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 신부 잠자리 괴롭히는 노부부]]
3대독자 아들이 결혼을 했답니다. 아들을 결혼시킨 70세 노부부는 어서 손자 손녀가 태어나기를 기다림이 마땅할 진대 노부부의 생각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애지중지 키웠던 아들인지라 혹시 아들의 몸이 약해지면 어쩌나 엉뚱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신랑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서로 말은 안 해도 그 걱정 때문에 밤이 깊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하는 수 없이 어머니가 먼저 입을 열었다는군요.
어머니 - 영감! 우리 아들 말이요.
아버지 - 아들이 왜?
어머니 - 이제 결혼 일주일밖에 안 되었지라우. 오늘 보니 얼굴이 많이 수척해져 부렀당께,
아버지 - 임자도 그렇게 봤어? 내가 봐도 그러드라고…
어머니 - 그라지라우? 이 일을 으째야 쓸꼬? 아들이 당신처럼 너무 밝히는 것 아닌가 베~?
아버지 - 밝히긴? 하기야 부전자전 아니겄어, 무슨 좋은 방법 없당가?
어머니 - (…… ?곰곰이 생각하다) 영감! 있지라우. 좋은 방법이 있당께.
아버지 - 뭔디? 말해 보드라고
어머니 - 옛날에 당신 보니께 주로 새벽에 일을 많이 치루더구만,
아버지 - 그게 어쨌다는거여?
어머니 - 우리 둘이 날마다 번갈아 가며 새벽 4시가 되면 며느리 방 앞에 가서 기침을 하거나 그만 일어나라고 독촉을 하면 어쩌겄소?
아버지 - 에이~ 그건 너무한 것 아니여?
어머니 - 시방 체면 따질 때요? 아들을 살리는 일인디~ 내일 새벽부터 내가 먼저 할 테니 그렇게 알고 있드라고…
아버지 - 그렇다면 그렇게라도 해야제 잉~
[[어머니는 부동산대책, 아버지는 그리스]]
다음 날 새벽부터 어머니와 아버지는 번갈아 가며 하루도 빼지 않고 아들과 며느리가 자는 방 앞에 가서 헛기침을 하기도 하고, 새벽 다섯 시가 되면 어서 일어나라고 잠을 깨우기도 했습니다.
입장 바꿔 생각했을 때 여러분들이 아들과 며느리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마 사람 환장한다는 말이 나올 것입니다.
아들과 며느리가 날 밝기 전에 일을 좀 보려고 할 때 문밖에서 부모님의 기침소리가 난다면 불안해서 어찌 일을 보겠는지요? 지금시절이라면 민법 제840조 “기타 혼인을 계속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에 해당되어 당장 이혼 원인이 되겠지만 옛날에는 참고 살아야 했고, 다른 도리가 없었습니다.
꼭 그 시기에 찾아와서 일을 그르치는 훼방꾼,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에도 그런 훼방꾼이 있음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활성화 대책 내놓고 이틀 만에 보금자리 주택을 내놨고, 안정화대책 내놓기 하루 전에 임대주택 공급정책 쏟아 내놨으니까요.
가만히 놔뒀으면 아들과 며느리는 아들 딸 쑥쑥 낳아 할머니와 할아버지 품에 귀여운 손자와 손녀를 안겨 주었을 텐데 어머니가 엉뚱한 생각을 하는 바람에 노부부에게는 손자와 손녀가 늦어지게 된 것입니다. 어머니 눈치를 피해 다시 잘 해보려고 하면 이번에는 아버지가 나타나서 큰 기침을 해대고…
어머니는 지난 5년 동안 쏟아 내놨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나 주택 안정화 대책에 비유하고, 아버지는 유럽사태의 주범인 그리스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아버지도 잊을만하면 며느리 방 앞에서 기침을 해댔으니까요. 신랑과 신부는 서로 마음만 간절하듯 서울과 수도권의 부동산시장도 지난 5년 동안 눈치만 살피다가 오늘에 이르렀다고 보는데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부동산시장은 부부의 정과 같은 것이다]]
부동산시장은 부부의 정과 같은 것입니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매일 방 앞에서 헛기침을 해댔어도 어느 틈에 어찌했건 자식은 최소한 6명에서 많게는 12명을 낳았고, 그 자식들은 어려운 시절 경제개발의 주역노릇을 해왔습니다.
지난 5월 10일 부동산 안정화 대책이 있은 후 필자는 칼럼을 통해 현재 “우리나라의 부동산은 받을 복이 없다”라는 말씀을 드렸고, "그래도 아니 나온 것 보다는 낫다"는 말씀도 드렸습니다. 어차피 기다린 것, 조금만 더 기다리십시오. 아무리 어머니와 아버지가 문밖에서 기침을 해대도 나올 자식은 나오게 될 것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요즘은 값이 싼 것이라야 정을 주는데 수도권 외곽지역에 값이 싼 것 중, 큰 것이 움직인다.
2. 외곽에 슬슬 전쟁이 붙었는데 중앙에서 개포 2,3단지가 재건축 심의를 통과해 반란을 일으켰다.
3. 매도자들은 이제 내성이 생겨 마음이 느긋해졌고, 매수자들은 마음이 급하다.
4.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벨기에. 프랑스 등 유로존들은 어찌하던 자기 살 길을 다 찾을 것이기에 출렁임에도 한계가 있고,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돈도 어느 정도만 빠져 나갈 것이다. 따라서 그로 인해 부동산시장이 장기침체 되지는 않을 것이다.
5. 아무리 훼방을 놔도 애는 태어난다. 그게 자연의 이치이기에 부동산시장은 난산을 하더라도 미역국을 먹을 것이고, 그럴 때 먹는 미역국이 더 맛있다.
부동산시장은 정치적으로 안정이 되고, 경제성장이 눈에 들어와야 하는데 요즘은 검은 까마귀인지 흰 까마귀인지 도대체 알 길이 없습니다.
엊그제는 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되더니 또 오늘은 전 정부시절 공직자 감찰 어쩌고 하는 문건을 두고 말들이 많습니다. 야당은 큰집이나 작은 집이나 비례대표 부정선거 후유증으로 국민들 앞에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고, 실업은 줄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서민들은 팍팍합니다. 저축은행 비리가 터질 때나 주식시장이 요동을 칠 때에는 수조 원의 돈이 날아갔다고 하는데 그 돈들은 다 어디서 나온 돈일까요? 서민들은 항시 마른 수건을 짜내듯 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이상하게도 돈벼락은 꼭 부정이 있는 곳에 떨어지더라고요.
그리스 뱅크런(예금대량인출) 때문에 세계가 요란스럽고 주식이 곤두박질치고 있음도 문제입니다. 필자가 늘 부동산에 돈 묻으라는 당부 기억나십니까?
그런데 유럽 사람들이 모르는 게 한 가지 있습니다. 우리나라 저축은행사태처럼 한꺼번에 돈 찾으러 오면 번호표를 주면서 며칠씩 기다리게 해야 하는데 그 방법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하하.
윤정웅 내 집 마련 아카데미(부동산카페)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법무법인 세인(세인종합법률사무소)국장
‘나는 부동산이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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