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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에 대한 인연과 미련
한 해 100만 명의 자영업자가 생기지만 그중 80만 명은 1년 안에 문을 닫는답니다. 자영업자들의 대출금은 320조 원으로 추산되는데 매달 100만 원도 못 벌고 있다하니 집 안 팔려 오도 가도 못한 유주택자들이나, 가게 문 열어놓고 날마다 빚 얻어 생활하는 자영업자들이나 그 처지가 서로 이웃에 살고 있는 홀아비와 과수댁 팔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홀아비와 과수댁은 첫째, 곁에 사람이 있어야 하고 둘째, 돈이 있어야 외로움을 덜 탑니다. 그런데 유주택자들의 부동산시장이나 자영업자들의 가게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지 오래 됐습니다. 먹을 것 없는 밥상에 파리 떼만 우글거리듯이 우편함에는 여기저기서 날아든 독촉장만 쌓여 갈 뿐이고…

사람은 누구나 웃음을 먹고 살아야 합니다. 인생의 건강과 행복도 웃음에서 시작하는데 요즘에는 웃을 일이 없다고 합니다. 느는 게 빚이고 쉬는 게 한숨이라나요? 예전에는 잠시 어렵다가도 금방 풀리고 했었는데 2007년부터는 계속 내려가는 길만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올라갈 때 미끄러지는 게 아니라 내려갈 때 미끄러집니다. 올라갈 때 미끄러지면 관절을 다치게 되지만, 내려갈 때 미끄러지면 다리가 부러지게 됩니다. 지금 부동산 때문에 다리가 부러진 환자들이 매일 쏟아지고 있습니다. 어찌어찌해서 깁스로 싸매고 있긴 하지만 완치가 될지 걱정입니다.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에서 91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는데 그 조사내용이 참, 재미있습니다. 910명 중 자신이 ‘집 가진 거지’라는 대답이 630명이었답니다. 집값이 모두 2-3억씩 내리는 바람에 내 돈은 날아가 버리고, 빚만 남았다는 뜻인데 몇 년 동안 그 돈을 벌었다고 해도 시원찮을 판에 눈뜨고 도둑을 맞았다면 기가 막히겠지요.

기가 막힐 때 콧구멍이 하나라면 금방 죽게 됩니다. 그럴 때를 대비해서 조물주께서 콧구멍을 두 개 만들어 놨습니다. 콧구멍이 두 개라면 쉽게 죽지는 않을 것이기에 또 희망을 갖고 사는 게 우리들 인생입니다. 그래서 이런 조사가 나왔을까요? 집으로 망해도 여력만 되면 또 집을 사겠다는 사람들이 34.6%, 주택경기 회복 여부를 지켜본 뒤 사겠다는 사람이 37.1%라니 말입니다.

그렇다면 집으로 망했을지라도 또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70%가 넘는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앞으로 다시는 집을 사지 않겠다는 사람은 불과 6.8%에 불과하다면 계(契)하다 살림 망해먹었어도 조강지처가 좋고, 사업하다 재산 말아먹었어도 본남편이 좋다는 말이 아닐는지요?

자식이 사업을 하다 망하게 되면 부모의 재산까지 타격을 받게 됩니다. 그렇다고 그 자식 버린 부모는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다시 돈을 긁어모아 일어나도록 도와줍니다. 앞으로 부동산도 그런 비유로 봐주시기를 바랍니다. 다시 돈 뭉치를 들고 또 투자처를 찾을 날이 올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에게는 언제나 현재가 중요합니다. 현재의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면 장래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위기 때 부동산투자는 손해가 가장 작은 방법을 택하시라는 권고를 늘 드렸습니다. 내 힘에 버거운 짐은 과감히 버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출발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맨몸으로 출발하시라는 의미는 전혀 아닙니다. 무거워서 넘어지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당부말씀일 뿐입니다. 그리고 부동산투자는 부정보다는 긍정이 좋습니다. 긍정 없는 사람에게 무슨 성공이 따르겠습니까?

이런 글을 쓰게 되면 금방 값이 오를 것으로 판단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지금은 값이 오르는 일 보다는 거래가 우선입니다. 정이 들려면 우선 얼굴을 봐야 합니다. 얼굴 한 번 보지 않고 정들었다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지요? 구경이라도 와야 흥정이 있게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부동산시장은 영원히 죽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2030년대나 2040년대는 집이란 존재가 필요 없을 것 같이 말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하늘에 올라가 살까요? 모르긴 몰라도 더 크고 좋은 집 차지하려고 안달을 할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치고 반반한 집에 사는 사람도 없겠지만,

이제 국회가 열렸으니 부동산 관계법안도 하나, 둘 해결이 되리라 믿습니다.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된다고 해도 당장 집값이 오를리 없을 것이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와 비사업용토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제도는 이 해가 저물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입니다.

지난 5년, 너나없이 부동산 값이 내리는 바람에 일생 만져보지 못할 돈을 날려 보냈습니다. 그리고 집 때문에 망했습니다. 집으로 망했을지라도 다시 집을 사겠다고 한다면 부동산시장은 죽을 리 없습니다. 두고 보십시오. 거래가 있게 되면 값은 어는 날 갑자기 오르기 시작할 것입니다.

앞으로 시장이 회복되어도 무주택자가 쉽게 뛰어들지도 않을 것이고, 그로 인한 파급효과도 크지 않습니다. 낚시 바늘은 낚시를 아는 사람이 사게 되고, 골프채는 골프를 아는 사람이 삽니다. 부동산시장도 다시 새로운 중산층이 일어서서 투자를 해야 살아나게 될 것입니다.


윤정웅 내 집 마련아카데미(부동산카페). http://cafe.daum.net/2624796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1-262-4796, 031-213-4796
법무법인 세인(세인종합법률사무소)국장. http://cafe.daum.net/laws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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