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짐, 판단 잘 해야]]
무거운 짐을 지고 비탈길을 올라 본 일이 있으십니까? 수레에 짐을 가뜩 싣고 구불구불 기나긴 재를 넘어본 경험이 있으십니까? 무거워서 짐을 내리자니 남는 게 없고, 그대로 짐을 지고 가자니 힘이 들 때 여러분들이라면 어찌하시겠습니까?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거의 정상에 이르렀을 때 끝내 참지 못하고 짐을 내려버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요. 그러나 아마 십중팔구는 무거워도 참아가며 정상까지 짐을 지고 가리라 생각합니다. 무거워도 참았던 사람은 정상에 이르렀을 때 노래를 부르겠지만 짐을 내려버리는 사람은 빈털터리가 되어 후회를 할 것입니다.
필자는 어려서 가난했기 때문에 지게를 많이 짊어져봤고 수레도 끌어봤습니다. 수레에 무거운 짐을 싣고 읍내 시장을 가기 위해 산을 넘고 재를 넘어야 했는데 정상에 거의 오를 무렵이면 미는 사람도 힘이 들고, 끄는 사람도 힘이 들어 짐을 줄이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끄는 힘이 부족해서 수레가 뒤로 가는 일도 있었습니다. 고갯길에서 수레가 뒤로 간다면 어찌되겠는지요. 실었던 물건도 망가지고 사람도 다치게 되므로 있는 힘을 다해 버티기를 하면서 땀범벅이 된 채 정상을 향해 가야만 했습니다. 참고 또 참아내면서 정상에 이르렀을 때의 그 기쁨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입니다.
왜 무거운 짐을 지고 수레를 끌었던 이야기를 하겠습니까? 요즘 부동산시장을 빗대어 하는 말입니다. 서울의 재건축이나 뉴타운 주민들은 그 무거운 짐을 지고 수년 동안 못 먹고 참아 가며 자녀들에게 ‘오냐, 뉴타운이나 재건축 되면 방 하나 주마. 기다려라’ 장담했건만, 지금은 문패도 번지수도 없는 주막에 그저 궂은비만 내리고 있을 뿐입니다.
서울이나 수도권이나 대출 안고 집샀던 사람들은 빨리 팔고 빚을 갚으려고 하지만 사는 사람이나 중개업소는 반값이나 되면 몰라도 거들 떠 보지 않고, 2만 가구 미분양은 할인에 또 더블로 할인을 해도 송아지 불구경입니다. 그렇다면 무거운 짐을 지고 계속 가시겠습니까? 내리시겠습니까?
[[부동산 짐에 억눌린 사람들]]
요즘 집을 팔지 못해 안달하는 사람들은 2006년도나 2007년도에 대출 잔뜩 안고 집을 샀던 사람들이나 2008년이나 2009년도에 5년 양도세 비과세라고 하면서 이거 사놓으면 나중에 횡재 만난다는 바람에 사놨던 사람들이 입주를 못해 바가지를 쓰고 있는 분들입니다.
그 당시에는 그게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라 했었으나 결국은 건설 회사를 살리는 묘책에 불과했었습니다. 분양받자마자 보금자리 주택이 등장했었고, 유럽재정위기는 커져서 결국 피해는 서민들이 고스란히 짊어지게 됐으니까요.
전국에 있는 입주 주택 중 불 꺼진 집이 3만 가구인데 모두들 입주분쟁 중에 있는 집들입니다. 수분양자들은 들어갈 형편이 안 되는데 건설사에서는 계약해제를 해주지 않기 때문에 양쪽 서로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집들입니다.
요즘은 은행까지 끼어들어 중도금 대출받은 분들과 법적싸움을 벌리고 있기 때문에 조심하시라는 부탁을 아니 드릴 수 없습니다. 자칫 국 엎지르고, 매 맞고 쫓겨나는 신세가 될 수 있습니다. 이중삼중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이왕 지게를 짊어졌거나 수레에 무거운 짐을 실었다면 천 번, 만 번 내리고 싶겠지만 지금은 쉽게 내릴 때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첫째는, 정상이 가까워왔기 때문이고 둘째는, 실수요자가 집을 사지 않기 때문에 전세는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년과 내년의 입주물량도 워낙 부족하거든요.
[[부동산열차는 자력으로 움직였다]]
3월 3일과 4일 이틀 동안 세종시, 천안, 평택을 거쳐 수원의 부동산시장을 둘러봤습니다. 어느 곳에도 20평대는 없었습니다. 수원 어느 곳에 몇 개가 마지막 털이를 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천안에는 30-40평대 미분양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고, 평택은 그나마 매물이 없었습니다. 세종시는 뜨거운 화롯불이고,
얼마 전까지 천덕꾸러기였던 수원의 20평대와 30평대 미분양은 번호표를 받을 정도로 사람들이 모여 들었습니다. 모두 오르는 전세 대신 이참에 집을 사겠다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용인도 저층 몇 개만 남아있다고 했으며, 송도는 북새통을 이룬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더디기만 했던 부동산열차는 이미 천안을 지나 서울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여러분, 정상에 올라 잠시 쉬게 되면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 줍니다. 그런 바람을 평소 무슨 바람이라 하는지 아십니까? ‘좋아하던 여인이 머리 빗고 치마 터는 바람’이라 한답니다. 선거바람은 영예와 권력을 얻기 위한 바람이요. 우리들이 정상에서 봄바람을 맞는 일은 청렴한 바람입니다. 그리고 근면과 성실의 바람입니다.
공천과 선거를 바라보면서 높은 이상에만 가득 차 있는 사람들은 흔들리는 바위에 앉아 있는 것처럼 욕망과 불안 속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그들이 좌지우지하는 부동산 대책 속에서 모진 매를 맞아가며 착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혀가 입안에서 놀지 않고 밖에서 까불어 대는 허울 좋은 공약에 속지 마십시오. 아무 계획 없이 중구난방 쏟아지는 감언이설에 속거나, 국기를 외면하고 한국의 전통을 무시하는 허튼 공약에 속지 마십시오. 북한산이 금덩이라 해도 여‧야 모두의 복지공약을 이룰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 공약들을 함부로 믿다가 정상에 간신히 올려놓은 우리들의 지게나 수레가 다시 오던 길로 미끄러져 내려갈 까 두렵습니다.
부산을 출발한 부동산열차가 수도권과 서울을 향해 달려오고 있을지라도 기적소리는 옛날처럼 크지 않을 것입니다. 힘은 약하나마 부동산시장은 자력으로 살아나고 있습니다. 메말랐던 대지가 촉촉해지고 있습니다. 촉촉해진 땅에는 곧 싹이 돋아나겠지요.
오늘도 세월은 나에게 속삭입니다. ‘부동산 딸꾹질은 끝났다’ ‘인생길은 일방통행이지만 기회는 또 오고 있다. 잠시 욕심을 내려놓고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거라. 그리고 최선을 다하라. 9부 능선에서 포기하지 말고 뒤돌아 손가락질 받는 사람이 되지 마라. 그게 인생의 전부니라’라고…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윤정웅 내집마련 아카데미
수원 법무법인 세인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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