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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파트 입주는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요즘 입주분쟁에 따른 질문과 상담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새 아파트에 입주할 수 없다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갑자기 배우자를 잃어 입주할 수 없다는 사람도 있고, 부도를 당해 입주할 수 없다는 등 사정은 각각이어서 어느 편을 두둔하기도 어렵고, 어느 편을 비난하기도 어렵습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입장 바꿔 생각함)의 처지에서 최선을 다하라는 주문을 하지만 형편상 입주하기에는 전혀 불가능한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그 다음은 품질을 문제 삼습니다. 건설업체에서는 개인적인 계약해제를 일체 해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분들까지 품질을 문제 삼는 집단소송에 동참하고 있음도 문제입니다.

-질문-

분양받은 수도권 어느 아파트가 입주를 앞두고 있습니다. 3.3㎡(1평)당 1,300만 원에서 1,400만 원에 분양했던 아파트입니다. 살던 집이 팔리지 아니하므로 전세를 놓고 새 아파트는 대출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분양 받고나서 2년 6개월을 기다려온 아파트이기에 설레는 가슴을 안고 사전점검을 갔습니다.

아파트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기가 막혀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속았다는 배신감이 치밀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건 품질이 10년 전 주공아파트만도 못했기 때문입니다. 단지 토목공사도 허술하기 짝이 없고, 조경은 시늉만 내놨으며, 인테리어는 품질이 저급하여 도저히 살 수 없는 아파트였습니다.

수분양자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모두들 소송을 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날 밤 소나기가 내리자 축대는 와르르 무너져 내려버렸습니다. 분양 당시 광고도 모두 과대광고였습니다. 건설업체가 기업회생신청을 하는 바람에 짓다 말다를 반복하더니 결국 저급품질을 내놓고 만 것입니다.

너무나 분하다고 우는 여인네도 있었고, 아파트 벽을 치며 통곡하는 노인도 있었습니다. 수분양자들은 건설업체의 봉이 되어 이런 아파트에 끌려들어갈 수밖에 다른 길은 없을까요? 수분양자들을 우습게 보는 건설업체가 얄미워 입주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변-

이런 일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심정을 모릅니다. 피 같은 돈 주고 허접한 아파트 가져 온다면 울화가 치밀게 됩니다. 2008년 이후 주택경기 침체로 건설업체들의 자금사정이 어려워지자 품질이 낮아지고 있음이 사실입니다. 스텐으로 시공할 부분을 합판이나 철판으로 바꿔치고, 500만 원짜리 나무 심어야 할 곳에 5만 원짜리 잡목 꽂아놓고 맙니다.

축대도 자연석과 발파석으로 쌓아올려야 하고 사이에 나무를 심어야 해야 함에도 적당히 잔디만 깔아버리기 때문에 비만 오면 토사가 흘러내려 아파트 단지에 흙이 쌓이는 곳도 있습니다. 위층에서 물이 새서 물동이를 받쳐 놓는 집도 있고, 겨울에는 추워서 욕실에 들어갈 수 없는 집도 있습니다. 얼마나 엉성하게 지었으면 그러겠습니까?

그 뿐이 아닙니다. 도시가스 배관이 실내에 들어와 있는 아파트도 있고, 확장하는 아파트 발코니 부분에 난간대가 없는 아파트도 있습니다. 건설업체가 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신청을 해 버리면 하청업체에 돈을 못 주기 때문에 하자보수를 해주지 않은 아파트도 있습니다. 소비자를 봉으로 여기는 처가가 아닐는지?

새 아파트 분양받고 나서 속병이 생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수분양자들은 너나없이 아무리 불경기라 해도 아파트만 잘 지어졌다면 입주하겠다는 사람이 훨씬 많음을 보고 있습니다. 필자는 예수도 아니고 석가도 아니기 때문에 건설업체를 용서하고 들어가 살라는 말은 못하겠습니다. 이웃집 홀아비 불쌍하다고 사정 봐주게 되면 애 갖게 되고, 그 애는 사생아가 될 뿐입니다.

법은 서민들의 편에 서야 정의로운 사회가 될 수 있습니다. 수분양자들은 뜻을 모아 집단소송을 하심이 옳다고 봅니다. 재판 중 판사 입회하여 현장검증을 하거나 분양정산을 해서 값의 적정함을 따져야 할 것이고, 광고 때부터 잘 못이 있었는지를 캐내야 할 것입니다.

요즘 수도권에 입주분쟁이 심해지자 언론에서는 수분양자들이 부동산 침체를 이유로 버티기를 하고 있다는 식으로 기사를 내고 있지만 자신들이 값에 못 미치는 아파트에 입주할 형편이라면 그런 기사 쓰지 않았을 것입니다. 건설단체들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기사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집단소송은 시행. 시공사를 상대로 제기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있고, 과대광고나 허위광고를 문제 삼는 계약해제 소송이 있으며, 사기 분양을 문제 삼는 계약취소 소송도 있습니다. 대개 계약해제 소송과 계약취소소송은 대출은행까지 상대하는 채무부존재소송이 따르게 됩니다.

또 계약해제 소송이나 계약취소 소송은 소급하여 계약을 없는 것으로 하자는 소송이기 때문에 계약금 반환이나 중도금 반환, 계약금 배액을 물어내라는 손해배상청구가 따르기도 합니다. 어떤 소송을 제기할 것인지는 분양광고나 분양가, 품질을 기준으로결정하게 됩니다.


윤정웅 내 집 마련 아카데미(부동산카페). http://cafe.daum.net/2624796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1-262-4796, 031-213-4796
법무법인 세인(세인종합법률사무소)국장. http://cafe.daum.net/laws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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