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동안 나 홀로 호황을 누렸던 세종시 아파트 신규분양에서 중소형도 미분양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2만 6000가구가 공급되었고, 올해 4만 7000가구가 더 공급된다. “물량 앞에 장사 없다‘ 고 했으니 앞으로도 계속 미분양은 쏟아질 것이다.
경부축의 황태자라고 일컬었던 광교는 어떤가? 금액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이미 분양가에서 수천만 원이 밑돌고 있어 속이 타들어갈 지경이라고 한다. 그 원인은 일반주택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근래 살고 있는 주택을 팔았다는 사람을 만나보지 못했으니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파주. 김포. 일산. 용인은 한마디로 복마전이다. 오랫동안 입주를 못하게 되자, 건설사나 은행에서 수분양자들의 재산에 법적조치를 취하거나 재판을 걸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분양받았으면 이유대지 말고, 무조건 들어오라는 강제조치인데 수분양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청라와 영종도 예외는 아니다. 그곳은 워낙 소문이 높았던 곳이라 수도권 사람이건, 지방 사람이건 분양권으로 팔기 위해 투자용으로 받아놨으나 사정은 변해 버렸으니 이 일을 어찌해야 좋을까? 청라는 그런대로 입주가 절반을 채웠지만, 영종은 20%선에 머물러 있어 건설사들이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기존주택시장도 취득세와 양도세를 감면해주거나, 대출에 혜택을 주는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놨더라면 온도계가 약간이라도 움직였을 텐데 아무런 대책이 없고 보니 어제나 오늘이나 골목 중개업소에는 옆 식당에서 날아온 파리 한 마리만 오락가락할 뿐이다.
대선 3인방은 경제민주화를 외치면서 재벌폐해를 바로 잡겠다는 말만 하고 있다. 지금까지 재벌 앞세워 경제부흥 시켜놓고, 이제 와서 모두 뜯어 고치겠다고 하니 도둑 지켜준 개 잡아먹자는 취지가 아닐는지? 앞으로 5년 동안 어떻게 경제를 부흥시키겠다는 공약은 눈을 씻고 봐도 없음도 이상하다.
비슷비슷한 공약만 내놓고, 쾌쾌 묵은 지난 일 까고 또 까는 일만 되풀이 하고 있음은 무슨 이유일까? 집이 안 팔리기 때문에 입주분쟁이 일어나고 있고, 거래가 없기 때문에 집을 살 사람들이 사지를 않아 전세금만 올라가는 기이한 현상은 왜 아무런 묘책 없이 못 본 채 돌아서고 있을까?
지금 분양하는 아파트 2년 후면 입주한다. 기존주택시장 2년 안에 풀리지 않으면 새 아파트 입주는 모두 헛일이다. 계약금 포기하고 웃돈을 얹어 주거나 그리되지 아니할 때에는 건설사나 은행에서 휘두르는 칼에 서민들의 재산은 산산이 조각난다. 입주 중에 있거나 입주가 막 끝난 새 아파트의 입주현황이 이를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다.
내 집 팔아 새 아파트 가겠다고 미리 분양받지 마시라. 못 들어가면 계약금만 날리는 게 아니다. 그 여파는 돈 상하고, 마음 상하게 돼있다. 지금 보금자리주택도 분양을 하고 있고, 다음 달에는 수도권에만 2만 5000가구가 또 쏟아진다. 삼천리 방방곡곡 면면촌촌에 아파트로 방석을 깔고 있다. 세종시나 광교가 눈물을 흘린다면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요즘 입주를 하지 못한 사람들의 재산에는 건설사나 은행에서 가압류를 하고 있다. 분양대금을 모조리 가압류 하거나 잔금 명목으로 가압류를 하는 게 아니라, 후불제 이자나 입주 후 이자, 대출액에 대한 가압류일 것이다.
가압류가 되면 대출도 받지 못하고 파는데도 지장이 있다. 특히 가압류가 된 집은 전세입자가 들어오지 않아 애를 먹게 된다. 금액이 3-5천만 원이거든 해방공탁을 한 후 가압류를 풀어 버리고, 재산권행사를 하시기 바란다. 해방공탁이란 일단 법에다 돈을 맡겨 놓고, 나중에 재판 결과에 따라 찾아갖자는 공탁이기 때문에 꼭 건설사나 은행에 빼앗기는 돈이라고 볼 수 없다.
지금은 기존주택시장에 물꼬가 막힘으로 인해 새 아파트 까지 영향이 미치고 있고, 집을 팔지 못해 입주는 생각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계속 신규분양은 쏟아지고 있으니 특단의 계획 없이 신도시, 기업도시, 혁신도시 등 신규 아파트를 분양 받는 일이 없도록 하시라. 지금은 있는 재산을 잘 지킬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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