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명 종을 부리고 있는 만석꾼 부자도 큰 아들이 첩질 하고, 둘째 아들은 도박을 하고, 셋째 아들이 술독에 빠지면 그 집은 몇 년 못가서 기둥뿌리가 흔들리게 됩니다. 집안이 한 번 흔들리게 되면 다시 일어서기가 여간 어렵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도 기둥뿌리 흔들리는 일들이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부동산침체, 내수부진, 소득감소. 일자리 부족 등 좋지 않은 일들을 두고 드리는 말씀입니다. 나라 경제가 왜 깊은 수렁 속으로 계속 빠져들고 있을까요? 미국. 일본. 중국. 북한과의 외교문제도 썩 좋지 않은 느낌입니다.
그러나 그런 문제를 해결해야 할 여러 나라들은 대선이라는 마약에 걸려 온통 정신이 콩밭에 가있습니다. 선거병에 걸리면 약이 없습니다. 선거에서 지면 패가망신하고, 이기면 나랏돈 축내는 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님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집안이 흔들리고 나라가 흔들릴 때 기둥뿌리를 바로 잡아 주는 게 누구인지 아십니까? 그 집 종들이고, 그 나라 국민들입니다. 종들이 똘똘 뭉쳐 열심히 일하면서 참고 견디어 내면 흔들렸던 기둥뿌리가 바로 서게 됩니다. 현명한 국민들은 나라의 기둥뿌리를 붙잡을 줄 알아야 합니다.
기둥뿌리를 바로 세우는 일은 표를 잘 찍는 일입니다. 표를 잘 찍어야 나라가 바로 서게 됩니다. 말이 달고, 장맛이 단 집에는 표를 줘서는 안 됩니다. 퍼주겠다는 돈은 바로 여러분들의 세금입니다. 국회의원들 은근슬쩍 자기들 세비 올리는 거 안 봤습니까? 되기 전에는 간이라도 빼줄 것 같지만 되고 나면 후회만 남게 됩니다.
유능한 사원이 많은 회사는 무너져가는 기업을 살려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사람이 자본이라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나라는 국민이 자본이요, 만석꾼 부잣집에는 종들이 자본입니다. 이 귀중한 자본들이 지금 경기침체로 생과 사의 고비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경기가 좋았을 때 길거리마다 주렁주렁 매달렸던 성형외과 간판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 됐습니다. 사람들이 돈이 없어 얼굴을 뜯어 고치거나 비개 살을 긁어 낼 형편이 안 되니 모두 망해버렸다는 것입니다. 몇 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만 콧대도 세우고, 눈구멍도 키웠던 성형외과들 다 어디로 갔을까요?
성형외과뿐이 아닙니다. 한의사도 개점휴업입니다. 먹고 살아갈 돈이 없는데 누가 보약 먹겠습니까? 옛날에는 한의원에 가면 진맥하고 침을 놓거나 쑥뜸하고, 한약을 지어줬는데 요즘은 그게 아니더군요. 만물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습니다.
여드름, 피부미용, 하지정맥류, 치매, 체중조절, 키 키우기, 신경통, 관절염, 통증치료 등 안 하는 것 빼고는 다 하더라는 것입니다. 한의학과과 언제부터 만물학과로 변했는지 그건 필자도 모르겠습니다. 가 보신 분들께서는 한의원인지 정형외과인지 구분하기 어려우실 겁니다. 이 또한 살기 어렵기 때문이 아닐는지?
전문직으로서 가장 인기가 있는 공인회계사와 변호사도 ‘아이고’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열 사람 중 한 사람이 신용불량자라면 이해가 되십니까? 그러나 사실인 것을 어찌하겠습니까. 공인회계사는 부동산이 죽었기 때문에 돈이 돌지 않아 계산기를 두드릴 필요가 없고, 변호사는 부동산이 죽었기 때문에 일감이 없어진 것입니다.
부동산시장의 침체나 활성화는 법조직역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거래가 없어졌으니 등기일은 씨가 말라 법무사는 온종일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손님을 기다려 봐도 오는 사람은 없습니다. 부동산 거래가 있어야 양도소득세 신고를 의뢰할 텐데 거래가 없으니 세무사도 하루 종일 파리채만 들고 왔다 갔다 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눈치 빠른 사람이 누구인지 아십니까? 돈 장사하는 사람들입니다. 호경기 때는 변호사나 회계사에게 마이너스 1억 대출을 해 주었으나 수익이 없어 휴업이나 폐업이 늘어가자 은행에서는 요즘 본 채 만 채 한다는군요. 옛날에는 지점장이 나와 90도로 인사를 했었는데,
변호사님이나 공인회계사님들, 은행에 가셔서 마이너스 대출을 부탁해 보십시오.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면서 ‘나는 너를 모르는데 너는 나를 알겠느냐?’ 딱 잡아서 거절을 할 겁니다. 세상 많이 변했습니다. 언제는 돈 앞에 장사가 있었습니까마는…
빈대떡 신사가 요리집에서 뺨을 맞는 원인은 딱 한 가지입니다. 인물은 잘 생겼어도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몇 년째 시중에 돈이 없는 원인도 딱 한 가지입니다. 바로 부동산시장의 상수도가 얼어붙었기 때문입니다. 어찌된 셈인지 겨울에도 얼어있고, 여름에도 얼어있습니다.
지금 값은 고사하고 안 팔리는 게 문제입니다. 갈수록 동맥경화증이 심해지다 보니 새 아파트 입주는 포기한지 이미 오래 됐습니다. 계약금 포기할 테니 잘 먹고 잘 살라고 미련 없이 돌아서는 세상, 오래 살다 보니 별 세상 다 보고 있습니다. 짓자마자 새 아파트도 기둥뿌리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윤정웅 내 집 마련 아카데미(부동산카페). http://cafe.daum.net/2624796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1-262-4796. 031-213-4796
법무법인 세인(세인종합법률사무소) 국장. http://cafe.daum.net/lawse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