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살 사람 거기 누구 없소?-
서울 구로구. 금천구. 영등포구 지역 전세세입자들이 오르는 전세금을 감당하지 못해 인천. 시흥. 안양. 안산. 수원지역의 기존주택지를 기웃거리고 있다. 서울 전세금으로 수도권에서 집을 살 수도 있지만, 집을 사겠다는 것이 아니라 값을 내려 다시 전세를 얻고 나머지는 빚을 갚겠다고 한다.
요즘은 전세금이 크게 오르지도 않았다. 그러나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1천만 원이나 2천만 원의 오름폭도 무섭기만 하다. 세입자들은 거리를 늘리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그나마 전철선이 있으면 다행이고, 없으면 직행버스라도 찾아보지만 마뜩치 않음이 현실이다.
그동안 집이 팔리면 몇 천만 원이라도 남을 것으로 기대했던 유주택자들은 실망의 눈빛으로 하늘만 바라본다. “하늘이여! 지난 몇 년 동안 값이 내린 내 돈 3억은 어디로 가셨나이까? 모든 것 다 필요 없으니 어서 팔고 빚에서 벗어나게 해 주소서. 나는 내 가족과 같이 살기 위해 집 산 죄밖에 없는데 왜 내가 손해를 봐야 합니까?”
깡통주택을 가지고 있는 유주택자들은 우선 세입자가 걱정이다. 경매가 진행되면 세입자가 보증금을 전액 회수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입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팔리기를 기다리지만, 값은 더 내려가고 빚은 늘어만 가고 있다. 이제는 원룸인 다가구주택이나 하숙집 같은 다중주택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옛날에는 묵은 김치처럼 오래 가지고 있을수록 깊은 맛이 나는 게 부동산이었으나 지금은 빨리 파는 게 장땡이다. 거저 던지기 전에는 거들떠보지도 않지만, 파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꽥”하고 죽을지언정 그러기는 싫다. 적정한 가격으로 매매가 이루어지는 날은 언제쯤 오게 될까? 귀신도 모르는 부동산시장~ 집 살 사람 거기 누구 없소?
-부동산 활성화 대책 연장될까?-
지난 9.24부터 시행된 부동산 활성화 대책 중 진통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게 바로 취득세 감면혜택이다. 양도세 5년 면제 등 자잘한 것 몇 가지는 동지섣달에 삼베옷일 뿐이다. 추워 죽겠는데 누가 삼베옷 입고 육체미 자랑하겠는가. 진통제 약발은 연말에 떨어진다. 이빨 아플 때 진통제 약발 떨어지면 어떻던가? 경험하셨다면 이해하실 줄 믿는다.
아직까지 연장을 하지 않겠다고 딱 잘라 말하는 장관도 없고, 금융계 고위층도 없다. 그렇다고 연장을 하겠다는 사람도 없다. 지금 연장하겠다는 발표가 있게 되면 어찌될까? 천천히 사도 될 것이기에 부동산시장은 다시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 들것이다. 그래서 이런 말은 그 누구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 부동산시장은 추석명절과 설 명절의 고속버스 터미널이나 기차역과 같다. 어디서 차를 타야 될지, 어느 곳으로 나가야 될지 알 수가 없다. 그렇다고 남들 따라가자니 불안하다. 지금은 9.10 대책으로 임시 출입문을 설치해 놓고 있기 때문에 그 문으로 들어가고 나오면 되겠지만, 문을 닫게 되면 사정은 달라지지 않겠는가.
이명박 대통령님, 지난 5년 수고하셨습니다. 마지막 가시는 길에 인심이나 한 번 쓰고 가소서. “취득세 감면과 양도세 면제 2013년 연말까지 연장”한다는 인심 말이외다. 그것마저 들어주지 못하신다면 집으로 망한 중, 하류 서민들은 두고두고 당신을 원망할 것입니다.
-출구를 찾을 수 없을 때에는 조심할 일도 많다-
1. 이중, 삼중 대출 받아 재투자 하지 마라.
부동산 값은 내려갈 만치 내려갔지만, 세계적인 불안요소가 여러 곳에 도사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교역이 많은 나라에서 기침을 하게 되면 몸살을 앓게 된다. 대선주자들까지도 부동산 활성화에 대한 말은 전혀 없다. 이런 이유와 저런 이유로 시장은 2-3년 더 끌려갈 수도 있다.
소나기가 그치면 바로 해가 뜨지만, 장마는 그쳐도 바로 해가 뜨지 않는다. 같은 이치로 생각하시라. 살던 집 이중 삼중으로 잡히고 대출받아 그 돈으로 또 투자하는 일은 위험하다. 나중에 꿩도 매도 다 놓칠 수 있다. 거주개념으로 접근하되 크고 똘똘한 놈은 사자어금니 아끼듯 하시라. 해가 쨍하고 뜰 때에는 그게 원자폭탄이 될 것이다.
2. 살 사람은 지금도 기회다.
2-3년 전부터 매수인 우위의 시장은 계속되고 있다. 취득세도 감면해 주고, 새 아파트는 양도세도 5년 면제해 준다고 하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외환위기 이후 부동산 투자로 돈 벌었던 사람들은 살 기회를 잘 잡았던 사람들이었다. 그 시효는 아직도 진행되고 있음을 명심하시라.
3. 경매로 던지는 일은 위험하다.
오죽했으면 경매로 부동산을 넘기겠는가. 그러나 경매로 집을 넘기게 되면 은행의 잔액채무가 남을 수 있고, 그게 신용불량자의 단초가 된다. 한 번 신용불량자가 되면 약 7년 내지 10년 동안 금융거래의 불편을 겪게 되고, 반쪽 인생이 될 수 있다. 또 전세금에도 잔액이 남게 되면 세입자로부터 재판을 당하게 된다.
4. 잘못된 인연은 빨리 끊어라.
분양권 투자로 돈 벌었다는 말을 믿고 여기저기서 돈 몇 천만 원을 꾸어 분양권에 투자해놨다가 그게 안 팔리자 애를 태우는 사람들이 많다. 은행에서는 중도금 갚으라는 재판이 들어오고, 건설사에서는 잔금과 이자 달라는 재판이 들어오고 있다.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 말라고 했다. 잘못된 인연은 빨리 끊어야 새 출발이 가능하다.
5. 건설사는 과감하게 할인분양하고, 신규분양 자제하라.
요즘 새 아파트 입주 때 10%할인은 기본이고, 심한 곳은 40%까지 할인을 해 주고 있다. 20-30%할인이 되는 곳은 60-70%입주가 되지만, 10%할인은 20%입주가 고작이다. 손절매를 잘 하는 일도 장사의 수단이다. 이럴 때는 금융비용이 다소 나가더라도 신규분양은 자제하시라. 젖먹이면서 또 배불러 오면 어찌하겠는가? 젖먹이 놈, 한발 짝 걸을 때 임신하는 게 옳을 것이다.
윤정웅 내 집 마련 아카데미(부동산카페). http://cafe.daum.net/2624796
법무법인 세인(종합법률사무소)사무국장. http://cafe.daum.net/lawsein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1-262-4796. 031-213-47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