이 옳다고 보겠군요. 냄새 잘 맡는 개 코도 이럴 땐 아무 필요가 없을 겁니다. 오직 좋은 것을 생각하고, 더 좋은 것을 생각하고, 최상의 것을 생각할 뿐입니다.

배가 풍랑 속에서 소용돌이 칠 때에는 멀미를 합니다. 지금이 바로 그런 시기입니다. 옥동자를 출산하기 위해서는 산통을 참아야 합니다. 어느 쪽이 되건 이기는 쪽이 있을 것이고, 어느 쪽이 이기건 부동산을 지금처럼 밟고 지나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요즘 여의도에서는 너무 짙은 향기를 뿜어내고 있습니다. 너무 향기가 짙은 꽃에는 벌 나비가 모여들지 않는다는 이치를 모르고 있는 듯합니다. 모든 일이 뒤죽박죽 아니던가요? 향기가 짙으면 놀던 나비도 날아가 버린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이제 두 달 남았습니다. 잠시 작은 쉼표 앞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칼의 노래 2장이 오를 때를 기다리십시오. 누구를 원망할 일도 아닙니다. 알고 보면 “지금 나의 경제여건은 다 내 탓”일 테니까요. 세월의 줄타기는 또 시작될 겁니다. 길고도 짧은 세월의 줄에서…


윤정웅 내집마련 아카데미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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