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여자들만 모여 산다면 어찌될까요? 귀찮다고 화장도 하지 않을 것이고, 스트레스가 잔뜩 쌓인 채 먹고 살기 위한 일에만 전념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반대로 남자들만 모여 산다면 어찌 될까요? 모두들 홀라당 벗고 먹을 만치만 일을 할 것이고, 나머지 시간은 도박이나 술로 세월을 보내지 않을는지?
이 세상은 암수가 있어야 발전이 있고, 종족번성이 있게 됩니다. 그로 인해 자신이 뿌린 씨앗은 자신이 거두는 게 도리이고, 책무이기도 합니다. 암탉만 30마리가 있고, 수탉은 한 마리도 없는 세상이 있다면 닭의 세계는 암탉 30마리의 목숨이 다하는 날 종족이 멸망하게 되겠지요.
역학에서는 이런 일을 음양오행(陰陽五行)으로 풀이하기 때문에 궁합이 있게 되는 것입니다. 부동산에도 궁합이 있고, 부동산 대책에도 궁합이 있습니다. 이런 이치를 무시한 채 눈앞에 보이는 것만 쏟아내게 되면 지금처럼 젖은 재가 되어 맥을 못 추는 부동산시장이 되는 것입니다.
미녀 처녀가 30명이 있는 세상에 총각은 이빨 빠진 바보온달 단 한 사람이라고 가정합시다. 총각은 대단한 인기가 있겠지요? 아무리 못났어도 그 총각 한 사람으로 인해 많은 종족이 퍼져 나갈 것입니다. 나이 40세가 다 되도록 아직 결혼하지 못하신 총각들, 그런 세상에서 살아보기를 원하십시오.
부동산시장에 암탉 30마리가 수탉이 오기를 기다리다 파김치가 될 지경입니다. 2007년 하반기부터 매년 몇 마리씩 나온 암탉이 30마리 정도 되거든요. 그동안 나온 부동산대책이 30가지나 된다는 뜻입니다. 정부에서는 왜 암탉만 내놨을까요? 그게 묘하다는 것입니다.
수탉은 DTI폐지, 분양가상한제 폐지, 재건축 규제완화, 취득세 감면, 미분양대책 등 약 다섯 마리 정도 됩니다. 이 다섯 마리 수탉이 나오게 되면 그동안 수컷을 기다렸던 암탉들은 좋아서 환장을 할 텐데 DTI완화 어쩌고 한 후 또 소식이 없습니다. 수탉은 정부에서 다 잡아먹어버렸을까요?
이러다 부동산시장이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싹 오리발을 내밀 수도 있습니다. 한두 번 겪어본 일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그럴 소지가 있다고 봅니다. 요 며칠 마치 부동산시장이 움직이는 것처럼 떠들고 야단법석이지만 착시현상입니다. 너무 오래 기다리다 보면 지친 나머지 눈에 헛것이 보이기도 하거든요.
기존 주택을 팔지 못한 수분양자들의 눈에도 헛것이 보이지만, 이미 정신이 나가버린 건설 회사들도 있습니다. 지금 건설 회사들 어떤 방법을 쓰고 있는지 아십니까? 죽느냐, 사느냐? 기로에 서있는 처지야 백번 이해하지만 방법이 치졸해서 글을 쓰기조차 민망스럽습니다.
입주가 불가능한 수분양자가 계약금 포기할 테니 계약을 해제해 달라고 사정하자 회사 측에서는 계약금 포기 외에 별도로 위약금 3천만 원을 요구하더랍니다. 그 수분양자는 어차피 손해 보는 일 이 모두가 내 복이다, 생각한 나머지 급전 3천만 원을 빌려 그 회사에 지급한 후 홀가분하게 돌아섰습니다.
며칠 후 해제통지가 온 줄 알고 편지를 받아보았던바, 해제통지가 아닌 입주 독촉 통지였습니다. 수분양자는 화를 내면서 어찌된 일이냐고 따졌더니 건설사 측에서는 받은 3천만 원은 연체이자로 받은 것이니 빨리 입주하라는 말 뿐이었습니다.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입주도 못할 형편에 급전내서 연체이자 낼 위인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런 유인에 속지 마시라는 당부를 드립니다.
또 어느 아파트 수분양자 몇 사람은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자신은 2천만 원의 계약금을 냈으나, 건설회사에서 빌려준 2천만 원이 있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계약금은 4천만 원인 셈이고, 자신은 그 아파트를 분양한 건설 회사로부터 2천만 원짜리 차용증을 써 주게 된 것입니다. 내 물건 팔면서 내가 돈을 꾸어준 이상한 계산이 나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2년 후 건설 회사에서는 입주를 못한 사람들을 상대로 2천만 원의 대여금 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필자는 이런 사안에 대하여 절대로 재판에 패소하지 말고 최대한 시일을 오래 끌라는 주문을 드린바 있습니다. 빨리 져버리면 이게 나중에 화를 부르는 일이 될 것이라는 뜻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어떤 영문인지 소장을 받은 몇 사람은 변호사도 선임하지 않은 채 어차피 질 소송이라고 하면서 포기해 버렸습니다. 건설 회사 측에서는 얼씨구나 좋다, 하고 수분양자 살림살이에 압류를 하고 경매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살림살이 경매해봐야 돈 몇 백만 원이 나올 뿐입니다. 건설사에서 걸어오는 대여금 청구소송, 신중히 대처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지금 부동산시장은 난장판입니다. 이 모든 이유는 수탉이 없기 때문입니다. 난세에 장수가 나타나는 법인데 대선주자 중에 수탉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부동산시장이 서서히 움직이는 이유는 뭘까요? 수탉이 없어도 암탉은 알을 납니다. 그와 같은 이치가 아닐는지? 그러나 그 알은 병아리를 까지 못합니다. 부동산시장이 번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탉이 후드득 날개를 펴고 나와야 합니다. 언제 나오게 될까요?
윤정웅 내 집 마련 아카데미(부동산카페). http://cafe.daum.net/2624796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1-262-4796, 031-213-4796
법무법인 세인(세인종합 법률사무소)국장. http://cafe.daum.net/lawse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