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세 번 놀라게 하는 생선이 있다. 바로 가을철에 입맛을 돌게 하는 전어다. 전어는 보잘 것 없는 몸집 때문에 한 번 놀라게 하고, 굽는 냄새가 온 동네사람들의 코를 들쑤시는 바람에 두 번 놀라게 하고, 먹을 것도 없는 것이 가시가 가늘고 빳빳해 입안 여기저기를 들쑤시기 때문에 세 번을 놀라게 한다.
횟집 앞을 지나거나, 바닷가 식당 앞을 지나다가 전어 굽는 냄새에 홀딱 반했던 경험이 있으리라. 고기 먹을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돈이 없어도 두어 마리 구워놓고, 소주 한잔 들이키지 않고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그래서 예로부터 전어 굽는 냄새를 맡게 되면 집 나갔던 며느리도 돌아온다고 했을 것이다.
시아버지 사랑이 며느리 사랑인지라, 전어는 시아버지가 굽는다고 한다. 시아버지가 굽는 전어 냄새를 맡고 집 나갔던 며느리가 돌아오면 얼마나 좋을까? 아마 시아버지는 굽은 등을 펴시며 몇 개 남은 누런 이를 내놓고 환하게 웃으실 것이다. 그러나 전어가 노릇노릇 익어가도 대문 쪽에 사람은 나타나지 않는다.
시아버지는 걱정이 커지신다. 이러다 정말 오지 않으면 내 자식과 손주들은 어떡한담? 며느리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시아버지 마음으로 정부에서는 부동산대책을 내놨다. 부동산대책도 제법 노릇노릇 익어간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와야 할 며느리는 여비가 없는지, 저당 잡힌 며느리가 되었는지, 올 것이라는 소식만 무성할 뿐, 정작 본인은 감감 무소식이다.
요즘 하루에도 수십 명씩 지나치는 지인들마다 “앞으로 부동산 살아납니까?” 라는 말이 첫인사다. “앞으로 값이 더 내리지요?” 라고 말하는 사람은 어쩌다 한 사람이고~ 그러고 보면 시장이 살아나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거의 전부라고 보는 게 옳을 것 같다. 그런데 왜 며느리는 돌아오지 않을까? 현재로 봤을 땐 꼭 못 돌아올 것만 같은 낌새 즉, 느낌이 좋지 않다.
며느리가 쉽게 돌아올 수 없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1. 부동산시장을 때지어 다니던 단골손님들이 지난 5~6년 동안 피골이 상접되어 다시 시장에 들어올 의욕과 자본을 잃었다.
2. 다주택자로부터 6억 이하 집을 사도 취득세 감면 혜택을 볼 수 없게 됐다. 따라서 다주택자는 집을 팔 수 없고, 그나마 값이 내려 자금을 회전할 길이 없다.
3. 지금은 공급물량이 넘쳐 단기수익(분양권 전매 등)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부동산에 매력을 잃었다. 값이 늘 내리고 있기 때문에 어디가 바닥인지 감을 잡기 어렵다.
4. 잦은 규제책과 형식적인 활성화 대책으로 인해 믿을 수 없는 상품이 되었고, 국가의 간섭이 심해 자칫 투기꾼으로 몰릴 수 있다.
5. 과도한 세금과 비경작 토지 및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풀리지 아니하여, 믿고 투자하기에는 무서운 상품이 되었다.
6. 선진국은 물론, 국내경제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으며, 성장잠재력이 하락하고 있어 행여 종자돈을 잃을까봐 몸을 사리고 있다.
7. 투자의 심리를 제한하는 이유로는 북한도 한 몫을 하고 있다.
8. 매수대기자들은 아직도 값이 비싸다며 버티기를 하고 있고, 노후 세대들은 마지막까지 지켜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9. 건설사의 마지막 기대였던 신규주택. 미분양 양도세 5년 면제내용이 9억에서 6억으로 내려 앉아 버렸다. 건설사들은 허탈할 뿐이고, 입주 불가능인 사람들은 기가 막힐 노릇이다.
10.가장 큰 원인은 각자의 소득이 제자리를 걷거나 내려가고 있다.
며느리를 쉽게 돌아오게 할 이유도 여러 가지 있지만, 그에 따른 문제점도 있다.
1. 취득세까지 면제해주는 때가 있던가? 오죽이나 급하고 답답했으면 세금까지 포기하고 집 사라 했을까? 그러나 막상 집을 사고자 하는 사람들은 수억 짜리 집을 사면서 돈 몇 백만 원에 혹! 하고 흔들리겠습니까? 라고 대답한다.
2. 자녀에게 사주고 싶어도 증여세가 무서워 못 간다.
3. 이미 다주택자가 돼버려 세금 때문에 오도 가도 못한다.
4. 5년 동안 양도세를 면제해준다고 해도 오른다는 보장이 없으니 집의 종이 되기 싫다.
5. 사고는 싶지만 감당하기가 어렵다. 내 잔칫상이 아니라면 배가 고파도 현실에 만족하겠다.
6. 생애최초 주택구입 해당은 된다. 그러나 내게 돈이 없으니 어떡하라고? 황금 쌍가락지도 내 복이 없으면 그만이다. 내 손에 맞지 않으면 쇳덩이일 뿐이다.
7. 지난 2월 현재 단기성 부동자금이 676조원이고, 앞으로도 부동자금은 더 늘어난다. 그 돈 중 일부는 부동산시장으로 들어오지 않겠는가? 하지만 지금은 옛날과 달라 그 돈이 부동산시장으로 들어온다는 보장이 없다.
8. 일본과 경쟁하는 우리나라는 수출기업이 감내할 수 있는 환율수준을 벗어났다. 앞으로 불경기는 더 계속 될 것이다.
9. DTI와 LTV를 모두 풀고 분양가 상한제 및 다주택자 중과세 제도와 토지에 얽힌 모든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
이상 여러 여건들을 살펴봤을 때 이번 대책은 작은 것들의 잔치는 될지언정, 그 이상의 기대는 하지 않음이 좋을 것이다. 다주택자와 6억 이상 소유자, 규모가 큰 집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고, 신규. 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세 면제도 6억이라는 울안에 갇혀 며느리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다.
1. 매도자는 억울해도 팔아라. 내 딸 남의 집으로 시집보내기 싫다고 늙도록 데리고 있을 것인가? ‘늙은 처녀 과부’는 끝까지 내 피를 빨아 먹을 것이다.
2. 실수요자는 움직여라. 기회는 늘 오는 게 아니다. 버스 지난 뒤에 손 흔들지 마시라. 그때는 택시 타고 쫓아가도 붙잡기 어렵다.
3. 투자자는 관망하라. 일반주택시장은 딱 40%내려있다. 수도권 천지가 미분양이고, 2만 가구가 입주 못해 아우성이다. 신규분양은 계속 쏟아지고 있다. 그런 엉망진창인 시장이 언제 제자리를 잡겠는가? 누가 뭐래도 아닌 것은 아닌 것으로 믿으시라.
윤정웅 내 집 마련 아카데미(부동산카페).http://cafe.daum.net/2624796
법무법인 세인(종합법률사무소) 사무국장.http://cafe.daum.net/lawsein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1-262-4796. 031-213-47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