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 전까지도 힘깨나 쓰고, 돈도 제법 잘 벌어주셨던 서방님이었다. 늙어서도 그저 의지하고 여필종부(女必從夫)하리라 생각했건만, 노무현정부 후반 부동산 규제 몽둥이에 몇 번 얻어맞고 나더니, 그 후부터 빼빼마르고 비실비실해져 버렸다. 그동안 서방님 살려내느라 너나없이 고생 많이 했으리라.
써버린 보약 값으로 인해 집안은 거덜이 났다. 그래도 목숨만은 버리지 않고 살아있음이 이 얼마나 다행인가. 돌고 돌기 때문에 “돈”이라고 했다. 누구는 타고 날 때 돈 쥐고 나왔냐? 도대체 이 글이 무슨 뜻인고? 하시겠지. 가버린 6년 동안 빼빼 마르고, 비실비실해진 부동산을 서방님으로 비유한 것이다.
지난 3월13일자 올려 드린 “집나간 마누라 돌아온다.”는 칼럼의 후속편으로 이해하시라. 그 칼럼 내용 중에 “부동산은 계절의 여왕 5월이 돼봐야 비실비실한 놈일지, 튼튼한 놈일지 가늠할 수 있다했고, 어찌됐건 집나간 마누라가 엉덩이 흔들며 돌아올 것이니 사립문을 열어 두라”고 했었다. 기억하시리라 믿는다.
엉덩이 흔들며 돌아온다는 말은 부동산시장에 좋은 소식이 온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왜 강남은 사립문을 닫아버리는가? 옛날 튼튼할 때 10억 가던 놈, 지금은 비실비실한 6억원임은 알고 있다. 3월까지만 해도 5억8000만원이면 팔겠다고 하더니 엉덩이 흔들었다는 소식 들리자마자 6억5000만원으로 값이 올라 버렸다.
현재의 부동산시장은 자연적으로 생성된 시장이 아니라, 비실비실한 놈에게 억지로 비아그라를 먹여 인위적으로 살린 시장이라는 말씀을 드렸다. 물론, 안 팔아도 그만이라는 입장이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사립문을 여시라. 정치, 명예, 사업, 투자 등 모든 일들이 욕심에 망하지 않던가? 특히 여자,
여자 때문에 신세 망친 사람도 있다. 엉덩이 때문이다. 보는 건 죄가 안 되지만, 만지거나 툭 치면 큰코 다친다. 처녀는 꽃다울 방(芳)자 방둥이, 유부녀는 응할 응(應)자 응덩이, 과수댁은 궁할 궁(窮)자 궁둥이인데 내 것 아닌 이상 만지면 부동산 담보 잡고 대출 받아 위자료 줘야 한다. 그 무서운 것을 왜 만졌을까? 그것 또한 욕심이리라.
부동산활성화대책 한시기한인 금년 12월은 이제 7개월 남았다. 사립문 열지 않고, 마누라 버르장머리 고친다고 버티다가는 다른 남자 품속으로 쏘옥 들어가고 말 것이다. 더 좋은 여자를 만날지 그건 모르겠다. 그러나 헤어지고 나서 다른 여자 만나도 더 좋은 여자 만나는 일은 백에 하나도 없더라. 그래서 이혼사건이 있을 때마다 처음 옷고름 맺어진 대로 그냥 살라고 게거품을 물고 설득한다. 여자에게도 마찬가지이고,
2007년부터 서방님은 그저 문간방에서 혼자 지냈다. 75㎏쯤 되던 몸무게가 40㎏ 정도로 줄었다면 그게 어찌 남자 노릇을 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마누라 곁에 오지도 못했을 게다. 그 서방님은 수년 동안 복사꽃이 필 때도 울었고, 감이 익을 때도 홀로 울 수밖에 없었다. 내 가족만을 걱정했던 부동산이라는 서방님이 말이다.
