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손님은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
손님 중에서도 반가운 손님이 있고, 반갑지 않은 손님이 있습니다. 손님 입장에서 자신을 반가워하지 않음을 뻔히 알고도 찾아갈 수밖에 없다면 그 마음도 무척 괴롭겠지요. 어렸을 적 필자의 집에도 사시사철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부잡한 외삼촌이 두 분 계셨는데 누나 집을 번갈아가며 드나들었습니다. 동생이 누나 집에 오는데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마는, 왔다 가면 뭐가 없어지거나 부서지고 또 고장 내놓기 일쑤였습니다. 그 바람에 필자의 어머니는 본의 아닌 시집살이를 했었고, 동생들이 집에 와있는 동안은 동생들의 움직임을 지키시느라 마음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여름 손님은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는 말이 있습니다. 요즘에는 손님이 오면 금방 나가서 외식이라도 하고, 교통이 좋아 당일치기를 하지만 옛날 시골에서는 먹여주고 재워줘야 했기 때문에 손님을 맞는 입장에서는 보통 고생이 아니었습니다. 음식 준비에도 신경을 써야했고, 어려운 처지에서는 옷도 제대로 벗을 수 없어서 고통이 따랐습니다.
왔다 간지 불과 몇 개월 되지 않았는데 필자의 집에 또 외삼촌이 오고 있다 합니다. 할머니께서는 못마땅하신 듯 으흠, 계속 헛기침을 하시며 방으로 가셨다 마당으로 가셨다 어쩔 줄을 모르십니다. 어머니께서도 집안 단속을 하시는데 심지어는 망치, 장도리, 장독까지 단속을 하십니다. 집안에 돈 몇 푼 있는 것은 아주 고쟁이 주머니에 넣어 버린 모양입니다.
[[유로존은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외삼촌 같은 손님이 잊을만하면 우리나라에 오고 있는데 바로 유럽 중에서도 그리스란 놈입니다. 이게 그림자만 비춰도 나라 안이 뒤집혀 집니다. 또 오고 있다고 하는데 오다 말지, 결국 찾아올지 감을 잡기 어렵습니다. 경제부처와 은행권, 주식시장이 문단속을 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유럽이 방귀만 뀌어도 온 세상이 숨을 멈춥니다. 잘 나가던 경제가 뒷걸음질을 치게 되니까요. 초등학교 운동회 때 1등으로 가는 나를 뒤에서 붙잡는 놈이 있다면 얼마나 얄밉겠습니까? 뒤에서 붙잡는 그 놈을 어찌해야할지 정신을 바짝 차리고 대비를 해야 할 듯합니다.
안 그래도 지금 3개월 연속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심지어는 백화점 매출까지 줄어드는 마당에 이게 죽지도 않고 또 오고 있으니 어찌해야 할까요? 벌써부터 온다는 소문이 퍼지자 유럽계 자본이 빠져나가느라 난리를 피우고 있습니다. 주식시장도 곤두박질을 하고 있습니다.
[[유주택자들, 환장할 지경이다]]
부동산시장은 또 걱정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부동산 대책과 유럽의 그리스는 부동산이 힘을 낼만하면 찾아와서 찬물을 끼얹고 있습니다. 나라 경제가 1등으로 가려고 하면 꼭 뒤에서 유럽 몇 나라들이 꽁무니를 붙잡고 놓지를 않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악연인지?
그동안 꽃도 보고, 임도 봤던 지방 부동산도 멈춰 섰습니다. 수도권 기존주택시장은 아예 포기상태로 접어들었고, 새 아파트는 배 째라는 식으로 소송에 이르고 있음이 대부분입니다. 내 집 5억일 때, 새 아파트 5억짜리 분양받았으나 내 집은 지금 3억으로 내렸고, 새 아파트는 값이 그대로 있으니 어느 누가 새 아파트로 이사를 하겠는지요?
실제로 새 아파트도 값은 3억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거래는 없습니다. 내 집 2억 내려 팔고, 2억 내린 새 아파트로 이사한다면 이사 한 번 하면서 4억을 손해 보는 결과가 일어날 판인데 신용카드 정지면 어떻고, 신용불량이면 어떻겠습니까? 주택시장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되었는지 한심스러울 뿐입니다.
아파트를 지은 건설 회사와 중도금을 대출해준 은행은 사시나무 떨 듯 떨고 있습니다. 저축은행 ․ 단위농협 ․ 새마을금고 ․ 신협 등 제 2금융권은 초죽음이 돼있고, 각 은행의 보증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주택금융공사도 뾰쪽한 대책이 없어 냉가슴만 앓고 있을 뿐입니다.
[[계약해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면서 신용대출로 가계 월세를 감당해왔던 골목골목 중개업소도 보증금 다 까먹고, 허탈한 듯 보따리를 싸기 시작했습니다. 도배업자 ․ 이사업체 ․ 인테리어업체도 노동현장으로 몰려가고 있는데 그 자리도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기름 값이 묘한 게 아니라 부동산시장이 묘해지고 있습니다.
집 구경하겠다는 말은 들어본지 오래됐고, 계약해제라는 말에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처지가 되었습니다. 서민들의 생활이 이렇게까지 되었는데도 차기 대선주자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무너지는 부동산시장을 살리겠다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한강과 대동강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변명만 요란할 뿐입니다.
세상은 다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됐습니다. 내리막길에서 미끄러지지 않고, 오르막길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려면 버티기를 잘 해야 합니다. 능력 없고, 돈 없을 때 살아남는 방법은 버티기를 잘해야 한다는 게 필자의 지론입니다. 그랬더니 필자의 아들놈은 나이 40세가 되도록 결혼도 하지 않은 채 버티기를 하고 있습니다. 허허~ 이거 원,
소나기는 반드시 지나갑니다. 유럽사태는 곧 사그라집니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단돈 1천만 원이라도 종자를 까먹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 우선 어렵다고 농부가 종자를 까먹게 되면 무지개 뜨는 봄에 씨를 뿌릴 게 없게 됩니다. 지금은 버티십시오. 울 때도 있지만, 웃을 때도 있는 게 바로 우리들의 인생살이입니다.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법무법인 세인(세인종합법률사무소)국장
윤정웅 내 집 마련 아카데미(부동산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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