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시절 폭등했던 집값에 바람이 빠지면서 2007년부터 5년 동안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이 보고 있다. 절기로 봤을 때 비수기라고 하지만, 똑 떨어진 병명도 없이 시름시름 앓아누운 환자처럼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으니 과연 부동산시장에 종소리는 언제 울릴 것인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어느 때 같으면 어디가 좋아진다, 우리 고장에 뭐가 생긴다는 말도 있으련만 지금은 무상복지와 경제민주화 외에 부동산시장 활성화는 어디에서도 구경하기 어렵다. 유주택자들의 심정은 오죽이나 답답할까. 집을 팔지 못한 빚쟁이들의 한숨이 긴 겨울밤의 적막을 깨트릴 뿐이고, 건설사들도 이젠 기진맥진한 상태다.
숨어 우는 바람소리는 이유가 없다. 아무리 울어도 왜 우느냐고 묻는 사람도 없다. 이 겨울 찬바람이 유난히 시린 이유도 부동산 거래두절에 따른 유주택자들의 살림살이가 궁핍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대선후보자들이라도 어려운 처지에 놓인 유주택자들을 보듬어 줘야 할 텐데 공약마다 오히려 더 괴로움을 줄 것 같음은 무슨 이유일까.
각 후보들의 부동산과 부채 관련된 공약을 살피면서 과연 집을 팔지 못해 애를 태우는 유주택자들, 빚에 허덕이는 하우스푸어들에게 득과 실이 있을지 살펴보는 일도 지혜로운 일일 것이다. 선거 지나고 나서 손가락 자르겠다는 사람 많이 봤다. 후회 없는 일이 어디 있던가? 그러나 이번 선거만은 후회 없도록 하자.
박근혜 후보 공약
-하우스푸어 지분매각제도
힘에 겨운 빚 대신 공적기관에 주택의 지분 일부를 매각한다는 제도이다. 매각지분에 대해서는 6%정도의 임대료를 내면서 거주하되 5년 후 되 사올 수 있다. 만일 다시 사오지 못할 때에는 어찌 될까? 뒤죽박죽이 되겠지. 또 이게 일반주택시장과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돈 안드는 전세제도
주인이 금융기관에서 대출받고 이자는 세입자가 내도록 하는 공약이다. 나중에 세입자의 형편이 어찌될 줄 알고 주인이 스스로 대출을 받겠는가? 세입자는 보증금도 없는 월세를 살다가 아무 때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나면 그만이다. 이건 부동산시장 활성화가 아니라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대출을 받을 테니 너는 이자만 내라”는 식이다.
-행복 프로젝트. 철도위에 아파트나 필요한 주택 지어 싸게 공급한다.
철도기지창 같은 넓은 땅 2-3층에 아파트나 필요한 주택을 지어 값싸게 공급하자는 내용인데 지금 주택의 숫자만 계산하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청계천 다시 덮고 그 위에 아파트 짓자는 말도 나올 것이다. 일반주택시장이 모두 경매로 넘어가면 그 집에 들어가서 살자.
문제인 후보 공약
-하우스푸어대책은 개인과 은행의 공동 책임
참여정부 때 부동산값 오르는 바람에 지금 빚쟁이가 되었는데 그 빚은 개인과 은행의 공동책임이라 한다. 구체적인 해결책은 보이지 않고, 일반주택시장에 대한 말도 전혀 없다. 악성 연체자들에게 어떤 혜택이 돌아갈지 알 수 없으나 집 못 팔아 애태우는 사람들은 소리 없이 울어야 할 판이다. 울어라, 열풍아 밤이 새도록~
-670만가구 전월세 상한제
지역별로 상한선을 정하여 그 이상 전세금을 받지 못하도록 한다면 현재 전세로 살고 있는 사람은 1-2년 후 모두 월세로 돌려야 한다. 집주인이 월세가 아니면 안 놓겠다고 하는데 무슨 수가 있겠는가? 아마 상한제 계약서 따로 쓰고 실제 계약서 따로 쓰게 될 것이다. 중개업소 사장님들 나중에 법정에 나와 증인 서는 일 많겠네.
-공공임대 매년 12만호건설. 주택바우처 연간 14만 가구실시
공공임대주택을 매년 12만호 씩 건설하면 10년이면 120만호가 된다. 삼천리금수강산이 아닌 소형 아파트 강산을 만들 작정인가. 주택바우처(월세 보조)제도도 그 묘미를 잘 살려야 하는 제도이고, 조사도 철저히 해야 함을 잊지 마시라. 세대를 쪼개어 보조금을 받기 위해 난리를 피울 것이다.
안철수 후보 공약
-경기부양책 아닌 주거복지정책
한마디로 주택시장 활성화는 없다. 라고 생각하시는 편이 옳을 것 같다. 주거정책은 거주개념으로 접근해야 하고, 그런 복지정책을 써야 한다면 공공임대나 장기 전세주택 등 저소득층을 겨냥한 주거정책이 나올 것이므로 앞으로 집 팔릴 기대는 아예 하지 않음이 좋겠다. 넘어진 놈 등짝 밟지 마시라. 허리 부러진다.
-전월세 상한제. 임대차 보호기간 연장
전월세 상한제는 문제인 후보와 같고, 주택임대차 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 정도로 연장하자는 공약이다. 이래저래 집 가진 사람들만 머리 아프게 됐다. 상한제 때문에 값 올릴 수도 없고, 기간도 단축할 수 없다면 집 가진 사람들 당신은 “지구를 떠나거라~?”
-하우스푸어대책 장기고정금리
하우스푸어들을 위해 장기고정금리로 빚을 갚게 해주자는 내용인데 경기침체로 소득이 없으니 어찌해야 할까. 문제는 빚을 갚기 위해 집을 팔아야 되겠다는 유주택자들의 생각과는 거리가 먼 듯하다. 집을 팔도록 해달라는 여러분들의 목소리는 안철수이기 때문에 안 들리는 걸까?
위와 같은 공약에 대해 오히려 시민사회의 소리가 더 따습게 들리고 있다.
-주택담보대출까지 포함한 하우스푸어대책
-채무조정
-주택담보과잉대출 규제
-약탈적 대출방지
등 보다 발전된 안건이 돋보인다. 후보님들, 서민들의 바람소리는 집을 팔게 해 달라는 소리임을 명심하시라. 그 소리는 추운 겨울 숨어 울고 있음을 자나 깨나 잊지 마시라. 지금도 늦지 않았다. 어서 집을 팔게 해 주시되, 나도 집을 팔고, 좋고 또 좋은 공공임대주택으로 가게 해 주시라.
법무법인 세인(종합법률사무소) 사무국장. http://cafe.daum.net/lawsein
윤정웅 내집마련 아카데미(부동산카페). http://cafe.daum.net/2624796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 011-262-4796. 031-213-47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