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0일 서울시는 뉴타운·재개발 사업을 기존 소유자 중심에서 ‘사회적 약자 보호형’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 ‘서울시 뉴타운·정비사업 신정책구상’을 발표했다.
사업성과 전면철거 중심에서 인간답게 살 권리를 보장하는 공동체, 마을 만들기 중심으로 전환하여 그 동안 거주자이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세입자 및 영세 조합원에 대한 주거권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서울시 신정책구상의 핵심은 시장 및 구청장이 뉴타운․정비사업 전체 1,300개 구역을 실태조사 대상과 갈등 조정 대상으로 나누어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주민의견을 듣고 구역별 상황별 맞춤형 해법을 찾는 것이다.
특히 과다지정 됐다고 판단되는 610개소는 실태조사를 통해 계속 추진을 지원하거나 해제할 계획이다.
기존의 무분별하고 동시다발적이며 전면적인 철거로 인해 발생되었던 문제를 상생과 복지측면에서 다가간 것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다만 구역 해제 등으로 지역 조합원과의 법정분쟁 및 공급 축소로 인한 부동산 전세시장의 불안한 상황은 앞으로 서울시가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게 되었다.
정책 발표 후 뉴타운·재개발 구역 내에 있는 조합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구역지정 후에 벽에 금이 가거나 크고 작은 하자가 발생해도 개축, 증축은 물론 신축도 하지 못해 재산권 침해를 받은 이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분위기인 반면 개발이익을 통해 수익을 얻고자 투자 한 이들은 큰 손실로 인해 울상이 되었다.
아무튼 이번 정책으로 인해 구역을 추진하는 지역의 경우 일몰제를 피하기 위해 뉴타운·재개발 진행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구역이 해제되는 지역의 경우 기존 주택을 허물고 다세대나 도시형생활주택을 신축하거나 서울시가 추진하는 마을만들기 등으로 주거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도시형생활주택이나 다세대 신축 업자들이 새로운 투자처로 구역이 해제되는 지역을 보고 있다.
기존에 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의 경우 개발이 제한되어 입지가 우수하더라도 메리트가 떨어졌다. 매매 거래는 거의 실종되었고, 경매에서도 투자가치성이 하락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낙찰 되었다.
해제 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부동산을 경매로 60~70% 수준에서 낙찰 받은 후 구역이 해제되면 기존 주택을 허물고 도시형생활주택이나 다세대 주택을 신축해 분양하거나 임대수익을 얻고자 하는 투자전략이다.
특히 다년간 구역으로 묶인 지역의 경우 노후도가 심해 신축빌라의 수요가 다른 지역에 비해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부가 전세난 완화 등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가족이 거주할 수 있는 30㎡ ~50㎡ 규모의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건설자금 지원액을 기존 ㎡당 80만원에서 ㎡당 100만원으로 확대했으며, 전용면적 85㎡ 이하의 도시형생활주택 단지형 다세대·연립주택에 대해서도 가구당 5000만원인 기금지원을 5500만원으로 늘렸다.
2%대의 저리로 건설자금을 지원함으로서 정부에 입장에서는 소형 주택공급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고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본인의 투자금을 최소화하면서 분양 및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 필자가 경매정보지를 통해 해제 가능성이 높은 구역 중에 도시형생활주택 등의 입지로서 우수하다고 평가한 부동산 중 3~4회차 까지 유찰된 물건이 있었으며, 한 달 이내에 입찰기일이 잡힌 물건만도 10여개 정도가 있었다.
주택 시장의 침체로 인해 자금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빌딩이나 상가에 투자하는 반면, 소액으로 임대수익을 얻고자 하는 이들은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신축업자 입장에서는 부지를 저가에 매입할 수 있는 틈새시장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다만 실거주 또는 투자목적으로 도시형생활주택을 매입하고자 하는 이들은 주의를 해야 한다.
박원순 시장의 이번 정책으로 인해 앞으로 당분간은 아파트 공급보다는 다세대나 도시형생활주택의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과잉 양상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작년 한해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 물량은 총 8만3859가구로 당초 목표치인 4만 가구를 배 이상 초과한 상태이다.
도시형생활주택은 분양가상한제의 적용을 받지 않다보니 분양가가 높아 임대수익률이 낮고, 올 한해도 공급량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여 2-3년 후에는 공급 과잉으로 인한 공실이 발생하고, 가격이 분양가보다 하락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1가구당 주차대수는 늘어가는 현실에서 주차장 확보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어 매입시 꼼꼼한 주의를 요한다.
단기간의 공급과잉은 분명 부작용이 속출할 것이다.
소액투자자들은 주택시장의 침체로 수익형 부동산을 새로운 투자처로 접근하고 있지만, 과잉공급과 앞으로도 추가 공급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옥석을 가려 신중한 투자를 해야 할 시기이다.
오은석
다다재테크 대표/다음카페 '북극성'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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