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보다 비싼 전세, 어떻게 봐야 할까?
수원 영통구 영통지구에서 전용 59제곱미터 소형 아파트의 전세금이 집값보다 더 비싼 수도권 첫 사례가 나왔다는 기사내용이 지난 9일 매일경제신문에 보도됐다. 집값은 1억9000만원인데 전세금은 최근 2억에 거래됐다는 것이다.
집값보다 비싼 전세가격이, 지방도 아닌 수도권 경부라인 주요 택지지구에서 첫 사례로 나왔다는점에 의미가 부여돼 주요뉴스로 보도가 된것이다. 물론 같은 단지의 같은 동호수가 아니고 매매로 나온 가장 저렴한 급매가격과 최근 거래된 전세가격중 가장높게 거래된 전세가격을 비교했기 때문에 이러한 기막힌 일이 발생한 것으로 보여진다.
영통은 수원에서 예전에 가장 잘나가는 지역이었다가 2004년 동탄신도시가 분양되고 이후 동탄1신도시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수원권에서 동탄에 서서히 주도권을 뺏기고 현재는 인근 흥덕지구에, 그리고 광교신도시등 대규모 첨단 택지지구 새아파트들이 들어서면 과거의 영광이 잊혀진 지역인데, 최근에는 분당선 연장선 개통 등으로 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가격도 하방경직을 다시 띠는 양상을 보이는 지역으로 필자도 종종 경부라인 답사를 할때 지나가거나 들르기도 하는 지역이다.
분당선 연장선이 개통되었지만 아무래도 신분당선 연장선과 비교해서 서울 접근성이 열세에 있는탓에 개통후에 커다란 반응은 없는 편이지만 인근 삼성 근무 인력과 실수요자들이 많고 교육여건이 좋아 중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한 지역이다.
이곳 수원을 대표하던 우수한 학군과 편리한 입지등을 갖춘 영통에서 집값보다 비싼 전세가 첫 등장했고 수도권에서 첫 등장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100%를 넘었다는 얘기이기도 하고, 같은 단지 소형아파트 전세시세와 평균 매매시세 등을 감안해 평균적으로 볼 때도 전세가율이 80%를 훌쩍 넘는다는 의미가 되는 탓에 전세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 이면에는 주택 구매력이 있는 수요자들이 없어서 매매가격이 침체되고 거래가 발생하지 않는것이 아니고, 이러한 충분한 매매대기 수요자들이 시장에 많지만 주택시장을 짓누르는 각종 규제와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로 인해 전세를 매매로 전환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전세로 버텨보자는 시장의 왜곡된 씁쓸함이 깃들여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수는 없다는 점이다. 전세대란의 주요 원인이 과도한 규제로 인한 시장침체가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데, 이러한 규제가 점진적으로 풀리거나 실물경기 등이 활성화되면서 소득증가가 이뤄진다면, 최근 수년동안 비정상적으로 축적돼 있는 매매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전세가비율이 하락하면서 집값이 급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집을 살 수 있고 사야하는 수요자들까지 대거 전세로 몰리면서 이러한 전셋값 폭등현상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들은 미래의 예비 매매수요자들이며, 수요는 장기간 폭발적으로 쌓여왔기 때문에 시장이 정상화되면 이들 수요는 어느정도 매매시장으로 진입할 수밖에 없게 된다.
정부는 전세난만 탓하면서 임시방편으로 이를 막아보려고 전월세 상한제라는 무리수를 두기보다는 전셋값이 집값보다 높은현상이 발생하는 왜곡된 주택시장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전세대란을 막을 방법이 무엇인지부터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검토를 우선적으로 해야할 것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와 분양가 상한제 폐지, 그리고 수도권에만 족쇄처럼 적용되고 있는 DTI 등을 손질해 전세수요자들이 매매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서서히 터줘야 한다. 그렇지 않고 현재 상태로 계속 전세수요가 폭증하고 미친 전세 현상이 지속되면 결국 어느 순간 전세에서 매매로 수요가 전환되는 타이밍에서 집값폭등사태는 피할 수 없게 된다.
불필요한 규제와 징벌적 세부담만 풀거나 완화해도 전세시장은 비교적 안정을 찾을 수 있고 지금은 전세수요를 합리적으로 매매수요로 바꿔, 거래 정상화와 전세안정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정책운용의 묘가 절실할 때라고 판단된다.
-김부성,부동산富테크연구소 대표
-네이버카페: [김부성의 부동산스터디]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