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경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아이파크 아파트 145㎡(이하 전용면적) 2가구가 동시에 손바뀜이 이뤄졌는데 한 채는 26억원에 거래된 반면 다른 한 채는 가격이 20억원에 그쳤다.
같은 주택형임에도 6억원이나 차이가 난 것이다. 이유는 '조망권' 탓이다. 한강 조망권을 갖춘 36층이 그렇지 못한 2층보다 30%나 높게 평가된 셈이다.
실제 한강 조망권 아파트로 꼽히는 삼성동 아이파크의 지난 2009년 2ㆍ4분기 실거래가는 28층이 29억5000만원, 3층은 22억3000만원으로 조망권을 갖춘 로열층과 비로열층 격차가 7억2000만원이었다.
하지만 지난 4년 새 거래가격이 3억원 안팎으로 떨어졌음에도 조망권 가치는 8000만원 정도 조정되는 데 그쳤다.
고급 주상복합의 대명사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역시 로열ㆍ비로열층 격차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타워팰리스Ⅰ 164㎡를 보면 2009년 1ㆍ4분기에 28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며 같은 시기 3층은 23억원이었다. 2년 후인 지난해 2ㆍ4분기 거래가격은 45층이 20억4000만원이었으며 중층부인 11층(16억6000만원)과의 가격 차이가 3억8000만원에 달했다.
자산가들이 많이 거주하는 고급 아파트일수록 조망에 더 큰 신경을 쓰면서 일부 아파트는 같은 층이라도 강ㆍ산 조망 여부에 따라 1억~2억원까지 차이가 나기도 한다.
정부도 수변마리나 조성 사업 관심
정부도 2020년까지 전국에 40여 개 마리나 항만을 조성한다는 로드맵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개발이 끝난 지역은 부산 수영만을 포함해 15개이고, 개발 중인 곳은 전남 함평 등 5개, 사업계획이 진행되는 곳은 제부마리나 등 27개다.
마리나가 조성되는 인근은 바다를 배경으로 요트가 정박해 있는 좋은 경관을 만들어 낸다.
좋은 경관은 좋은 주거지가 될 수 있는 '충분 조건'이 된다. 부산 요트경기장의 경우 현재 리모델링이 진행되고 있다. 근처 주거지는 이미 경관가치가 프리미엄으로 붙어 있다. 마리나 역시 주택시장과 무관하지 않다.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서울의 한강 유람선 코스에 선유도공원, 노들섬, 세빛둥둥섬 등 한강변 주요 명소를 둘러보는 순환 관광 코스가 개발될것으로 보인다.
상하류의 선착장을 오가는 기존의 단조로운 운항 코스로는 관광객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어 특색있는 코스로 유람선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이다.
실제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의 지시로 한강의 주요 거점 10~20곳을 유람선으로 돌아볼 수 있는 코스를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박 시장이 구상하고 있는 순환 관광코스는 티켓 한 장으로 유람선에 승선해 원하는 지점에서 내려 관광하고, 다시 후속 유람선을 타고 다음 지점으로 이동해 둘러보는 방식이다. 서울시내 주요 관광지를 순환하며 운행하는 서울시티투어버스와 유사한 방식이다.
1986년 처음으로 취항한 한강 유람선은 잠실, 여의도, 양화, 뚝섬, 난지, 서울숲, 잠두봉 등 7곳의 선착장을 오가며 운행중이다. A지점에서 출발해 유람한 후 다시 A지점으로 돌아오는 회항코스와 A지점에서 출발해 B지점에서 내리는 편도 코스로만 구성돼 있다.
박원순 시장이 지난 중동 출장에서 두바이의 대표관광지인 인공섬 ‘팜 주메이라’를 둘러보며 서울시 한강변에는 별다른 볼것이 없다는데 착안한 것이다.
풍수에서도 수변 가치 으뜸
고객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수변과 가까운 부동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특히 자산가들일수록 풍수까지 고려해 부동산 구매를 결정하는 경우가 흔하다. 풍수에서 보면 물은 곧 재물을 의미하는 것으로 예전 부잣집 앞 마당에는 꼭 연못이 있었던 이유다. 즉 물이 흐른다는 의미는 돈이 흐른다는 말과 일맥 상통하다.
서울 용산구와 압구정동 일대만 보더라도 전통적으로 부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인데 이들 지역은 물을 휘감고 도는 곳으로 재물운이 있는 명지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즉 허리에 벨트를 찬듯이 집터를 둥글게 감싸는 금성수(金 星 水)로 재물을 불러들이는 자리로 알려져 있는데 산으로부터 지맥이 뻗어와서 지지가 왕성히 응집되고 바람도 순하다. 용산구와 압구정동은 금성수땅의 대표라 할 수 있다.
