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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정꾼 잘못 만나면 고생한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흥정꾼]]



대부분의 계약은 중간에 거간꾼이 있게 됩니다. 거간은 흥정을 붙이는 일을 말함이고,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을 흥정꾼이라 합니다. 약 50년 전만 하더라도 흥정꾼으로서는 우(牛)시장 거간꾼, 복덕방 중개인 정도였을 뿐 직업화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흥정꾼 즉, 소개인 없이 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세상에는 일거리가 매일 늘어가고 있기 때문에 그 분야의 전문가가 중간에서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하고, 팔아야할 사람과 사야할 사람 사이에서 다리를 놓아 줘야 일이 쉽게 풀릴 수 있습니다.

예로부터 “흥정은 붙이고 싸움은 말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매매에는 흥정이 있어야 성사가 된다는 말일 것입니다. 넓게 보면 요즘 유행하는 결혼정보와 중매도 흥정이 아닐는지요? 부동산 매매나 결혼 중매나 흥정꾼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새삼 거론할 필요가 없을 듯합니다.

아파트나 오피스텔의 견본주택에서는 분양대행사 직원들이 상품을 팔고, 부동산을 매매할 때에는 동네에 가게를 두고 있는 공인중개사가 소개를 합니다. 다들 흥정꾼이라고 볼 수 있지요. 흥정꾼을 잘 만나면 큰돈을 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잘못 만나면 전 재산을 날릴 수도 있습니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흥정꾼~ 오늘은 나쁜 흥정 두 가지를 소개할까 합니다.

[[1. 세상에서 가장 나쁜 흥정꾼]]

甲은 2011.4. 평소 잘 아는 사람을 만나 용돈을 벌 일이 있다는 말을 듣고, 그의 소개로 분양권 흥정꾼 乙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乙의 말인즉, 분양권 명의를 3개월 내지 4개월만 빌려주면 300만 원을 조건 없이 지불하겠다. 하므로 돈 300만 원을 받고 명의를 빌려 주었고, 1금융권 대출과 2금융권 대출까지 인수를 받았습니다.

당시 乙은 “이 아파트는 유명 아파트로서 회사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3~4개월 후 다시 명의를 회수해 간다. 수개월 후 값이 오르면 오른 값의 절반을 또 지불한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 회수해 가지 않으면 입주 때 포기해버리면 그만이다”라는 말을 했었고, 순진한 甲은 그 말을 사실로 믿고 있었습니다.

甲은 자신을 비롯하여 열 사람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그 10명은 파주. 김포. 청라. 영종 등 여러 곳의 아파트 분양권 소유자가 된 채 乙로부터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으나 乙은 연락이 끊겼고, 분양권까지 가지고 도주하여 10명 대부분이 몇 동 몇 호, 몇 평짜리인지도 모르고 있는 실정에 있습니다.

건설 회사로부터 사전점검 통지를 받거나 입주통지를 받고 나서야 몇 동 몇 호인지를 알고 건설 회사에 “나는 속았다. 돈 300만 원 받은 죄밖에 없다”라고 하소연을 해 보지만, 건설 회사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대출은행은 “도장 찍고, 대출 인수받은 당신이 책임지라”는 말 뿐입니다.

위 열 사람 중 새 아파트로 이사할 처지가 되는 사람은 눈을 씻고 봐도 없습니다. 그런 굵은 아파트에 입주할 형편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죽이나 가난했으면 돈 300만 원에 명의를 빌려 주었겠습니까? 두 말하면 잔소리겠지요. 요즘 그런 분들이 삼천리 방방곡곡에서 물어물어 필자를 찾아옵니다.

세상에서 가장 나쁜 흥정꾼~ 고소를 하여 인적사항이 파악되었고, 곧 수배가 떨어질 것이기에 언젠가는 잡히겠지만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관 왈,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라고 하소연을 하니 아파트 분양 경험이 없는 경찰관이 수사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될 뿐입니다. 중도금 대출, 이자후불제, 분양권 등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단어들이라…

[[2. 세상에서 두 번째로 나쁜 흥정꾼]]

요즘은 인터넷 세상입니다. 인터넷 할 줄 모르고 죽은 사람은 억울하다고 봐야지요. 그런데 부자 고객들은 인터넷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보에 혼란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왜곡된 정보가 많아 자신만의 노하우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절대로 인터넷을 보지 않는다고 합니다.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동산 정보를 인터넷에 의존하신 분들은 대개 이 카페 저 카페 들어 다니면서 온갖 정보를 수집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완전에 가까운 도사들이라고 봐야 합니다. 특히 무주택자들은 매수시기를 재느라 하루 종일 인터넷과 씨름을 하고, 소액투자자들은 값이 싼 물건을 찾고 또 찾다가 밤을 새기도 합니다.

소액 투자가 사람을 죽이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소액투자라면 대개 몇 천만 원이나 1억 이하를 의미하는데 그런 돈이 있게 되면 몸이 근질근질해 집니다. 그럴 때 인터넷에 이를 유혹하는 글이 나돕니다. 어느 신도시, 어느 아파트를 분양받게 되면 입주 시기에 5천만 원을 벌 수 있다는 내용 같은 것 말입니다.

계약금은 2000만~3000만원이나 5%이고, 시세차익을 보고 분양권이 팔릴 수 있도록 관리를 해주겠다고 하면 구세주가 나타났다고 하실 겁니다. 2000만~3000만 원 들여 1~2년 후 5000만원을 벌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그렇게 샀다가 입주 때가 되어 시세가 2억 정도 내려버렸다면 어찌하겠는지요? 결국 민, 형사소송이 벌어질 것이고 그 사람도 도주를 하겠지요.

바위도 쪼개 파는 기획부동산 하면서 “주인이 직접 판다”고 허풍을 떠는 흥정꾼, 상가 분양하면서 “몇 년 동안 선 월세 지급한다.”는 흥정꾼, “잔금에서 임대보증금 까주겠다.”는 흥정꾼 등 참, 세상은 요지경입니다. 그렇게 좋은 것이라면 광고도 하기 전에 없어짐을 매일 보고 있는데 말입니다.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망함이나 흥함도 우연이나 요행이 없습니다. 다 자기 하기 나름입니다. 부동산이 까불기 시작하면 조롱으로 키운 손자처럼 버릇을 고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부동산이 곧 까불 때가 오고 있습니다. 부동산이 까불 때 흥정꾼을 잘못 만나면 쓰리고에 피박까지 쓰게 되고, 결혼에도 흥정꾼을 잘못 만나게 되면 이혼하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윤정웅 내 집 마련 아카데미(부동산카페)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벌률)


법무법인 세인(세인종합법률사무소)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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