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의 욕심이 화(禍)를 불렀다]]
2007년 9월부터 시행되는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건설사들은 그해 여름부터 폭탄물량을 계획하기 시작했습니다. 9월까지 사업승인을 받아 놓으면 아파트는 그 후 천천히 지어도 괜찮았기 때문에 각 허가관서에는 하루에도 수 십 건씩의 신청이 접수되었습니다.
결국 평소보다 3-4배가 넘는 사업승인이 접수되었고, 분양가는 평소의 1.5배 내지 2배가량 뻥튀기를 하였습니다. 물량이 많기 때문에 어차피 미분양 될 것, 값이나 올려 받되 두고두고 팔아먹자는 계산이었습니다. 당시 수도권 평균 분양가가 3.3㎡(1평)당 900만 원 선이었는데 1,400-1,600만 원씩에 분양을 했었으니까요.
2007년 연말부터 분양은 줄기차게 이어졌고, 2008년 봄에는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그때 분양했던 아파트들은 벌써 2년 전에 입주가 마감되었으나 아직도 절반은 불 꺼진 집입니다. 왜 불이 꺼져 있을까요? 불 꺼진 절반은 미분양이고, 나머지 절반은 입주 불가능이어서 비어 있는 것입니다.
2007년 하반기부터 주택시장은 쥐 소금 먹듯 야금야금 값이 내리고 있었으므로 고가분양 새 아파트에 입주할 마음씨 고운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더구나 해가 바뀔수록 거래마저 두절되었기 때문에 자금력이 약한 건설사들은 제 발등 제가 찍은 잘못으로 줄줄이 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신청(법정관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건설사들과 아파트는 서울에도 있고, 수도권에도 있으며 지방에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깎아주고 또 깎아주는 일을 반복하고 있지만 뾰쪽한 수는 없는 모양입니다. 이자도 면제해 주고 확장비나 옵션비용도 면해 줍니다. 이 정도 혜택은 기본이 돼버렸고, 잔금을 3년 정도 유예해주는 일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업승인을 미리 받아놨던 건설사들은 사업을 계속 미룰 수 없었기 때문에 2008년에서 2010년 사이 본격적으로 분양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규분양을 해서는 절대적으로 안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왜 분양을 감행했을까요? 부동산시장이 곧 살아날 줄 믿었던 게지요.
결국 물량을 쏟아 부었던 파주(운정포함). 김포(한강신도시포함). 일산(식사, 덕이포함). 인천(용현, 학익포함). 청라. 영종. 수원(망포, 권선포함). 용인(구성, 지석, 신봉, 성복포함). 남양주. 구리. 별내. 삼송. 천안. 청주 등이 지금까지 대표적 분쟁지역으로 남아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벌떼 분양이 가난한 서민들을 울렸다]]
비싸고 큰 것으로 욕심껏 분양했던 아파트는 단 한개도 팔리지 않는 현장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기껏해야 20-30%의 분양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분양은 시작했으니 아파트는 지어야 될 것이고, 돈은 없으니 어찌해야 할까요? 분양을 받아줘야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나중에야 삼수갑산을 갈망정 은행돈을 갖다 쓸려면 수분양자가 있어야 하는 것이므로 2009년 초부터 “억지로 팔기”방법이 등장하게 된 것이고, 그 기발한 아이디어가 바로 벌떼 분양이었습니다. 꽃보다 벌이 많았던 벌떼분양~
벌떼분양이란 아파트 견본주택마다 100여 명씩의 영업사원이 들어가 연고판매나 광고판매를 하는 방식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한 사람이 한 개씩을 팔게 되면 100개가 되겠지요. 그 후 또 다른 영업사원들이 들어가 또 100개를 팔고 나오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이때 정부에서는 건설사를 살린답시고 5년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주게 되었습니다. 순진한 서민들은 쌈짓돈을 싸들고 이웃끼리, 친척끼리 손에 손을 잡고 굵직굵직한 아파트를 분양받게 되었지요. 수분양자들의 부담을 줄인다는 이유로 계약금은 10%에서 5%로 줄어들다가 마지막에는 정액제 1000만 원으로 계약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계약금을 꾸어주는 건설사도 있었고,
지금 분양권을 처리하지 못해 애태우시는 분들, 그때 견본주택에서 어떤 말을 들으셨습니까? 계약금 1000만 원이나 1500만 원만 넣어놓으면 입주 때 눈감고도 2000만 원 정도의 용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을 들으셨겠지요. 집값 안 오르게 되면 계약금 1500만 원 날리면 그만이라고 했을 것이고…
입주는 전혀 생각해 보지도 않았었고 입주할 형편도 아니었으나 “입주 때 분양권으로 팔면 용돈 생긴다.” “재테크는 원래 그렇게 하는 것”이라는 말을 믿고 남편은 각시 몰래, 마누라는 서방 몰래 분양 받았다가 요즘에 들통이 나서 각방을 쓰고 있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이웃 중개업소에서는 나중에 웃돈 받고 팔아줄 테니 염려 말라고 하면서 승용차까지 내주는 바람에 온 동네 사람 모두 가서 분양받았으나 지금은 닭 잡아먹고 오리발을 내밀고 있을 겁니다. 분양받을 때 책임질 테니 염려 말라고 했던 영업사원은 핸드폰도 바꿔버렸을 것이고,
[[분양권처리는 손해가 가장 적은 방법을 택하라]]
당초에는 입주하려고 분양을 받았으나 그 후 사정변경에 의하여 입주를 할 수 없게 되었건, 순전히 분양권으로 팔기 위해 분양을 받았건 어차피 손해를 보게 되었을 때에는 여러 방법 중에서 가장 피해가 적은 방법을 택하는 일이 지혜롭습니다.
원래 도둑을 맞으려면 개도 안 짓는 법이라 여우한테 홀렸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늑대에게 물렸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 돼버린 것입니다. 잃어버린 돈이 아까워 애를 태우게 되면 병까지 나게 됩니다. 광교도 미분양 된 판국에 누구를 원망하겠습니까? 돈이란 잠시 스쳐가는 인연일 뿐이고, 그게 공교롭게도 자신에게 빨리 왔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분양권을 처리하는 방법으로는,
1. 계약금 포기하고 매수인에게 수 천만 원 얹어주는 방법
2. 시행사에서 주는 혜택을 받되(즉, 할인이나 무이자 등) 전. 월세를 놓는 방법,
3. 싸게라도 내 집 팔고 입주하는 방법
4. 가능하면 내 집 전세 놓고 입주하는 방법,
5. 법률전문가에게 의뢰하여 계약해제를 이뤄내면서 다소의 위약금을 물어주는
방법 등 다각적인 방법이 있겠으나 개인사정이나 처지에 따라 선택의 방법은 다 다를 것입니다.
요즘 속세에 떠도는 유행어가 뭔지 아십니까? “노년층과 부동산은 말이 없다”랍니다. 하지만 노년층이 선거 때 말을 하듯 부동산도 값이 오를 때 말을 하겠지요. 금년은 부동산 침체 6년째 접어듭니다. 6년근 홍삼은 값이 비싼데 아직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은 6년이 돼가도 올 듯 말 듯 합니다.
윤정웅 내 집 마련 아카데미(부동산카페)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법무법인 세인(세인종합법률사무소)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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