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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ㆍ명의신탁ㆍ가등기 해도 또 다른 관련 소송이 꼬리를 물게 돼
요즘 부동산시장은 추풍낙엽이다. 해질 무렵 재래시장처럼 손님은 없고 주인만 있다. 기업은 어떤가. 한 달에 돈 100만 원을 버는 중소기업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2년이 채 못 돼 문을 닫는 기업이 100개 중 80개에 이른다. 기업 그것, 계획을 세울 때는 하늘을 잡아 패대기치고 싶을 것 같지만 막상 해보면 참 어려운 일이다. 


이상하게도 투자한 돈은 바람에 겨와 같고, 부채는 차근차근 쌓이는데 수금이 돼야 투자를 하거나 돈을 갚을 텐데. 신규투자 하다보면 이웃사촌에까지 손을 벌리게 되고 결국 신용 없는 사람으로 낙인 찍혀, 견디다 못하면 밤 보따리를 사게 된다. 


망하게 되면 어디로 가는지 아는가. 수도권 외곽 빈 창고나 컨테이너 신세를 지는 사람도 있고, 고향으로 가는 사람도 있는데 말은 듣기 좋게 귀농ㆍ귀촌이라 한다. 개뿔도 뭐가 있어야 농사를 짓지. 멀리 숨어도 채권자나 금융기관은 어찌 그리 잘 찾아오는지 날아봐야 우물 안 개구리란다.



부동산이 망하고, 기업이 망하면 다음 절차는 신용불량자다. 신용불량을 피하기 위해 갖가지 백태만상 연출을 벌인다. 법률사무소를 찾아와 상담하는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한다.


#1. 이혼



‘남편이 사업에 망해 여기 저기 빚이 있다. 이혼하고 남편명의의 재산을 처 명의로 재산분할해 증여하면 어떨까요. 아니면 처가 아파트 분양권을 갖고 있으나, 입주할 형편이 안 돼 역시 이혼을 하고 처 명의의 주택을 남편에게 재산분할로 넘겨 버리면 어떨까요.’

결국 빚 때문에 위장이혼을 하자는 계획이다.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은 총 재산에서 부채를 뺀 나머지 금액을 놓고, 기여도를 따져 금액을 정하기 때문에 3대7, 6대4, 5대5 등 그 비율은 일률적으로 정하기 어렵다. 자녀를 부양하는 쪽은 더 많이 가져가는 편이다.  


처가 친정에서 받은 상속재산이나 남편이 선친으로부터 받은 상속재산은 어떨까. 그 재산을 유지하거나 가치를 상승하는 데 기여도가 있었다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 

정년퇴직을 한 뒤 연금을 받게 된다면 미리 연금을 쪼개지는 않지만, 훗날 생길 재산이기 때문에 이를 참작해서 결정한다.



권고 드리니 이혼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 갚는데 까지 갚고, 회생이나 파산의 길도 있으므로 무작정 이혼을 하는 일은 옳지 않다. 또 살다보면 채무조정도 있어 언젠가는 갚을 날이 있게 된다. 장난하듯 이혼해 버린 뒤 주민등록 따로 해놓고 남남처럼 살아서는 안 된다. 


#2. 명의신탁



‘머지않아 채권자나 은행이 지금 살고 있는 주택을 가압류하거나 경매에 붙일 텐데 미리 그 집을 가까운 친척이나 친구에게 명의를 넘겨두면 어떨까요.’


이게 전형적인 채권자 취소 소송감이다. 즉 사해행위라는 뜻이다. 일부러 급전을 구해 마치 사고파는 것처럼 돈까지 오고가는 증거를 만들어 놓는다. 하지만 소송이 붙게 되면 매수인은 자금의 출처를 제출해야 되므로 자칫 위증까지 하게 된다. 매수인은 매도인이 보내준 돈을 다시 매도인에게 지급하게 되므로 눈감고 아웅하기다. 


명의신탁은 신탁자나 수탁자나 현행법 상 보호받을 수 없다. 불량한 수탁자(매수인)를 만나게 되면 팔아버려도 하소연 할 곳이 없다. 

횡령으로 고소를 하고, 부당이득금 반환청구를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매수인이 이미 재산을 탕진해 버렸다면 받아내기 어렵다. 매수인으로부터 다시 매수한 사람은 선의의 제3자가 되어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게 된다.



#3. 가등기



‘4억원짜리 집에 대출 1억5000원만이 있고, 그 집에서 거주하고 있다. 아무래도 채권자로부터 법적조치가 들어올 것 같아 팔려고 하는데도 팔리지 않는다. 우선 제부명의로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를 해두면 어떨까.’


허위채무를 부담하게 하는 가등기일지라도 이게 본등기로 넘어가면 그 밑에 있는 가압류 등 등기는 직권 말소된다. 

그러기 때문에 채권자의 법적조치를 피하기 위해 미리 허위의 채무를 부담하게 하는 가등기를 해두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십중팔구 사해행위 취소소송이 들어오고, 채권자로부터 가처분과 가압류가 들어오게 된다.



물론, 모든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지겠지만, 그 진실을 벗겨내기가 만만치 않다. 내가 허위로 가등기 해 놨습니다라고 순순히 자백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오랜 시일 법정싸움을 하는 일도 있지만, 대개 중간에서 합의하는 일이 다반사여서 누가 피해자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소송이다.





카페 21세기 부동산 힐링캠프(cafe./daum.net/2624796) 대표 
법무법인 세인(cafe.daum.net/lawsein)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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