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 도장 찍으면 끝이다
얼마 전 한 고객의 급한 연락을 받았다.
인천의 미분양 아파트단지에 내걸린 2년 전세로 살아보고 2년 후 결정이라는 광고를 보고 분양사무실로 들어갔다가 2년 전세로 살아보고 판단하는 것도 괜찮다 싶었고, 도장 찍을 때는 형식적인 일이고 별도 문서도 주고 2년 후 결정하면 된다고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해서 별 다른 의심 없이 가 계약금을 내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그런데 집에 가서 계약서 내용을 꼼꼼하게 다시 확인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분양계약서고 뭔가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무료로 하겠다고 계약해지를 시켜달라고 하니 그렇게 친절하던 분양회사 직원은 돌변하여 이미 분양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것이니 번복이 안되고 분양 받은 것이다라는 황당한 답변만 하더라는 것이다.
찾아가서 항의도 하고 내용증명도 보내도 묵묵부답이고, 소비자보호원에 신고를 하니 본인이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것이니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오고, 이 상태로 가면 생각하지도 않은 중도금까지 내야 하는 기막힌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이 무슨 황당한 일이란 말인가.. 이게 바로 눈뜨고 코 베어 가는 세상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비단 이 경우 뿐이겠는가
예전과 달리 부동산시장 침체가 깊어지면서 분양이 안되니 분양.미분양 물량을 소진시키기 위하여 무리한 분양마케팅을 하면서 법적으로 문제만 없지 거의 사기나 다름없는 일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일이 없어야 하겠지만 세상일이라는 것이 항상 바른 일만 있는 것은 아니기에 반드시 자기 스스로 지키도록 정신 똑바로 차리고 주의를 해야 할 것이다.
계약서 도장 찍으면 끝이다
모든 계약이 그렇듯이 계약서 도장을 찍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모든 상황이 달라진다.
절대 분위기에 휩쓸려서 엉겁결에 도장 찍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할 것이다.
계약서 도장을 찍기 위해서 일부러 불안 분위기를 조성해서 지금 안 하면 안 되는 것처럼, 금방 큰 수익이 발생하는 것처럼, 자기들이 모든 것을 다 책임져 줄 것처럼 하는 행동은 모두 내가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기 위한 영업행위임을 알아야 한다.
또한 계약서 도장 찍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아무도 대신해주지 않고 내가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고독한 레이스라는 점을 명심하고 도장 찍기 전에 충분한 고민과 검토를 해야 하고, 나름대로 타당성을 확인하고 확신이 섰을 때 계약서 도장을 찍어야 한다.
하루 더 생각하자
사람이란 실수를 할 수도 있고 분위기에 휩쓸려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으며, 무엇보다 계약을 하기 위하여 만난 자리라면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소위 혼을 쑥 빼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평소 충분히 분석을 하고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좋은 물건이 있고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바로 계약하셔도 되지만 그런 것이 아니고 그냥 한번 갔다가 엉겁결에 계약을 하게 되는 상황이라면 잠시 숨을 고르고 집에 가서 곰곰이 한번 더 심사숙고 후 다음날 그래도 해볼 만 하다고 판단되면 그때 계약을 하기 바란다.
계약서 내용 꼼꼼하게 확인
계약을 하게 된다면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계약서 내용을 정독해서 단어 하나 빠짐없이 꼼꼼하게 확인하고 의심스럽거나 모르는 부분 있으면 담당자한테 정확히 체크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고, 알고 지내는 변호사나 법무사 아니면 단골 부동산중개사한테라도 전화해서 확인을 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분양담당자가 이야기하는 부분은 녹음을 해두는 것이 좋다.
24시간 이내 계약해지
아직도 많은 분들이 계약 후 24시간 이내 해지 요구하면 해지가 되는 줄 알고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계약은 도장 찍는 순간 계약에 대한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24시간 이내 해지요구를 하여도 소용이 없다.
혹시라도 계획에도 없이 갑자기 계약하게 되거나 불안한 경우라면 계약서 특약사항에 '24시간 이내 해지요구 시 위약금 없이 해지가 가능하다' 라는 문구를 넣어두자. 그러면 24시간 이내 계약해지를 하고 싶을 때 해지요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특약사항은 해두는 것이 좋겠다.
감사합니다.
김인만 부동산연구소http://cafe.naver.com/atou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