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쪽에서 바라보면 요즘 돈 버는 일들이 지천에 널려 있다. 미분양 아파트 최고 할인이 52%에 이르고 있고, 20-30%할인은 보통이다. 입주하는 사람에게 2년 대출이자 지원이나, 3년 잔금 유예 정도는 코끼리 비스켓이다. 건설사들의 심정은 오죽할까? 아마 죽지 못해 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공평하지 못하다. 건설사들은 지탱하기 어려우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이나 기업회생신청(법정관리)을 해버리고, 난 모르겠다. 뒤로 나자빠진다. 그러나 망해서 새 아파트 입주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길이 없다. 개인회생도 안 되고, 파산도 안 되고 있으니 환장할 노릇이다. 개인회생은 수입이 있어야 하고, 파산은 배우자나 자식들의 수입까지 챙기고 있으니 말이다. 자자손손 대대로 빚의 노예가 될 수밖에,
잘하는 놈이 돈 버는 게 아니라는 사실은 지난 5년 부동산경기 침체로 입중이 되었다. 투자에는 어느 정도 일가견이 있다고 큰소리 뻥뻥 치며 미분양 덜렁 사놨다가 지금 혼쭐나고 있는 사람들이 어디 한둘인가. 전세 안고, 대출 끼고 자잘한 것 여러 채 사놨다가 그동안 이자감당 못해 오도 가도 못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부동산으로 돈을 벌면 온 가족이나 친지들이 영웅대접을 해 준다. 그러나 잘못해 망하게 되면 마누라도 베개를 다른 쪽으로 돌린다. 한숨 푹푹 내쉬는 남편에게 뭐라고 하는지 아시는가? 어디서 이자 돈이라도 구해 줄 생각은 아니하고, ‘뭐 하러 부동산 사놓고, 집안을 이 꼴로 만드느냐’고 핀잔을 준다. 그런 경험이 있으시다면 야속하다 생각하셨겠지.
그건 약과다. 집 한 채 있는 것, 빨리 명의 돌리고, 이혼하자는 사람도 있다. 돈 망하고, 마누라에게 쫓김 당해 보시라. 세상이 허무할 것이다. 그와 반대도 있다. 손 큰 여인네들은 남편 몰래 아파트 분양받았다가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반찬값이라도 벌어보려다가 큰코다치고 있다. 밤이면 신경안정제라도 먹어야 잠을 잘 수 있다니 큰 일이다. 잘 하는 놈들은 왜 이렇게 다 망해버렸을까? 분양권 해결 될 때까지 찍 소리도 못하고 살아야 할 테니 얼마나 답답할꼬?
주택은 깡통이 되면 경매로 날리는 게 가장 손해도 적고 편하지만 잔액채무로 인해 신용불량자가 되고, 세입자의 채무자가 되어 갚아내기 까지는 일생 가슴을 조이며 살아야 하기 때문에 그도 쉬운 일이 아니다. 세입자 돈 떼먹고 잘 사는 사람 있던가. 그 돈이 어떤 돈인데? 세입자 돈 떼먹고 가는 사람들, 십리도 못가서 발병 나고 이 십리 못가서 주저앉더라.
아무튼 지금은 돈을 버는 놈이 잘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돈을 벌 수 있을까? 지금 부동산을 사서 나중에 돈을 버는 놈은 잘 하는 놈이고, 망하는 놈은 잘못하는 놈이다. 백지 한 장 차이로군. 똑 같은 부동산을 사도 돈을 버는 놈이 있고, 망하는 놈이 있다. 그 이유는 첫째, 자금운용방식에 차이가 있고, 둘째는 사주팔자가 다르다는 것이다.
타고 날 때 ‘너는 투기성이 있으니 돈을 벌 수 있다’라고 삼신할머니가 정해준 놈은 돈을 벌 수 있다. 그러나 ‘너는 기술이나 전문적인 머리로 먹고 살라’고 점지해준 놈은 괜히 부동산 손댔다가 있는 돈까지 까먹게 된다. 지금은 투자를 하는 시기다. 자신이 투자에 자신이 있는지, 스스로 판단하신 후 뛰어 들어라.
계약해지도 마찬가지다. ‘너는 요령이 있어 빠져나갈 재주가 있도록 점지해 준 놈’은 빠져나갈 수 있다. 하지만, ‘너는 요령보다 실익으로 착하게 살아가라’고 점지해준 놈은 아무리 혼자 요령 피우고 공부해도 결국 입주 하거나, 큰 돈 물어주고 손을 땔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매물이 많고, 돈 붙을 물건이 많을 때는 이상하게 돈이 마른다. 그때는 아무리 지나가는 차가 좋더라도 나와는 상관없는 차라고 생각하시라. 하기야 돈 있을 때 딱 좋은 물건 눈앞에 나오는 일 있던가. 매물에 욕심 낸 나머지 설마하고, 있는 집 담보제공하고 빚내서 사놓게 되면 열에 아홉은 나중에 못하는 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돈도 있고, 괜찮은 매물을 발견했을 때 야무지게 붙잡는 사람은 성공의 확률도 높다. 지금 생애최초주택을 구입하거나, 갈아타기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6억 이하 또는 85㎡이하의 주택이면 꿩 먹고, 알까지 먹는 세상이니까.
주택시장은 그야말로 물 반, 고기 반이다. 이걸 지금 사놨다가 나중에 돈이 붙을 것이냐? 아니면 있는 종자돈까지 까먹을 것이냐? 는 첫째는 내년 이후 경제사정에 답이 있고, 두 번째는 30대 젊은 층의 구매력이다. 또 값이 올라야 서로 쫓아갈 텐데 그리 되지 못하니 모두가 관망세다.
처음부터 들어가기 싫은 아파트나 처음부터 구입하기 부담스러운 부동산은 나중에도 송곳이 될 수 있다. 낭중지추(囊中之錐)라 했다. 뾰쪽한 송곳은 아무리 호주머니에 잘 감추려 해도 그게 결국 밖으로 드러나 옷을 상하게 한다는 뜻이다. 집하고 며느리는 약간 욕심을 부리는 게 좋지만, 그게 나중에 화근이 될 수 있음도 유념하시라. 비싼 집은 감당하기 어렵고, 며느리는 아들이 시원찮으면 보따리를 싸기 때문이다.
6억 이상 7억 사이에 있는 주택들이 고민이다. 대기소용(大器小用)이라 하던가? 큰 그릇을 작은 용도로 사용해야 할 처지다. 이왕이면 깎고 또 깎아 그런 주택을 사시라. 그래야 나중에 돈 버는 놈이라는 말을 들을 것이고, 마누라가 베개를 옆으로 돌리지 않을 것이다. 큰 집들이 나중에 꼭 큰소리를 칠 것이거든,
부동산시장은 금년 연말까지 백화점 세일기간이라 했다. 자신 있거든 붙어 보시라. 평범한 생활 속에서는 좋은 시가 나오지 않는 법이다. 가슴이 찢어지는 사랑을 해보거나, 아름다운 꽃에 취해 보거나, 어느 풍광에 빠져보지 않고는 깊은 의미의 시를 쓸 수 없다. 이미 망한 놈, 앞으로 돈을 벌 놈, 다시 한 번 견주어 볼 의향은 없으신가?
윤정웅 내 집 마련 아카데미(부동산카페). http://cafe.daum.net/2624796
법무법인 세인(종합법률사무소) 사무국장. http://cafe.daum.net/lawsein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1-262-4796. 031-213-47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