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 중에서도 가장 참지 못하는 아픔이 어떤 아픔인지 아시는가? 이빨이 아릴 때 최고로 참기 어렵다는 사실을 경험하셨을 것이다. 어려운 일이 해결 됐을 때 오죽했으면 아린 이빨 빠진 것 보다 더 시원하다고 했을까?
지금 기존주택시장의 거래중단이 아린 이빨이다. 포화상태인 기존주택시장에 아린 이빨이 빠질 날은 언제나 오게 될까? 거래가 없으니 집 한두 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저마다 아린 이빨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게 옳을 것 같다. 이제나 저제나 기다려 봐도 팔리지를 않으니 가계부채는 오뉴월 엿가락 늘어나듯 길이가 길어진다.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채워지는 것이라고 했는데, 집값마저 내려 채워지기는커녕 텅텅 빈 채로 흘러가고 있음이 사실이다. 지난 5년이라는 세월을 낭비하고 보니 이제는 시간이 억울할 뿐이다. 모든 재산이라곤 바퀴벌레 기어 다니는 집 한두 채가 고작인데 언제까지 집에 묶인 노예가 되란 말인가.
전국의 주택 보급률은 103%쯤 된다. 물론, 40%가 무주택자라고 하지만 기존주택은 포화상태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소갈머리 없는 양반들은 전국 곳곳을 신도시로 꾸며댔고, 지금도 목하진행 중이다. 1기 신도시 빼놓고 성공한 신도시 있거든 손들고 나와 보시라.
예쁜 기생들 100명 뽑아다가 한 줄로 세워놓고 한량 한 사람으로 하여금 배우자를 골라보게 하면 어떻게 될까? 한 둘 빼놓고 나머지는 전부 생과부 될 것이다. 현재 신도시들이 그런 지경에 이르고 있다. 거기다 인프라까지 엉망이 되어 직장 때문에 가야할 사람도 고개를 설레 설래 젓는다.
부산을 비롯한 지방도 부동산 얼음장 깨지는 소리가 서울까지 들린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4.1대책 옹알이가 끝났는지 다시 초상집 분위기다. 서울 서남부, 경기 서북부, 경기 남부 등지에 분양한 건설사들은 밤새 안녕이다. 언제 부도날지 모른다는 뜻이다.
기존주택이 안 팔려 새 아파트 입주가 안 되고 있으니 이보다 더 애탈 일이 어디 있겠는가? 은행은 은행대로, 건설사는 건설사대로, 한국주택금융공사는 공사대로 수분양자들을 상대로 쥐 잡듯 불법재산조사를 하고 재판이 들어온다. 차라리 깡통 된 내 집, 영양가 없는 내 땅뙈기 그냥 가져가거라.
“존경하는 판사님들이시어! 못 들어가면 위약금으로 다툴 일이지 잔금 내라는 판결은 신중을 기해 주십시오. 못 들어가면 새 아파트 팔아 대출금 갚을 일이지 빈털터리 된 수분양자에게 그 돈 갚으라는 판결도 부당합니다. 그런 돈 있으면 왜 입주 안 하겠습니까”
연락선이 떠날 때에는 쌍고동이 울린다. 지금 기존주택시장에 쌍고동이 울리지 않으면 비 맞은 흙담처럼 무너지게 돼있다. 첫째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제도요, 둘째는 취득세 감면이다. 취득세는 올렸다 내렸다 하지 말고, 이참에 아주 내려 정리함이 옳다고 본다.
그래야 시장을 믿고 투자를 하건, 내 집을 사던 할 것이 아닌가. 몇 개월마다 돌아가면서 올렸다, 내렸다 하게 되면 내성만 생기리라. 국세나 지방세 수입 줄어든다는 말은 기우에 불과하다. 100원짜리 물 건 1개 팔아 2천 원 이득을 볼 것이냐, 50원짜리 열 개 팔아 4천 원 이득을 볼 것이냐는 초등학생들도 금방 대답하리라.
그리고 신도시 건설도 이젠 그만 중단하자. 행복주택도 보류하자. 이 모든 것들은 내일의 슬픔을 덜어주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희망을 앗아가는 것일 뿐이다. 왔다, 갔다 하는 주택정책으로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으며, 국가 경제적으로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고 있는가?
미국. 중국. 한국. 북한이라는 배는 서서히 항구에 머무르기 시작하고 있다. 나름대로의 항해를 마치고 항구에 정착한다는 소리다. 그렇다면 세계적 경제와 정치상황도 좋아지지 않겠는가. 국내 경제는 부동산이 문제다. 기존주택시장은 꽉 막힌 하수도가 되어 악취가 진동한다.
유주택 서민들은 어제 내린 비로 오늘의 옷을 젖고 있다. 주택시장은 내일의 비를 염려하여 오늘 우산을 펴게 하지 마시라. 오늘이라는 현실은 다주택자 양도세 폐지와 취득세 감면이라는 쌍고동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법은 앞으로 또 개정하면 안 된다는 규정도 삽입하자. 그래야 국민들은 믿을 것이다.
경제정책은 박정희 대통령이 잘 했고, 부동산 정책은 김대중 대통령이 잘했다고 평가하는 세상이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필자도 그렇게 믿는다. “대통령님, 국회의원님들, 기존주택시장은 초죽음입니다.” 당리당략에 치우치지 마시고, 출항하지 못하는 기존주택시장에 힘찬 박수를 보내 주시라.
역사는 돌고 돈다. 그리고 훗날 평가하게 돼있다. 안 좋게 봤던 부동산시장을 과거의 일로만 처리하지 마시고, 지금은 10년이나 20년 후를 내다보는 긴 안목으로 훑어 볼 때다. 이제는 신규분양보다는 기존주택 살리는 일이 우선이고, 수직증축 3개층 리모델링과 15%이상 가구 늘리는 일이 우선일 것이다.
짧은 순간 앞에서 우물쭈물 하다가 시간이 할퀴고 간 상처에 고통을 받게 되는 게 사상이치다. 눈치 보며 아니라고만 하지 말고 국민들의 어려움이 뭔지 올빼미 눈을 뜨고 살펴보자. 나는 돌아가신 할머니를 늘 그리워하며 산다. 할머니께서는 언제나 가려운 내 등짝을 긁어 주셨거든,
21세기 부동산 힐링캠프(부동산 카페). http://cafe.daum.net/2624796
법무법인 세인 (종합법률사무소)사무국장. http://cafe.daum.net/lawsein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1-262-4796. 031-213-47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