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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성한 곳이 없다.
아무리 좋은 꽃노래도 세 번을 들으면 싫증나게 됩니다. 그런데 대외경제 여건이 안 좋고, 가계부채가 많고, 내수가 위축되고, 부동산 매수심리가 얼어붙었다는 등 맨 날 안 좋은 이야기만 몇 년을 듣다보니 이제는 신물이 날 지경입니다. 여러분들께서도 그러십니까?

기존주택시장은 물론 새 아파트 입주나 토지시장은 더위까지 먹어 기진맥진 상태입니다. 이럴 때마다 필자는 늘 오기로 버티라는 말씀을 드립니다마는 글쎄요, 쪼들리는 생활을 이겨내는 게 여간 쉬운 일도 아니려니와 버틸 만치 버텨왔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기다리는 말씀으로 대신하고 싶습니다.

토지를 가지고 있건, 주택을 가지고 있건, 아파트나 오피스텔 · 도시형 생활주택 분양권을 가지고 계신 분들 어쩌다 부동산 가진 죄인이 되어 피서도 못 가신 채 쩔쩔매고 계십니까? 돈도 돈이지만 우선 마음이 편치를 못해 만사가 귀찮다는 생각뿐일 것입니다. 과연 우리들 앞날에 이만하면 살만하다는 날이 언제 올 것인지?

중개업소가 있는 골목길은 적막강산입니다. 경력 중개사들은 대리운전이나 건설현장 노동으로 직업을 바꾼 지 오래 되었고, 여자 분들도 수퍼 판매원이나 아르바이트 현장으로 나가 버렸습니다. 옛날 그 가게에는 새내기 중개사들이 경험을 얻기 위해 월세를 찾아 해매거나 분양사무실 직원으로 겸업을 하고 있을 뿐이고,

요즘 살고 있는 주택을 팔아 달라고 중개업소에 의뢰해본 일이 있으십니까? 알아 보겠다는 말은 해도 아예 매물대장에 기재도 하지 않습니다. 기재해봤자 사고자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싸게 팔면 매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살 사람은 오지 않게 되고, 값만 내려가고 맙니다.

새 아파트 입주현장은 초상집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듯합니다. 준공은 떨어졌어도 70-80%의 수분양자들은 형편이 안 되어 입주할 수 없다하니 이 일을 어찌해야 할까요? 건설업체측에서는 별별 아이디어를 짜내면서 입주촉진책을 내놓고 있지만 수분양자 목에 오랏줄을 걸어 끌고 들어갈 수도 없는 일인지라 뾰쪽한 대책이 없습니다.

분양계약해제를 두고 재판을 받고 있는 당사자들의 변론을 들어봅시다. 실제로 법정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실입니다.

-재판장-
계약해제를 원하는 수분양자는 왜 분양계약을 해제해 달라는지 이유를 말해보시오.

-수분양자-
저는 분양 당시 내 집 마련 계획이 있거나 달리 자금계획이 있어 이 아파트를 분양받은 게 아니었습니다. 저는 현재 월세살이를 하고 있는 회사원입니다. 5,000만 원만 걸고 계약을 받아 놓으면 수개월 후 프리미엄 3,000만 원을 받고 되팔아주겠다고 하므로 그 말을 진실로 믿고 빚을 내어 분양을 받았던 것입니다.

제가 무슨 돈이 있다고 5억 짜리 46평 아파트를 분양받았겠습니까? 분양권으로 팔아주겠다던 사람은 행방불명이고, 어찌하던 팔아보려고 갖은 고생을 해봤으나 팔리지 아니하였습니다. 입주하지도 못할 사람이 계속 분양권을 가지고 있는 일도 옳은 일이 아닐 것이고, 미리 포기의사를 밝히는 게 건설업체의 피해를 줄이는 일이 될 것이라 생각되어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이 해제되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재판장-
계약서에 의하면 위약금은 매매대금의 10%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수분양자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보는데 건설업체측에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변론해 보시오.

-건설업체-
수분양자의 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 요구를 들어주기가 지금으로서는 곤란합니다. 외부에서 보기에는 분양이 거의 끝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미분양이 40%가 있습니다. 현재 저희들 입장에서는 이 미분양을 어떻게 팔아야 할지 그 점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침체기에서는 전혀 팔릴 수가 없음이 문제입니다.

이런 와중에 이미 분양받은 사람들이 계약을 해제해 달라면 건설 회사는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입주 때가 되면 입주대책이 나오게 될 것이고, 미분양 판매촉진책도 나오게 될 것이므로 수분양자는 손해를 보더라도 분양권을 팔던지 아니면 회사차원의 대책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 주심이 옳을 것입니다. 지금으로서는 계약해제를 해 드릴 수 없습니다.

-재판장-
이 사건은 추정(재판 기일을 다음으로 미룸)하겠습니다.

현재 부동산시장은 어느 곳을 가거나 성한 곳이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 한 가지는 꼭 기억해 두실 일이 있습니다. 방아쇠를 당기기 전엔 잠시 숨을 멈춥니다. 지금이 그런 시기입니다. 방아쇠라는 말이 나오게 되면 군대 갔다 오신 분들은 사격장의 훈련모습을 떠올릴 것입니다. 그때 조교들이 무슨 말을 하면서 훈련을 시키던가요? “숨을 멈추고, 처녀 뭐 만지듯 1단, 2단 신중하게 당기라”는 주문을 받았을 것입니다.

조교가 시키는 대로 총을 쏴 특등사수가 된 훈령병도 있고, 낙제를 당하여 기합을 받았던 훈련병도 있으시겠지요? 그러나 제대하고 나면 누구나 특등사수였다고 허풍을 떠는 게 군대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더디더라도 부동산시장은 풀리게 돼있습니다. 부동산도 세월을 거슬러 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국민들은 정치를 믿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와 은행도 믿지 않고 있습니다. 부동산으로 손해를 봤다면 인연이 없었노라, 생각하시고 다음 인연을 기다리십시오. 그동안 고생할 만치 했고, 기다릴 만치 기다렸습니다. 나중에 맺을 수박이 클지 작을지 어찌 알겠는지요? 먼 훗날 큰 수박이 열리거든 2012년 부동산 불경기 때 나는 특등사수였다고 자랑하십시오.


윤정웅 내 집 마련 아카데미(부동산카페). http://cafe/daum/net/2624796
수원대학교사회교육원교수(부동산, 법률). 가을학기부동산학과 학생모집마감임박
법무법인 세인(세인종합법률사무소)국장. 011-262-4796, 031-213-4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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