그 반대는 반궁수(反弓水)라 한다. 여의도 CCMM 빌딩에 자리잡은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내부 구조를 보더라도 마치 `물`이 연상되는데 바닥은 파란색 카펫을 깔았고 천장과 벽면 역시 물결 모양으로 곡선 처리했을 정도다.
충남 홍성의 로또 명당집은 물난리가 나서야 1등 당첨자가 나왔고 이후 하수도가 고장나고 수도가 고장나는등 물과 관련된 사건사고가 난 이후 1등 당첨자를 어김없이 배출했다는 일화가 있다.
오랫동안 이름을 내는 귀인이 되고 싶으면 산촌 마을에서 살아야 하고 ,재물을 얻어 세상을 편히 살고 싶으면 물자교역이 많은 강이나 바닷가에서 살라고 하는 말도 내려 오고 있다.
물가에 가까이 살면 도로와 교역망이 발달해 돈을 벌기가 쉽고 산속에 사는 분들일수록 선비가 많이 나왔는데, 마땅히 할일이 없어 “눕느니 책이라도 본다” 라는 식으로 책을 가까이 했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도 수변주변 부동산 가치 으뜸
얼마전 필자가 방문했던 1인당 국민소득이 5만달러에 근접하는 싱가포르는 요트와 유람선이 떠다니는 수변지역에 고급주택과 빌딩등이 대거 몰려있다.
수변인근 주택 한채가격이 20억~100억정도를 호가할 정도인데도 자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부자들을 끌어들이고 있을 정도다.
국제적으로 보더라도 상해,대련등 중국의 대도시와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호주 시드니,일본 도쿄,오사카를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의 도시가 강과 바다등 수변가까이에 위치에 있는 이유다.
최근 방문했던 독일 마인강, 프랑스 세느강 주변,중국 다련 싱하이(성해)공원 바닷가의 고급주택과 상하이 주택도 미국 허드슨강변의 고급콘도, 주상복합등의 매매가도 한국돈으로 수십억원을 호가할 정도로 고가를 형성하고 있다.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국내부동산시장의 투자패턴도 외국처럼 국민소득이 증가할수록 급격히 변하고 있다.
90년대 중반까지 우리나라 최고의 부촌의 명성을 유지한 강남구 압구정동과 송파구아시아선수촌,올림픽 선수촌 일대는 2000년대 들어 사교육에 대한 관심과 고급주상복합에 대한 바람이 불면서 대치,도곡동일대의 아파트단지로 잠시 왕좌를 넘겨줬다.
지금은 수변 조망권에 대한 관심으로 청담동과 반포동일대와 지하철 접근성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져 압구정동 일대의 빌딩과 상가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수변주변 아파트들은 수요가 많아 하락장에서도 시세가 유지되고 프리미엄(웃돈)을 노리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실제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수변조망권을 최우선시하기 때문에 공원, 산 주변에 위치한 아파트보다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된다.
수변 아파트 더 인기끌 듯
수도권 분양시장에도 수변 조망권을 갖춘 아파트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 수변 아파트들은 대개 조망이 뛰어난 데다 산책로 공원 등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쾌적하고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려는 실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실제 수변아파트는 가격도 높고 프리미엄도 형성돼 있는데 민간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2009년 10월에 공급한 노량진본동 ‘래미안 트윈파크’ 전용면적 59㎡의 분양가는 4억6000만원대였다.
인근 같은 면적의 ‘한신휴플러스’ 거래가격(3억7000만원)보다 9000만원이나 더 비쌌다.서울 동작구 본동5구역을 재개발해 내놓은 ‘래미안 트윈파크’는 분양당시 1순위 청약이 , 최고 44대 1 (전용면적 59㎡)의 경쟁률로 모두 마감됐을정도로 수변 아파트로서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투자자들까지 대거 끌어들였다.
분양 가격이 비교적 높았지만 수변아파트라는 매력 때문에 조기에 분양을 마쳤을 정도다.
분양시장이 투자자에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쾌적한 환경과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수변 아파트들이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부동산경기 침체로 예전보다 분양가가 많이 하락했기 때문에 분양하는 수변 아파트를 잘만 구입하면 ‘실수요’와 ‘투자’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환경이 쾌적하기 때문에 타 아파트 보다 전세세입자 들일때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통상 조망권은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 시세 하락을 막는 안정장치 역할을 할 수 있다.이왕이면 도심권에 위치에 있으면서 신규단지인 한강조망권을 갖춘 단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유엔알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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