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반주택시장은 한 마디로 개점휴업이다. 거래 없는 취득세 감면이 무슨 소용이 있으리오. 전세시장은 이를 비웃기라도 한 듯 나름대로 잘 나가고 있다. 거래가 있기를 기다리는 유주택자들에게는 두고두고 서러운 짝사랑이리라.
모든 예측은 빗나가기 마련이지만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원망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어느 것 하나 메마른 기존주택시장을 살려줄 소나기는 내릴 기미가 없다. 과연 소나기는 오지 않을 것인지? 기다리는 사람의 가슴은 타 들어가도 연기는 나지 않는다.
일반주택시장이 살아나지 못하는 이유는 약국에 약보다 많다. 온갖 약이 다 있어도 부동산을 살려낼 약이 없음이 야속할 뿐이다. 약사들이 엉뚱한 약을 꺼내고 있음이 아닐까? 살아나지 못하는 어설픈 이유라도 굵은 것 몇 가지만 적어 보도록 하자.
1. 지난 총선은 부동산 공약이 빠진 남의 집 잔치였다.
2. 12.19.에 치러질 대선은 지금 부동산 축구장에서 야구시합을 하고 있다.
3. 미국의 경기회복이 의외로 더디고 있다.
4. 경제성장률이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5. 중국의 성장둔화에 국내수출업체들의 목이 타들어가고 있다.
6. 그리스 국민들은 장례를 치룰 돈이 없고, 무상급식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7. 이제 부동산은 세 살 먹은 어린애도 오르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8. 갈수록 대출이자는 부담이 되는데 그 이자를 잘라낼 칼이 없다.
9. 내수부양책이라는 부동산대책이 계속 신규 분양시장 쪽으로만 가고 있다.
10. 부유층이나 투자자들이 시장을 믿지 못해 투자를 꺼리고 있다.
11. 정부나 금융기관이 가계부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2. 돈이 없어 돈을 안 쓰니 내수경제는 더욱 얼어붙고 있다.
그렇다면 부동산시장은 앞으로 영원히 살아날 수 없단 말인가? 필자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약국에 약은 없을지라도 살아나고자 하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살아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부동산은 소녀시대의 공연이나, 싸이의 공연처럼 이를 구경하고자 하는 군중심리가 작용하게 되면 어느 날 자신도 모르게 달려가게 된다.
공연장으로 달려갈 이유도 나름대로 많다. 짝사랑했던 사람은 영원히 가슴에 남는다. 한국사람 치고 부동산을 짝사랑 해보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으리오. 약국에 약은 많이 있어도 임을 잊을 약이 없음이나 마찬가지리라. 그렇다면 언젠가 부동산이 움직일 만병통치약이라도 몇 가지 적어 보자.
1.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고는 역대 최고로 많다.
2. 경제의 주춧돌이 튼튼함은 IMF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3. 선진국들이 일제히 돈 풀기 경쟁을 하고 있다. 곧 돈이 발등에 걸릴 것이다.
4. 저금리로 인해 뭉칫돈이 갈 곳이 없어 길을 해매고 있다.
5. 버티고 있던 매수세가 이제 슬슬 시장으로 나오고 있다.
6. 투자자들이 굵은 수익성 부동산을 찾고 있다.
7. 일반주택시장은 내성이 생겨 더 이상 내려가지 않는다.
8. 베이비부머 세대가 부동산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9. 지금이 부동산을 살 때라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
10. 월세와 대출 금리를 비교했을 때 대출이자를 내는 게 유리한 세상이 되었다.
11. 전세금 10억이 뉘 집 강아지 이름이냐.
12. 새 정부 들어서면 신도시 개발 모두 중단하거나 보류할 것이다.
정권초기에는 무주택자들을 위한 정책이 나오고, 전세금 안정대책이 주류를 이룰 것이기에 일반주택시장에 악재가 될 수 있다. 또 신규분양이 계속 줄을 잇고 있고, 공공임대 등 보급이 발목을 잡고 있음이 사실이다. 어느 정권이 들어서건 일반주택시장은 지금 이대로 가기를 원할 것이고,
이상과 같이 부동산시장은 악재도 많지만 호재도 많다. 서민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대안이 보이지 않을 때는 중심부에 있는 부동산을 잘 지키는 게 유리하다. 갈수록 부부 모두가 직장에 나가는 맞벌이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머지않아 나이 60세가 돼도 직장에 나가 일하는 여성이 늘어날 것이다.
그렇다면 조용한 외곽은 삶의 터전이 되지 못하게 된다. 손해를 보더라도 과감하게 매도하는 게 유리하다. 부부가 직장에 다니면서 애들을 돌볼 수 없는 지역은 아무리 좋다 해도 피하는 게 상책일 것이다. 외곽지역의 신규분양도 절대적으로 피하시라. 부동산시장이 풀려도 그런 곳은 거래가 있기 어렵다.
“언제 시장이 풀릴 것인가?” 라는 많은 질문에 이 지면을 통해 답을 드린다. 당장은 풀리지 않는다. 풀릴 만하니 정권이 바뀌게 됐다. 시중에 돈이 풀리거나 부동산 구경을 하자고 소문이 나려면 한참 시일이 더 필요하다. 2012년 내내 좋은 기회가 많이 있었으나 부동산시장은 가까운 길 놔두고 먼 길을 돌아버렸다.
부동산을 팔아야 할 사람들은 상사병을 치료할 약이 나오거나 사랑하는 사람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길 외에 다른 길이 없다. 그동안은 외롭더라도 부동산 소야곡을 불러야 하지 않겠는가. 매수계획을 가지신 분들은 천금 같은 기회를 놓치지 마시라. 값이 더 내리기를 기다리다 버스 놓치게 되면 그때는 요금이 비싼 급행버스를 타게 될 것이다.
윤정웅 내 집 마련 아카데미(부동산카페). http://cafe.dum.net/2624796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1-262-4796, 031-213-4796
법무법인 세인(종합법률사무소) 국장. http://cafe.daum.net/lawse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