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을에 결혼을 앞두고 있는 30대 초반 남자 직장인입니다. 요새 전세 값이 너무 올라 신혼집 마련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현재 제가 준비한 집 마련 자금은 6천만 원 정도이고요, 제 이름으로 주택청약 30개월 정도 납부했습니다. 아파트를 생각하고 있으며,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빌라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자 친구와 저, 둘 다 회사가 서울이라 서울에 거주할 예정인데요, 가격이 너무 비싸다면 서울과 가까운 경기지역으로 빠질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결혼과 동시에 내 집 마련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전세쪽으로 방향을 잡고 2~3년 후에 내 집 마련을 해야 할까요? 내 집 마련을 한다면 어떤 절차가 필요할까요? 현명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최근 젊은 층들이 필자에게 가장 많이 물어보는 말이 전세로 사는 것이 나을지, 아니면 집을 사는 게 나을지의 여부다. 전세로 계속 살자니 전세난민이 되는 것이 두렵고, 그렇다고 집을 사자니 돈이 부족해 고민하는 젊은 층들이 많다.
돈이 부족하다고 해서 전세로 계속 살거나 그렇다고 해서 무리하게 대출을 많이 받아 집을 구입하면 하우스리스푸어나 하우스푸어의 신세를 면할 수 없다.
전세로 살게 되면 오르는 전세금을 마련할 수 없어 결국 변두리로 이사 가는 비극을 가족들이 겪어야 한다. 대출을 많이 받게 되면 대출 이자 갚느라 삶이 편치 않고 미래가 불투명하다.
과거에는 대출 이자를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아파트 값이 상승해 대출을 많이 받아 아파트를 구입해도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아파트의 가치가 상승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흔들리는 세계 경제 동태와 달러 남발로 언제 어떻게 무너질지 모르는 미국 경제, 그리고 노령인구 증가와 고용 불안, 인플레이션 심화로 위태로운 한국 경제의 현실을 볼 때 암울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내 집 마련을 미루는 것은 더 위험하다. 인플레이션이 심화돼 화폐가치는 점차 추락할 것이고, 이에 따라 부동산 가격은 일정 수준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하철 요금 인상이 지하철 가치 상승에 기인한 것이 아니고 물가 상승 때문인 이치와 같다.
앞으로는 인플레이션이 더 심화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헤지 차원에서라도 내 집 마련은 꼭 필요하다. 인플레이션에 의해 오르는 집값을 모은 돈이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내 집을 갖고 있으면 화폐가치 추락을 방어할 수 있지만 전세로 살게 되면 인플레이션에 의해 전세금을 까먹게 돼 향후에는 알거지가 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전세금이 1억 원이라면 1억 원으로 벌 수 있는 기회비용 연 4%(은행 정기예금 이자율)와 인플레이션 4%에 의한 화폐가치 하락으로 1년에 가만히 앉아서 800만 원을 날리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현금 6,000만 원으로 내 집을 마련하려면]]
일단 아파트를 당장 구입하는 것은 포기해야 한다. 대출을 1억 원 이상 받더라도 수도권에서조차도 쓸 만한 아파트를 구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파트를 꼭 구입하겠다면 분양을 받아 3,4년 후 입주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조차도 청약 가입한 지 30개월이고 연령이 30대 초반이면 가점이 낮아 좋은 지역에 당첨되기는 매우 힘들다.
가장 유력한 방법은 역세권의 다세대주택을 구입하는 것이다. 수도권의 방 2개 다세대주택은 1억 원 이하로도 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출을 많이 받지 않더라도 가능하다. 서울 강북의 방 2개짜리 다세대주택은 1억 5,000만 원 내외, 용산이나 마포, 강남 등은 2억 원 내외이다.
대출 이자가 부담스러운 분들은 주택담보대출을 5,000만 원 이하로 받을 수 있는 매물을 선택한다. 만약 용산이나 마포, 강남 등에서 거주하고 싶은 사람들은 원룸을 구입하는 것이 대출 이자를 줄이는 방법이다.
원룸은 1억 6,000만 원 내외면 구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신혼부부가 거주하려면 원룸의 크기가 확장면적을 포함해서 6.5평 이상이 돼야 한다. 자금여유가 조금 더 있다면 5층의 테라스가 있는 원룸을 구하는 것이 살림을 하기에 편하다.
다세대주택이 거주하기 불편하다고 싫어하는 젊은 층들이 많은데 평생 사는 게 아니고 돈을 모을 때까지만 고생하면 되는 것이기에 감수해야 한다. 젊은 때는 좁은 방에서 살아도 부부 간의 애정이 돈독해지지만 나이 들어 비좁은 방에서 살면 궁색한 살림에 부부 간 불화만 커진다.
