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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세월을 거역하지 않는다.
담쟁이덩굴은 날씨가 가물어도 쉽게 말라 죽지 않습니다. 다른 초목은 말라 죽을지라도 이슬을 받아먹으면서 끝까지 담장을 기어오릅니다. 지금 부동산이라는 담벼락에도 수년 째 매달려 애를 태우는 유주택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살리는 소나기는 언제 내릴 것인지?

담쟁이덩굴은 버티는 힘이 좋고, 생명력이 강하기도 하지만 타고 올라가는 힘이 탁월하여 담장 뿐 아니라, 굵은 나무도 순식간에 덮어 버립니다. 여름에는 푸른 잎으로 줄기를 덮어 보호하다가 가을에는 예쁜 열매를 맺기도 합니다. 지금은 그 열매를 위하여 푸른 잎으로 줄기를 가리고 있습니다.

유주택자 여러분들께서도 그러시리라 믿습니다. 집이 짐이 돼버린 서민들은 담벼락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신용으로 대출 받아 주택담보 이자 갚고, 마이너스 카드 빼다 또 다른 대출을 돌려 막고 있습니다. 마치 푸른 잎으로 줄기를 가리듯이…

담장 꼭대기에 다 온 것 같기도 하지만 좀처럼 목적지는 눈앞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럴 때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까요? 어려워도 떨어지지 말고 부디 버티시라는 권고를 드릴 뿐입니다.

부동산시장이 침체되어 서민생활이 어려워지자 그 여파로 건설업계에 돈줄이 말라가고 있습니다. 마치 물 빠진 저수지 바닥에서 팔딱거리는 붕어 신세가 되고 있다는 표현이 옳을 듯합니다. 현금은 언제나 무정한 것이어서 돈 없는 사람을 외면해 버리거든요.

그래서 가난한 사람과 가난한 건설업체들은 어제도 오늘도 빚을 갚지 못한 채 그저 내일이 좋아지기만을 기다리는 모양입니다. 에휴, 언제나 다리 쭉 뻗고 나물 먹고 물 마시는 그런 세상이 올 것인지?

서민들도 갈 곳이 없고, 건설업체들도 갈 곳이 없다면 어찌해야 할까요? 2금융권과 대부업체에서 신청하는 경매 건수는 늘어가고, 고금리 대출비중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누구나 돈벼락 한 번 맞아봤으면 원이 없겠지만 소나기는 늘 내려도 어디서 벼락 맞았다는 말은 전혀 없습니다.

수도권 부동산시장은 이제 숨소리도 멈췄고, 지방은 맥 빠진 토끼처럼 숨만 헐떡거리고 있습니다. 기존도시는 한숨 도시, 신도시는 빈 도시, 세종시는 걱정시, 혁신도시는 냄비도시, 뉴타운은 빚타운이 돼가고 있습니다. 미분양 아파트나 도시형 생활주택, 오피스텔 시장은 막 퍼주기를 하고 있지만 찾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이럴 때 필자는 늘 “버티라”는 주문을 합니다. 떨어지면 끝장임으로 담쟁이덩굴처럼 딱 붙어 이슬로 연명을 하더라도 살아남아 달라는 부탁을 드립니다. 왜 그런 말씀을 드릴까요? 어차피 부동산은 시간싸움이거든요. 시간은 무쇠를 녹입니다. 그리고 그 어떤 역사도 세월을 거역할 수 없음이 만고불변이 이치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역사는 영원한 동지도 없고, 영원한 적도 없습니다. 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 20년 전의 중국이 어떠했는지 기업하십니까? 50년 전의 한국이 어떠했는지 기억하시리라 믿습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반드시 지나가게 돼있고, 노래 소리 높던 태평성대도 반드시 저물게 돼있음이 세상일일 것입니다.

주막집 명월이에게 푹 빠져 막 재미 좀 볼만하면 꼭 친구가 주막에 찾아와서 불러낸다면 친구가 무척 얄밉겠지요? 일이 될 만하면 훼방을 부렸던 미국의 금융위기나 유럽의 재정위기도 이제는 서서히 가시고 있음이 엿보입니다. 미국, 유럽, 영국, 중국 등 여러 나라가 금리인하와 양적완화 등 경기부양책을 본격적으로 내놓고 있으니까요.

가계부채 늘어났다고 엄살을 피워도 우리나라 경제도 좋아지고 있음이 사실입니다. 하반기에 풀리는 8조 원의 토지보상금도 지금부터 갈 곳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모든 예측은 무너지게 돼있지만 오는 세월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기에 이제부터는 담쟁이덩굴이 담 위로 올라서는 일만 남았을 것입니다.

아들에게 집 사주고, 며느리에게 명품 가방 사주고, 사위에게 열쇠주고, 딸년에게 집 사주다 빚만 잔뜩 짊어지신 50 · 60세대 여러분! 어차피 기다려온 세월, 잠시만 더 기다리십시오. 값은 눈부시지 않을지언정 사겠다는 사람은 나타날 것입니다.

앞으로 지역과 상품에 따라 회복세는 차별화 할 것이기에 아직까지 시장을 믿지 못해 매수를 미뤘다면 종소리 울리기 전에 서둘러 길을 떠나십시오. 버스는 미리 타지 않으면 서서가기 마련이고, 가는 길 내내 불편할 수 있음을 경험했습니다.

어렵다고 함부로 놔도 안 되고, 급하다고 함부로 갖는 일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은 만고불변의 이치입니다. 자주 꽃피는 감자는 캐보나마나 자주 감자임을 수없이 봐왔습니다. 부동산 가라사대~ 부동산은 어차피 시간싸움이다.


윤정웅 내 집 마련 아카데미(부동산카페). http://cafe.daum.net/2624796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1-262-4796, 031-213-4796
법무법인 세인(세인종합법률사무소)국장. http://cafe.daum.net/laws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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