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받은 아파트 입주 끝난 지 2년이 넘도록 계약해지 안된 사람과, 꼭 팔아야할 집 5년이 넘도록 팔지 못한 사람이 사돈을 맺는다면 어찌될까?
이 집을 가도 집 걱정, 저 집을 가도 집 걱정이겠지. 아마 그런 사람들은 집에 혼이 나서 신혼집은 사지 않고, 전. 월세에 신방을 차릴 것 같은데 여러분들의 의견은 어떠신가? 사랑은 연분인지라 그런 집도 있음이 사실이거든,
새 아파트에 입주 못해 애태우는 사돈은 그동안 집값도 내렸고, 사업도 망했다고 한탄이고, 못 팔아 애태우는 사돈은 이자 돌려막기 하다가 결국은 깡통이 돼버렸다는 푸념이다. “집이 짐이 되니 짐 풀어 나를 주오”하는 사람 어디 없을까? 그런 집들이 옛날에는 결혼식 때 열쇠가 몇 개씩이었는데…
소갈머리 없는 사람들은 지금 부동산시장이 훨훨 타오르는 것처럼 떠벌이고 있고, 인터넷이나 신문지상에도 그런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나와 상관없는 일일지라도 다리 살결 보인다고 사타구니 다 보았다고 말하지 마시라. 제비새끼 한 마리 왔다고 봄이던가? 지금 부동산시장은 무대만 있고, 배우는 없다.
가난한 서민들 어차피 사야할 집, 취득세 몇 백만 원 이익 보고, 혹시 나중에라도 값 오르면 양도세 없을 거라 하니 밑져봤자 본전인 셈치고 집 사는 사람뿐이다. 그런데 중대형도 움직인다고 호들갑을 떨고 있다. 움직이는 게 아니고, 과일 가게 지나다 탐스러운 수박 그냥 한 번 튕겨보는 격 아닐까.
심지어는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소형 오피스텔까지도 투자상품이라고 떠들어대는 사람도 있다. 나중에 그 책임을 질 수 있겠는가? 지난 2-3년 동안 도시형 생활주택과 소형 오피스텔 쏟아 부어 몸살을 앓고 있고, 지금은 철도부지 위에 행복주택까지 등장해 집에 눌려 죽을 판이다.
이런 마당에 투자상품이라니? 필자의 생각으로는 행복주택 지을 자리에 공원을 만들었으면 참, 좋을 것 같다. 못 팔아서 속상하고, 안 팔려서 애태우는 일반주택과 적자에 허덕이는 미분양 아파트 모두 사서 임대주택으로 돌리면 누이 좋고, 매부 좋아 애들도 많이 낳을 것이 아닌가?
송사리는 물이 졸졸 흐르는 실 여울에 있고, 피라미는 시냇물에 있으며, 잉어는 강에 있다. 지금의 부동산시장은 논둑 밑 도랑에 송사리 몇 마리가 움직이고 있음을 보고 부동산 거래 숫자가 늘어났다고 반기는 표정이다. 허허, 피라미는 언제 잡고, 잉어는 언제쯤 잡게 될까? 점을 쳐서 부동산 귀신을 불러 봐도 대답은 없다. 그러다 경제사정이 아차하면 송사리도 구경하지 못할 판이고,
카페에 “부동산매매 알뜰장”을 꾸며놓고 알선도 무료, 계약서 작성도 무료 등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했더니 묵은 암탉들이 수없이 모여든다. 그러나 수탉은 한 마리도 없다. 수탉 없이 암탉 혼자서 병아리 까는 거 봤냐? 암탉은 일반 주택시장에 널려있는 크고 좋은 집들이다. 영양가 있는 좋은 주택이 묵은 암탉이라는 것이다.
닭백숙은 묵은 암탉이 제격이리라. 찹쌀, 마늘, 한약재 넣고 푹 삶게 되면 더위에는 딱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아직 주머니가 얇고, 혹시 이거 잘못 먹고 배탈이 나지 않을까 그냥 피자나 떡볶이로 때우려 한다. 암탉은 냉장고에서 나올 줄을 모른다. 그럼에도 송사리 몇 마리 움직였다고 호들갑을 떨고 있으니 어찌해야 할까? 앞으로 집을 사게 되면 꼭 묵은 암탉을 사시라는 부탁을 드린다.
부동산시장이 따뜻해지면 계약해지 될 수 있을까? 혹시나 눈이 빠지도록 기다리면서 사돈댁과 의논해서 결혼을 미루고 있지만, 그럴만한 기미가 전혀 없다. 할인해서 분양해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은행이나 건설사에서는 마른 나무에서 기름을 짜고 있는 모양새다. 월세 보증금까지 가압류하는 걸 보면 나중에는 눈도 뽑아 가리라.
집을 팔지 못한 사돈댁도 지난달부터 이자를 멈췄다. 속된 말로 이제 날리겠다는 (경매)뜻이다. 앞으로 거래절벽은 두 번이나 남아 있다. 6월 말 취득세 감면 종료, 12월 말 부동산활성화대책 종료를 미리 대비하기 위한 해법이 아닐까? 아예 포기하자는 쪽일 것이다.
정상적인 부동산시장이라면 총각이 처녀 옆구리를 찌르듯 중개업소에서 매도인의 옆구리를 찌르게 돼있다. 요즘 가끔 찌르는 사람이 있긴 해도 가격이 터무니없을 것이다. 하기야 몇 년 전에는 그 값에 사겠다는 사람도 없었으니 세상은 많이 변했다고 봐야 하겠지. 도저히 버티지 못하고 억울하게 팔았더라도 강한 소금을 얻었다고 생각하자.
거래는 있다고 하나 왜 집 사겠다는 사람은 나오지 않을까? 어떤 사람들은 계약해지가 되었다고 하는데 왜 나는 이중삼중으로 재판 들어오고, 온갖 것 다 가압류 들어오고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면 상처가 깊은 사람도 있고, 얕은 사람도 있다. 그런 이치로 생각하시라. 그래서 사람들은 일생 동안 좋은 운과 나쁜 운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누가 뭐래도 내 집이 팔리는 날에야 아! 부동산시장이 살아났구나, 라고 말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는 아직도 믿음이 가지 않겠지. 굽이굽이 위기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함부로 예단을 하기 어렵다. 대장간에서 쇠붙이가 칼이 되어 나오려면 숱한 고난과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는 과정으로 생각하자.
사람은 넘어질 때 크게 다치는 사람이 있고, 멀쩡한 사람도 있다. 넘어지거나 다칠 때는 내 그릇이 커지는 기회로 받아들이자. 당분간 부동산에 LOVE(사랑)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 계약해지 안 된 약혼 남, 집 못 팔아 애태우는 약혼녀, 당신들의 땀과 눈물 속에서 그래도 언젠가는 행복이 찾아 올 것이고, 결코 최악의 불행은 없을 것이다.
윤정웅 내 집 마련 아카데미(부동산카페). http://cafe.daum.net/2624796
법무법인 세인(종합법률사무소) 사무국장. http://cafe.daum.net/lawsein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1-262-4796. 031-213-4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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