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부동산시장은 적막강산(寂寞江山)]]
요즘 부동산시장은 염불 소리마저 잠이든 밤 깊은 산사(山寺)처럼 조용하기만 합니다. 인적이 끊긴 산사의 겨울은 유난히 길다고 하더군요. 할미꽃과 산수유 꽃이 봄의 전령사 노릇을 하는데 봄은 저만치서 손짓만 할뿐입니다.
뜨거운지 차가운지 감은 없지만 전국은 선거라는 도가니 속에 한바탕 홍역을 치루고 있습니다. 빨강꽃과 노랑꽃이 서로 자기편이 돼달라고 하소연을 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별 관심 없다는 듯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에 진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승자와 패자가 가려지는 순간 우리나라 역사도 눈금을 달리 바꾸겠지요. 그런데 이상한 것은 선거라는 풍차가 돌아가는 순간부터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은 그림의 떡이 돼버렸으니 어인 일일까요? 불을 붙일 줄 알았는데 오히려 불을 꺼버렸으니 집 가진 서민들이나 집 없는 서민들은 연방 묘하다는 말만 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고, 아무리 비워도 비워지지 않는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갔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태어날 때부터 욕망을 짊어지고 나온 인간이 되다보니 늘 부동산 값의 오르내림에 신경을 쓰게 되나 봅니다. 값이 올라도 걱정이고 내려도 걱정인 게 부동산의 운명 아닐는지?
휴전선에서 남해안 해안선까지 정세는 비교적 조용합니다. 뭐가 달라도 옛날과는 많이 달라진 듯합니다. 부동산은 파주에서부터 제주까지 엎드려 숨을 죽이고 있습니다. 멀리 뛰기 위해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내게 맞는 부동산과 짝을 맞추기 위해 인연을 찾고 있는 것일까요?
[[새는 울어도 눈물이 없다]]
부동산 거래가 두절됨으로 인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대가 50대 랍니다. 은퇴시기를 맞이하면 집을 팔기도 하고, 늘리기도 하는 것인데 거래가 꽁꽁 묶여 있으니 부동산 덫에 걸려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가 된 것입니다. 벌이는 없어도 이자는 내야하고…
2012. 2. 현재 우리나라 자영업자가 520만 명쯤 되는데 대부분 생계형 자영업자입니다. 이 중에는 특히 베이비부머세대가 많다는 것입니다. 갑자기 일손을 놓게 되면 아무 일이나 덥석 달려들게 됩니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은퇴 후 자영업~ 심사숙고하시라는 권고를 드립니다.
기존주택은 수년째 집이 팔리지 아니하여 거주의 자유마저 잃어버렸습니다. 팔릴만하면 보금자리 나오고, 또 팔릴 때가 되면 신도시 생기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빚쟁이가 되어 있음이 사실입니다. 부동산 활성화대책이 나오게 되면 뒤따라 염장(鹽藏)을 지르는 정책이 나오는 이유를 알아가도 모를 일입니다.
내린 집값은 어디에서 보상을 받아야 할지? 눈물 없이 울어대는 서민들의 어려운 처지가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살고 있는 주택이 팔리지 아니하여 파주, 김포, 일산, 인천, 청라, 영종, 수원, 용인, 남양주, 별내, 삼송 등 여러 지역에서는 새 아파트에 입주를 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계약금 포기할 테니 제발 계약을 해제해 달라고 사정해 보지만 이를 들어주지 못하는 건설사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건설사와 정부의 합작품은 미분양 대책이었습니다. 그 올가미에 걸린 서민들은 재산까지 가압류 당한 채 눈물 없이 울고 있는데 이런 부당함을 해결하는 대책은 왜 없을까요?
[[꽃은 웃어도 소리가 없다]]
종이에 물방울이 떨어졌다 마르게 되면 얼룩이 지고 비틀어집니다. 앞으로 부동산시장에 거래가 있게 돼도 2/3 국민들은 한동안 그 상처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세월은 상처를 치료하기도 하고 더 굳은 새살을 돋아나게 하는 게 자연의 이치입니다.
아파트 시장은 절대로 가라앉지 않습니다. 아파트에서 나고 아파트에서 살아온 세대들이 줄줄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특단의 주거수단이 나오지 않는 이상 아파트의 수요는 늘어갈 것입니다. 서울에서 아파트에 살지 않은 세대들의 아파트 잠재수요는 120만 가구로서 절반 이상이 아파트를 선호하고 있음도 시장을 받쳐주는 요인이 될 것입니다.
2012년 상반기 서울의 입주예정물량은 7700가구 정도 된답니다. 이 작은 수량으로 주거를 원활하게 하겠는지요? 결국 서민들은 탈 서울의 바람이 일어날 수밖에 없겠지요. 그러기 때문에 2010년과 2011년 2년 사이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빠져나간 인구가 22만 5000명에 이른 것입니다.
양극화는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서민들의 호주머니에는 1000원짜리만 맴돌지만 부자들의 지갑에는 5만원짜리만 놀고 있다는 뜻입니다. 2009년 6월 5만원 권 지폐가 발행된 후 그간 28조원, 5억6000만 장이 쏟아져 나왔는데 지금 시중에는 3억6000만 장이 돌고 있고, 그 외 2억 장, 10조 원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선거가 끝나면 이 돈들이 곧 나오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부동산 활성화대책도 또 나올 것입니다. 물가상승률이 안정세를 찾고 있고, 외환 보유액도 최고로 많습니다. 신용등급도 올라갔습니다. 우리들은 길을 가다가 잠시 넘어진 사람들입니다. 넘어진 김에 쉬어 가십시오. 억센 비바람이 그치면 무지개는 반드시 뜨게 됩니다. 그때는 꽃처럼 소리 없이 웃을 날도 올 것입니다.
윤정웅 내 집마련 아카데미(부동산카페)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법무법인 세인(세인종합법률사무소)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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