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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I 규제 하루빨리 풀어야
올 상반기 들어 기업들의 시설투자가 급감했다고 합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아무래도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의 성장둔화로 인한 영향이 크기 때문에 투자가 유보됐다고 봐야 하겠지요. 이웃집에 불이나면 내 집까지 불똥이 튀어 손해를 끼치는 일이나 다름없는 일일 것입니다.

지금은 모든 게 불확실합니다. 사람들은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김진사댁 셋째 딸이 아무리 예뻐도 연병에 걸려 석 달 동안 바깥출입을 하지 못한다면 장래 어찌될 줄을 모를 것이기에 선뜻 결혼하겠다고 나서는 총각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와 마찬가지 이치가 아닐는지?

서민들도 지갑을 닫아 버렸습니다. 닫았다고 표현하기 보다는 빈 지갑이 돼버렸다는 말이 더 솔직하겠지요? 결국 수출도 줄어들고 내수도 줄어든다면 서민들의 처지는 먹을 것 없이 죽도록 쳇바퀴만 돌리는 다람쥐 신세와 뭐가 다르겠습니까? 물레방아 인생은 돌고 돈다지만 요즘 우리들의 생활은 고난의 연속입니다.

와중에 KO패 당한 부동산 선수는 주심이 아홉을 셀 때까지 좀처럼 일어설 줄 모르고 있습니다. 애가 탄 관객들은 빨리 일어나 달라고 힘주어 외치고 있지만 그 함성을 듣고 있는지 외면하고 있는지 가늠할 길이 없습니다. 부동산 때문에 424조 원의 빚을 짊어진 50세 이상 세대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기도 합니다.

여기저기서 주심을 바꾸라는 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DTI라는 반칙을 너무 남용했기 때문에 선수가 지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2년 동안 서울의 아파트 값이 20조 원 증발해 버렸고, 주식이 150조 원 이상 날아가 버렸다는 책임도 주심에게 있다고 하니 무지한 백성으로서는 헤아릴 길이 없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부동산시장에서 지겹도록 들어온 DTI(총부채상환비율)는 지금도 횟집에서 번쩍거리는 식칼처럼 부동산시장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부동산 정책을 쥐락펴락했던 사람들은 모두 이 식칼을 사용했었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부동산은 놔두면 오르기 때문에 이 식칼을 들이댈 수밖에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어느 대선 후보도 그렇게 말했더군요. 분양가 상한제는 폐지한 게 맞고, DTI해제는 “아주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입니다. “아주 신중히”라는 말은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의미라고 보는데 여러분들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금의 부동산시장은 값이 오를 이유가 없으므로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해야 하지만 DTI폐지는 가계부채와 연결된 문제임으로 이를 폐지할 수 없다면 왜 가계부채가 증가했는지를 묻고 싶습니다. 빈대떡 신사가 뺨을 맞는 이유는 돈이 없기 때문이고, 서민들의 빚이 늘어난 이유는 주택이 팔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황소는 멍에를 벗겨주지 않으면 하루 종일 쟁기질을 해야 합니다. 하루만 쟁기질을 해도 힘들 텐데 수도권 유주택자들은 5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멍에를 벗지 못하고 있습니다. 빚이라는 멍에를 말입니다. 얼마나 힘이 들겠습니까? DTI와 부동산과 가계부채~ 정말 거꾸로 해석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동산에 거래가 있게 되면 가계부채는 자연스럽게 해소가 됩니다. 요즘 세상에 어느 정신 나간 사람이 빚 잔뜩 안고 부동산 값 오르도록 기다릴 사람이 있겠는지요? 부동산 풀어주면 가계부채 증가한다는 말은 쌍팔년도에나 있었던 말일 뿐입니다. 세월을 거슬러 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기존주택시장은 악발로 버티고, 신도시 주택시장은 요령으로 버티고, 상가나 토지시장은 오기로 버티고 있음을 왜 모르고 있을까요? 수도권도 그렇지만 지방도 이젠 아파트 더 지어서는 안 됩니다. 지어봤자 미분양이고, 분양해봤자 입주 때 순조롭지 않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대형건설사들이 하나, 둘씩 해외로 보따리를 싸고 있습니다. 굵은 것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고 느껴집니다. 대우건설은 알제리에 나가 하천복원 사업을, 현대건설은 베네주엘라에 나가 정유공장 공사를, 포스코는 브라질에 나가 제철소 공사를, 대림산업은 해상풍력사업을, GS건설은 스페인에 나가 물처리 사업권을 따내고 있음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고기 잡을 줄 모르는 사람들은 물을 막고 품어 내는 게 최고입니다. 부동산을 모르는 사람들은 규제책이 최고입니다. DTI 제도 같은 규제책은 부동산시장을 바라볼 줄 모르는 초보자들이 써먹는 방법이고, 국민들은 그 식칼에 살이 배어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처는 아물게 돼있고, 악법은 훗날 심판을 받게 됩니다. DTI라는 식칼이 자취를 감추는 날 주심은 아홉을 셀 것이며 선수는 벌떡 일어나 칠전팔기의 승전을 울릴 것입니다. 믿고 느긋하게 기다리십시오. 부동산과 놀아주지 않으면 외로운 부동산은 누구와 놀겠습니까?

윤정웅 내 집 마련 아카데미(부동산카페). http://cafe.daum.net/2624796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1-262-4796, 031-213-4796
법무법인 세인(세인종합법률사무소)국장. http://cafe.daum.net/laws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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