허약한 남자들의 몸을 돌보는 일은 여자가 최곤가 베? 박근혜대통령이 감초가 제법 많이 든 보약 한 제를 내놓자, 비실비실한 것들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다. 그동안 서방님은 수십 번 내 방을 들어왔으나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인 채 나가버렸다. 그랬는데 오늘 밤은 작정이라도 한 듯 큰 기침을 하면서 내 방에 들어온다. 오늘 밤 내방 분위기는 어떻게 반전이 될까?
강남은 사립문을 닫음으로 인해 잠시 멈춰있고, 서울의 노원구, 성동구, 동대문구, 서대문구, 중랑구, 중구 등 강북은 병아리 눈물만큼 값이 올랐다. 구로구, 관악구, 동작구도 손톱만치 올랐고, 수도권은 강아지가 주인 눈치 보는 격이다. 충남이나, 세종시는 웃고, 대구, 부산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그 외 지방들은 부동산에는 관심이 없고, 수도권으로 취업나간 자녀걱정이 더 클 뿐이다.
대형주택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최진사댁의 첫째 딸과 둘째 딸은 키가 작다. 그러나 셋째 딸은 팔등신 미인이다. 어서 첫째와 둘째가 시집을 가야, 셋째가 나한테 올 텐데 어찌 될까 좌불안석이다. 마치 여우가 산토끼들 노는 모습을 구경하는 모양새라고 보는 게 옳을 것 같다. 그렇다면 값은 오를까? 매일 듣는 질문이다. 크게 기대하지 마시라. 앞으로 돈 있는 사람들 쉽게 집 사지 않는다.
돈 있는 사람들을 부동산시장으로 오게 하려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제도가 폐지돼야 하는데 정치권에서는 한사코 고개를 젓는다. 투기를 막을 방파제가 없어지면 안 된다는 것이다. 서민들은 부동산 투기와 상관이 없지만, 고위층들은 인사청문회 때 보면 꼭 상관이 있더라. 이제 스스로 정화하자는 취지로 이해하자. 양도세 중과폐지는 아마 물 건너 간 것일 게다.
문제는 아파트나 오피스텔 분양권이다. 부동산활성화대책이 이걸 비켜가는 바람에 개밥에 도토리가 돼버렸다. 이건 들어가도 손해, 안 들어가도 손해를 보게 돼있다. 내 집 30% 싸게 팔고, 값이 30%내린 새 아파트에 들어가면 오다가다 60%를 손해 보게 됐으니 세상에 이런 계산법이 어디 있단 말인가? 어느 한쪽이나 제대로 값을 받을 수 있어야지.
계약해지는 안 들어가면 쳐들어오기 때문에 30% 손해를 보게 된다. 계약금 10%와 위약금이 대개 20%라는 뜻이다. 끝까지 재판 해가며 싸우다 재산 없다고 그것 안 물어주면 전자발찌 차고 사는 꼴이 될 것이고, 재산 가압류하고 재판 걸어오면 앞으로 집을 팔 수 없어 주거이전의 자유를 잃게 될 테니 이 또한 환장할 노릇이다. 계약서에 도장 찍은 손가락 딱 잘라 버리고 싶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으랴. 혼자 계산기 두드리지 말고, 전문가를 찾아 의논하되 손해가 가장 적은 방법을 택하시라는 주문을 드린다.
오랜만에 서방님이 안방에 들어서니 마누라도 쑥스러운 모양이다. 비실비실 하긴 해도 남자는 남자다. 작은 것이 움직여도 부동산은 부동산이다. 보약을 먹으면 땀을 흘리라고 했다. 마누라 가슴에도 오랜만에 한바탕 땀이 났으면 좋겠다. 부동산시장도 한바탕 춤을 췄으면 좋겠다. 이럴 땐 길게 가려고 욕심 부리지 마시라. 비실비실한 사람이나 비실비실한 부동산시장은 길게 가지 못한다.
윤정웅 내 집 마련 아카데미(부동산카페)
법무법인 세인(종합법률사무소) 사무국장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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