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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고개는 아리랑 고개
가을이 서서히 깊어가고 있다. 세상 온갖 것 다 이겨도 세월은 이길 수 없는 것이기에 이 가을이 가고나면 눈이 내릴 것이다. 작년 연말에 내년에는 괜찮겠지, 마음속으로 기대를 했었으나 그 기대는 오히려 빚만 잔뜩 안겨놓고, 나를 원망하라는 듯 저만치 가고 있다.

부동산은 하나가 되건 열이 되건 능력이 문제리라. 즉, 부동산이 짐이 된 사람은 추워지는 날씨를 야속타 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내리는 눈을 보고 평화롭다 할 것이다. 대선주자들은 내리는 눈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실까? “저게 다 내 표(票)였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부동산이 무거운 사람은 팔지를 못해 징글징글한 부동산이라고 자신의 팔자와 실수를 한탄한다. 그러나 귓속말처럼 “요즘이 부동산을 살 때가 맞는가요?”라는 질문도 들어온다. 얼마나 행복한 질문인가? 필자는 “살 때가 맞다.”는 답을 한다. 잠시 후 재차 질문이 올라온다. “더 내려가지 않을까요?”

값이 더 내려갔으면 좋겠다는 인간의 욕심일 것이다. 그러나 값이 더 내려가면 그때 또 그런 질문을 할 것이다. 퍼내도, 퍼내도 끝이 없는 인간의 욕심이리라. 개인의 부동산 재테크와 기업의 운영은 첫째, 기회를 잘 봐야 하고 둘째, 욕심조절에 그 성패가 달려 있음이 만고불변의 이치 아니던가? 기회는 언제까지 한 자리에 머물지 않는 다는 사실도 알아 주셨으면 좋겠다.

집이 팔리지 않기 때문에 윗돌 빼서 밑돌 괴다 보니 이곳저곳에 빚이 늘어 이제는 살고 있는 집도 깡통이요, 전세 준 집도 깡통이라는 하소연과 원망이 들끓는다. 모두 던져 버리고 깡통만 들고 각설이 타령을 부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그러나 부채 때문에 집이 경매로 떨어지면 경락가격이 낮아 잔액채무가 있게 되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으리라.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가 안타까워 울고 있을 뿐이다. 딱 걸렸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닐는지?

서울 금천구에서 전세살이를 하던 아무개씨는 5년 동안 이사를 세 번이나 했고, 이번에 화성 병점으로 이사를 했는데, 그동안 올려준 전세금이 9천만 원이라고 한다. 늘 올려 줄 형편이 안 됐기 때문에 병점까지 오셨을 것이다. 5학년짜리 초등학생 왈, “5년 동안 세 번을 전학하다 보니 친구는 한 명도 없습니다.” 아무 죄 없는 초등학생도 슬피 울고 있다.

노후 세대 300만 가구는 입을 다문 지 오래됐다. 집 한 채에 목숨을 걸고 있었는데 그게 야금야금 내려가는 바람에 1-2억이나 3-4억을 가만히 앉아서 도둑을 맞았다는 것이다. 노후에 쓸 돈이 없어져 버렸으니 이 일을 어찌해야 할까? 주름진 얼굴 위에 눈물이 흘러내린다.

600만 명의 비정규직도 다가오는 추위가 무섭다고 한다. 물론, 일자리가 불안하고 소득이 약해서 그럴 것이다. 돈 굴릴 곳이 없어서 애를 태우는 보험사나 2금융권 팔자는 어떤 팔자일까? 이럴 때 서민들이 부르는 전라도 육자배기가 있다. “아서라, 세상사 쓸 것 없다”

작은 결혼식으로 인해 호텔예식장이나 일반 고급예식장도 모두가 떨고 있다. 귀금속 가게도 동참하겠다고 하지만 마음은 씁쓸할 것이다. 이런 저런 사유로 모두들 돈을 쓰지 않는다. 소비는 축소되고 내수가 얼어붙게 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지금은 기준금리가 2.75%이기 때문에 그런대로 견딜 수 있지만, 2014년 경 3.75%정도로 올라가게 되면 어찌될까?

요즘 재건축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춤을 추기 위해 다리를 꼬고 있다.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재건축이 신호탄인데 강남스타일이 슬슬 시작되는 게 아닐까? 아무튼 두고 볼 일이다. 다리도 펄쩍펄쩍 뛰면서 두 손도 모은 채 위아래로 흔들었으면 좋겠다.

내수부양 한답시고 취득세 감면해 주고, 양도세 면제해 주게 되자, 값을 30%정도 내려 파는 미분양현장은 춤을 추고 있다. 취득세 감면이야 당장 덕을 볼 수 있지만, 할인 받은 30%는 언제 채워질까? 언제 분양가를 상회해서 양도세를 낼 수 있겠느냐는 뜻이다.

그래도 세상일이란 알 수 없는 것이기에 나중에 올라 주기를 기대하리라. 할인이 없는 현장은 오히려 입주가 안 되고 있음도 사실이다. “다른 곳은 할인을 해 주는데 너희들은 통뼈냐?” 못 들어간다는 것이다. 사람은 강아지가 아니기 때문에 목에 밧줄을 걸어 끌고 들어갈 수 없음도 입주거부의 배짱 아닐는지?

또 다리와 팔목을 비틀면서 춤을 추는 곳이 있다. 바로 경매시장이다. 반값으로 경락받고 취득세까지 감면을 받게 되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는 말도 이럴 때 쓰는 말일 것이다.

어찌됐건 부동산 소유자와 건설사는 똑 같이 울고 있음이 사실이다. 부동산 자신은 기가 막혀 웃고 있음도 사실이다. 그러나 영원히 죽으라는 법은 어디에도 없다. 부자 투자자들은 연말이 바닥이라는 사실을 감지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이 쓸고 간 자리는 재탕이나 삼탕이 남게 된다. 살 사람들은 팔 사람이 울 때 덤비고, 팔 사람들은 살 사람들이 오락가락할 때 덤벼라.

부동산 고개는 아리라 고개라는 말씀을 드린다. 아리랑 고개는 임이 오는 고개이기도 하고, 꽃이 피는 고개이기도 하다. 그러나 꽃이 지는 고개이기도 하고, 기다리던 임이 오지 않은 고개이기도 하다. 지금 부동산시장은 아리랑 고개 위에 서있다. 임이 오게 되면 강북 소형주택과 강남 재건축의 말춤이 시작될 것이다.



윤정웅 내 집 마련 아카데미(부동산카페). http://cafe.daum.net/2624796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1-262-4796. 031-213-4796
법무법인 세인(종합법률사무소) 국장. http://cafe.daum.net/laws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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