다세대주택은 역세권에서 구하되 가급적 신축을 택하는 것이 거주하기도 좋고 향후 환금성 면에서도 안전하다. 월세 수요가 꾸준한 곳이면 임대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매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혹 다른 곳으로 이사 가려는 데 잘 팔리지 않으면 월세를 주어 부수입을 올릴 수도 있다.
따라서 젊은 층들이 선호하고 강남이나 여의도 등으로의 접근성이 좋고 주변에 백화점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진 곳을 중심으로 선택한다. 9호선이 지나갈 곳, 신분당선이나 분당선 연장선이 들어설 곳 등이 유력하다.
[[개발 이익도 챙기고 초기투자비용도 줄이는 방법]]
부동산 공부를 좀 해야 이해되는 매물이지만 아파트 거주를 희망하는 분들이라면 재개발이나 재건축 구역의 다세대를 구입해 5~7년 후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기존아파트를 구입하는 것보다 초기투자비용이 적게 들고 개발이익도 취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아래 표는 필자의 자문으로 초기투자비용 6,100만 원으로 서울 도심의 25평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는 다세대주택을 구입한 사례이다.
대지 지분 6.5평 다세대주택 구입해서 25평형을 신청했을 때의 수익분석(단위=만 원)
- 매매가 15,000 권리가액 11,000
- 전세 2,500
- 대출 가능 금액 7,000
- 취득 비용 600
- 초기 투입비용 6,100
- 대출 이자 600 (연 6%, 이주비 지급 시점을 1년 후로 간주. 이사비용 500만 원으로 이자 일부 상환)
- 이주비 8,800 (5,500만 원은 무이자, 3,300만 원은 유이자 이주비, 700만 원은 상환해야 함)
- 실 투자비용 7,400
- 실 투자비용 대비 수익률 89.18% (일반분양가 39,500, 4년 후 입주 시 시세 45,000, 매도가는 추가부담금+ 이주비 제외 14,000 이상 가능)
- 추가부담금 20,600 (분양가상한제 결정되면 줄어들 여지 있음. 추가부담금 전액은 잔금 시 납부. 근저당 설정이나 전세금(23,000)으로 충당 가능)
- 이주비 상환 8,800
- 총 투자비용 36,800 (재건축부담금과 건축 취득비용은 포함하지 않음)
- 총 투자비용 대비 수익률 22.28% (입주 시 25평형 시세 45,000)
이곳은 곧 관리처분계획 인가가 날 정비구역이라 6개월 안에 이주비와 이사비용이 지급되며, 입주까지 3년 반이면 가능하다.
이주비로 대출금을 충당하면 입주 시까지 이자 부담이 없고, 이사비용으로는 그동안 들어간 이자를 상환할 수 있다. 사업성이 좋은 정비구역은 추가부담금을 잔금 시 전액 납부하도록 유예하고 있으므로 입주 때까지 비용 부담이 없다. 입주 때 목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전세금으로 충당하거나 매도하면 된다.
박원순 시장의 신구상으로 뉴타운이 표류하고 있지만 이는 사업시행인가 전 구역이 대상이다. 이곳처럼 사업시행인가가 난 곳은 예정대로 진행이 되고 있으므로 사업성이 좋은 구역, 가령 일반분양물량이 많은 곳, 추가부담금이 적은 곳, 추가부담금 지급 조건이 잔금 시 납부로 된 곳, 학군이 좋은 곳, 7대 건설사가 시공하는 곳 등을 대상으로 매물을 물색한다.
사업성이 좋은 구역은 시공사들의 입찰경쟁이 심하므로 이사비용으로 2천만원(무상 1천만원, 무이자 대여 1천만원), 이주비 최저 세대 당 2억 원 보장 등의 혜택이 있는 곳도 있으므로 현금흐름을 원활하게 하면서도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
다행히 박시장의 영향으로 뉴타운, 재건축 시장이 좋지 않아 가격이 많이 떨어졌으므로 지금이 구입 적기라고 볼 수 있다.
만약 부득이하게 전세로 계속 거주해야 하는 사람들은 화폐가치 추락에 의해 전세금을 까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현금흐름이 용이한 임대주택을 구입해놓을 필요가 있다.
향후에는 월세가 잘 나오는 부동산만이 마포나 용산 등처럼 유동인구가 계속 늘어나는 역세권의 원룸을 구입한다고 해도 큰돈이 들지는 않는다. 요즘처럼 매매가 대비 전월세 비중이 높은 때에는 1000만 원이나 2000만 원의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한 물건들을 구할 수 있다.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하면 현금 대비 임대수익률이 8% 이상 가능하기 때문에 2,000만 원 투자 시 월 13만 3,000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 정부가 대출을 억제할 계획이고,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투자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 그렇지 않으면 진짜 돈이 없어 투자하지 못하는 비극을 맛볼 수밖에 없다.
장인석 착한부동산투자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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