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철 과연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가
7월 24일 서울시에서 향후 10년간 시내 어디서나 도보 10분 내 지하철로 이동할 수 있도록 경전철 9개, 기존 지하철 연장 1개 총 10개의 도시철도 총 85.41km를 단계적으로 건설하는 서울시 도시철도 종합발전방안을 발표했다.
경전철로 구축되는 노선은 신림선(여의도~서울대앞), 동북선(왕십리역~상계역), 면목선(청량리~신내동), 서부선(새절~서울대입구역), 우이-신설 연장선(우이동~방학동), 목동선(신월동~당산역), 난곡선(보라매공원~난향동) 등 7개와 정부 광역교통개선대책에 반영된 위례-신사선(위례신도시~신사역), 위례선(복정역~마천역) 등 9개이고, 지하철 연장은 2012년 12월 확정된 정부의 광역교통개선대책에 따라 보훈병원~고덕 1지구 구간 3.8㎞ 연장되는 지하철 9호선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시절인 2008년 10개년 도시철도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7개 경전철 노선 구축을 발표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뉴타운 바람과 맞물리면서 강남을 제외한 나머지 서울 지역의 부동산상승에 큰 개발재료가 됐는데 이번 서울시 도시철도 노선 발표는 새삼스러운 내용이 아니다. 게다가 부동산시장 침체도 깊어있어 일단 부동산시장의 반응은 큰 변화는 없고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우선 2008년 발표한 도시철도 기본계획 내용과 무엇이 다른지부터 살펴보자.
신림선은 여의도에서 서부선과 연결되도록 새롭게 설계되었고, 서부선은 장승배기~서울대입구역 구간이 연장됐다. 동북선도 기존 노선에서 지하철 4호선 상계역까지 연장되었지만 2008년 기본계획에 들어 있던 상암동 DMC선은 주변 개발계획이 취소됨에 따라 이번에 제외됐고, 대신 난곡선이 추가됐다.
그러면 과연 이번에는 계획처럼 제대로 추진이 될 수 있을까?
타당성이 있는지, 자금계획에는 문제가 없는지가 중요한데 서울시는 사업자가 지정된 신림선.동북선은 협상을 재개하고, 나머지 노선은 사업자를 선정해 민자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즉, 기본계획에 반영된 노선의 총 사업비 8조5533억원 중 국비에서 1조1723억원, 시비 3조550억원, 민자 3조9494억원, 개발사업자 분담금 3766억원으로 나누어서 조달하고 경제적 타당성 지수가 1.0을 넘는 구간만 사업을 추진하고 0.8~1.0사이가 나온 화곡선과 신림연장선은 예비구간으로 정했다는 것이 서울시 계획이다.
타당성을 먼저 따져보면 경제적 타당성이 1.0이상 나왔다고 하지만 재무적 타당성만 따졌을 때는 수익성 지수가 1.0이 넘긴 곳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아무리 외주용역을 줘서 객관적인 경제적 타당성 자료를 만들었다고 하지만 계획은 계획일 뿐이고 이것이 정답이 될 수는 없다.
왜냐면 먼저 경전철을 추진한 경기도 용인, 의정부, 경남 김해 모두 수익 악화로 국민의 피 같은 세금 까먹는 하마가 됐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들도 모두 용역 타당성 결과를 가지고 사업추진을 하였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수요예측이 반토막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수요예측 자체가 잘못된 경우도 많고, 수요는 있어도 비싼 요금과 불편한 환승때문에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자금조달계획의 경우에도 민자사업으로 추진한다고 하는데 민자사업의 경우 대부분 국민의 세금으로 때워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잘못하면 10년 후 서울시 재정을 갉아먹는 중요한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서울시는 이런 타 지역의 경전철 실패사례를 남의 이야기로만 듣지 말고 늦게 추진되거나 아예 취소를 하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10년 후 서울시를 고려한 보다 철저하고 객관적인 경제적 타당성 조사를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오세훈 전 시장이 추진하던 개발사업의 대부분을 반대하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왜 갑자기 경전철 개발을 다시 들고 나왔는지 혹시 그 이유가 내년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때문은 아닌지, 어차피 하려고 했다면 취임 후 이전 시장의 개발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서 타당성 있는 사업은 미리 추진했더라면 오히려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필자 혼자만의 생각일까.
감사합니다.
김인만 부동산연구소http://cafe.naver.com/atou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