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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은 부동산대책 효과있을까?
배 아픈 환자의 배꼽에 반창고를 붙여봤고, 가슴 아픈 환자의 귀밑에 멀미약도 붙여봤던 지난 세월의 부동산대책은 맥없이 무너진 채 수도권 부동산시장은 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이 돼가고 있습니다. 이럴 때 쓰는 말이 있습니다. 백약이 무효라고,

수 십 번에 걸쳐 내놨던 대책들은 모두 처방이 빗나갔습니다. 가계부채 때문에 DTI폐지는 안 된다고 했던 정부당국이나, 부동산규제완화 문제만은 핫바지 속의 방귀냄새처럼 늘 피하고 싶었던 의원님들 요즘도 그 생각 그대로인지 묻고 싶습니다.

그간의 부동산대책은 비새는 집 들보 썩는 줄 모르고, 기둥에 적당히 페인트칠이나 해왔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입니다. 바꿔 말하면 약봉지는 많아도 필요 없는 약일뿐입니다. 예로부터 애를 때리려면 울게 때리라고 했는데 늘 건드리다 말았기 때문에 불효자가 돼버렸습니다. 부동산시장에 근본적인 처방이 약했다는 뜻입니다.

선보는 날 기미와 주근깨 가리려고 화장품 덧칠해도 그게 첫날밤에 들키게 됩니다. 부동산대책이 가짜 아스피린이었음을 더 이상 말해 무엇 하겠는지요. 임시변통은 영원할 수 없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합니다. 그래서인지 첫날 밤 욕실에서 나오자마자 보따리를 싸는 신혼부부도 봤습니다.

이럴 때 미리 혼인신고를 해버린 사람들은 문제가 복잡하게 됩니다. 몸은 처녀와 총각일지라도 호적은 홀아비와 과부가 될 것이니 말입니다. 혼인무효로 다투어 다시 처녀와 총각이 돼야 하는데 설령 그렇게 되더라도 흠은 남게 됩니다. 또 다른 사람과 다시 결혼해도 상대방에서는 찜찜하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고…

부부는 헤어지더라도 빨리 헤어져야 상처가 덜 합니다. 매일같이 치고받고 싸우다 헤어지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받게 되고, 재산도 없으면서 자녀들까지 줄줄이 놔두고 헤어지게 되면 양쪽은 일생동안 발 뻗고 잠을 잘 수 없게 됩니다. 걸리는 게 걱정이고, 남는 게 모두 빚이거든요.

그래서 2-3년 전부터 부동산시장이 망하지 않을 큰 대책을 빨리 내놓으라고 외쳤던 것입니다. 한 가정이 무너지면 빚만 남게 되듯 부동산시장이 무너지면 서민들에게 크나큰 후유증이 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좋은 대책은 한 번도 없었고, 그런 말 한 사람들은 투기꾼으로 몰아 부쳐버렸습니다.

총선 전에는 내수를 회복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부동산대책을 내놓게 돼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4월 총선 때에는 맨 입이었습니다. 부동산의 ‘부’자도 꺼내지 않았습니다. 5. 10. 부동산대책은 가계부채 핑계로 구렁이 담 넘어가 듯 어물쩍 넘어가 버렸습니다.

결국 부동산시장은 울며 따라오는 자녀들과 빚만 놔두고 이혼하는 부부 모양새가 돼가고 있습니다. 모진 인연으로 악착같이 버텨왔지만 이제 싸울 힘마저 잃어가고 있음이 사실입니다. 혼인무효가 될지 모르겠으나 이제는 눈앞에 불덩이가 떨어졌는지 DTI도 완화하고, 분양가 상한제도 풀겠다고 하니 만시지탄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려면 그가 평소 다니는 길목을 지켜야 합니다. 필자는 부동산이 찾아올 길목을 미리 알고 여러분들에게 기다리라고 하였으나 사랑하는 사람은 아예 오지 않더니 이제 나타나는 모양입니다. 이 글에서 사랑하는 사람이란 DTI폐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내수경기부양을 말하는 것입니다.

요즘 가계부채에 대해 상환조건을 완화하고, 이자문제에 있어서도 서민들에게 유리하도록 하자는 말들이 많습니다. 그 가계부채 무서워서 지금까지 DTI폐지 못하고 있었는데 왜 가계부채가 폭탄으로 떠오르고 있을까요? 부동산 묶었으면 가계부채라도 없어야 할 텐데 말입니다.

심장이 멎으면 사지가 마비됨을 이제라도 알게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우리나라는 부동산시장이 경제의 심장이고, 물레방아 역할을 하는데 물이 말라버린(거래가 끊어져 버린)물레방아가 방아를 찧을 수가 있겠습니까? 물레방아가 방아를 찧을 수 없을 때에는 어찌해야 할까요? 힘들어도 절구질을 했었습니다.

절구질 해보신 경험이 있으십니까? 하루 종일 절구질해봐야 하루 먹고 나면 남는 게 없는 중노동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그렇게 힘든 세월을 살아오셨고, 그 덕분에 오늘의 우리들이 있게 된 것입니다. DTI가 완화되고, 분양가 상한제가 풀리며 내수경기를 부양해도 이미 기회를 놓쳤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들은 적어도 3년 동안 절구질을 해야 할 것입니다. 필자의 경험상 전쟁 빼놓고는 이런 위기가 드물었거든요.

주택 값이 30-40% 떨어져 노후의 계산서가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지금은 훌훌 털고 버렸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집이기도 합니다. 먼 훗날까지 오늘을 꼭 기억하십시오. 여러분들이 설계하는 인생도면에 꼭 오늘의 위기를 주춧돌로 삼으십시오. 튼튼한 설계가 될 것이고, 실패하는 일이 결코 없을 것입니다.

윤정웅 내 집 마련 아카데미(부동산카페). http://cafe.daum.net/2624796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1-262-4796, 031-213-4796
법무법인 세인(세인종합법률사무소)국장. http://cafe.daum.net/laws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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