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곳을 가 봐도 집값이 오르고 있다는 말은 없다. 그러나 가는 곳마다 전세가 오른다는 말은 입 달린 사람이면 다 한다. 한 여름에 전세가 오르는 이유는 집을 사지 않고 전. 월세로 눌러 살겠다는 수요 때문이리라. 값이 오를 희망이 없는데 누가 집을 사려고 하겠는가.
기대 없는 일에 목 메일 사람 없을 것이기에, 수년 째 오지 못하고 있는 버스가 내일은 오리라고 믿을 수 없어 그냥 걸어가는 모양새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요즘의 강남처럼 집 사는 사람은 없고, 오피스텔 월세만 늘어나고 있음을 어찌해야 할까. 앞으로 강남은 오피스텔 천국이 되지 않을는지?
정부에서는 몇 개월 후부터 차츰 나아질 것이라고 하지만, 요릿집 주인이 아무리 손맛을 내도 손님이 인정하지 않으면 그건 말짱 도루묵이다. 4.1 부동산대책 반찬 몇 가지로는 배를 채울 수 없다는 푸념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음이 사실이다. 특단의 대책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
박대통령 아버지처럼 경제가 성장하기에는 벌써 자라나는 싹부터가 다르다. 생활이 어려워지자 가계긴축으로 소비가 둔화되고 있고, 기업투자가 줄어들고 있는데 어찌 국가경제가 일어나 날 수 있겠는가. 다시 불문대답(不問對答)이리라. “不동산問제는 또 對책이 答을 할 차례라는 뜻이다.
지금 부동산시장은 마치 집오리나 거위가 날갯짓만 할 뿐이다. 집오리나 거위가 훨훨 나는 것 보신 일이 있으신가? 날고 싶어 죽도록 날갯짓을 해 보지만 역부족이다. 힘이 부칠 땐 술을 한 잔 하면 기운이 난다. 그 술은 국회에서 주는 술이라야 한다.
부동산시장에서는 대책이 나올 때마다 독한 소주를 내놓으라고 주문했었다. 국회에서는 질질 끌다가 김을 빼놓고, 그것도 마지못해 마지막에 슬쩍 맹물을 내놓았다. 맹물 마시고 술 취한 사람 있거든 나와 보시라. 맹물 많이 마시면 쓸데없이 헛배만 부르고, 화장실만 자주 가지 않던가.
화장실 자주 가는 건 전립선환자에게는 고역이다. 부동산 팔지 못하는 사람들이 바로 만성전립선 환자들이다. 화장실 자주 가도 오줌은 안 나오는 병, 이게 죽을병도 아닌데 상당히 고통스럽거든, 부탁컨대 앞으로의 부동산대책은 찔끔찔끔하는 드럼을 치지 말고, 속이 시원하게 쿵쿵 울리는 큰 북을 쳐 주시라.
우리 집 벽시계는 고장이 났어도 세월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새 정부 들어 선지 벌써 120일이 됐는데 앞으로 5년 내내 이런 식으로 가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박대통령은 지금 잘하고 있다는 여론이 50%를 넘는다. 그러나 부동산정책으로만 봤을 때는 점수가 많이 부족하다. 정부에서도 부동산 문제가 어렵다는 사실을 실감했으리라.
또한 창조경제. 민주경제화. 행복주택. 지하경제 등 너무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많아 기업들마저 몸을 사리는 바람에 이제 어디 가서 밥 한 그릇 빌어먹을 자리도 마뜩찮다. 경제위축의 단초가 되는 일은 신중을 기하고, 모든 정책들은 순서와 절차를 따라 국민들의 여론을 충분히 들은 다음 천천히 진행해 주시기를 바랄 뿐이다.
부동산 문제의 심각성이 도를 넘고 있다. 국민이 가난해지면 국가도 가난해 질 터, 국민들의 생활을 살찌울 영양제는 없을까. 지금 부동산 때문에 피폐해진 서민들은 얼마나 많은 세월 동안 강아지 주인 눈치 보듯, 부동산시장이 살아나기를 기다리고 있는가?
미국. 일본. 중국. 유럽의 틈새에 끼어 눈치 보기 바쁘고, 이들 나라 중 어느 한 곳에서 기침을 하면 몸살을 앓기에 이골이 났다. 경제사정이 어려우니 대출 이자를 낼 수 없고, 이자를 내지 못하니 경매로 넘어가고, 집값이 내렸으니 경매로 넘어가도 세입자는 전세금을 찾을 수 없는 일이 78%쯤 된다고 한다.
경매 신청된 집을 찬찬히 살펴보면 가짜세입자가 있다. 아파트에 보증금 2-3천만 원짜리 세입자가 둘도 있고, 셋도 있다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 아파트에 무슨 세입자가 셋도 있고, 넷도 있다는 말인가? 사해행위인지는 뻔히 알지만, 한 푼이라도 더 건지려는 집주인의 심정을 헤아려보노라면 이해가 가고 남는다.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 못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건설사나 은행에서 가압류가 들어오고, 재판이 들어오면 경매에 넘겨질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미리 가등기도 해놓고, 근저당 설정도 해 두시겠지. 이런 일로 채권자 취소소송이 붙어 있는 사건도 부지기수다. 그러나 우선 살고 보자는데 어쩌겠는가.
요즘 부동산시장은 집주인과 은행과 세입자와 건설사들의 4파전이다. 그 중에서 1등한 팀이 브라질 월드컵이라도 나갔으면 좋으련만, 끝나고 보면 모두가 손해다. 특히 집주인은 만산창의가 되고, 다시 일어서려면 십 수 년이 걸려야 한다. 집주인도 손해, 세입자도 손해, 이런 시장을 정상적인 시장으로 볼 수 있을까?
4-5%대의 이자로 전세자금 대출해 주다보니 전세자금 대출은 근래 2년 동안 3배가 늘었다고 한다. 오히려 주택 구입자금 대출은 줄었고, 나도 살고 있는 집 전세 놔서 대출 갚고, 월세로 살아볼까?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게 되면 어찌될까? 세상이 왜 이리 복잡하냐?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신청이 되어 한동안 뜸했던 건설사들이 전국 이곳저곳에서 일제히 손을 들고 신규분양의 문을 열고 있다. 4.1. 부동산대책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리라. 한 번 져도 그 다음 판에서 이기는 선수도 있지만, 다시 지게 되면 영원히 끝남도 명심하시라. 지금 부동산시장은 비 오는 달밤이다.
21세기 부동산 힐링캠프(부동산 카페). http://cafe.daum.net/2624796
법무법인 세인(종합법률사무소) 사무국장. http://cafe.daum.net/lawsein
수원대 사회교육원 부동산학과 가을학기 학생모집안내 010-4878-69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