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동산시장은 잿불에 고구마를 굽고 있다는 표현이 옳지 않을까. 옛날 땔감이 없을 때 볏짚으로 밥을 지어먹고, 군불을 땠었는데 화력이 약하여 시원찮은 일을 잿불에 비교하기도 한다. 불씨를 화로에 담아둬도 금방 꺼지기 마련이고, 온기는 죽은 사람 콧김만도 못했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께서는 배고플 손자. 손녀를 생각하시어 긴긴 겨울밤 잿불 화로에 고구마를 구어 주셨는데 작은 고구마는 구어저도 큰 고구마는 구어지지 않았다. 지금 부동산시장의 움직이는 모습이 꼭 그러리라. 작은 것은 구어지고 큰 것은 그대로 있고,
작은 것이 움직이는 바람에 큰 것은 오히려 값이 내려가고 있다니 이러다가는 큰 것 매매가가 작은 것 전세금만도 못하지 않을는지? 귀금속이 아닌 이상 부피가 크면 값은 더 나가게 마련인데 유독 주택만은 큰 것이 계속 하향세를 지속하고 있으니 큰 것 가지신 분들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문제는 새 아파트 분양권이다. 1년이 넘고, 2년이 넘어도 뾰쪽한 대책이 없다. 분양권으로 팔자니 계약금 포기하고도 1억 이상 웃돈을 줘야 하고, 그렇다고 입주하자니 가진 게 없어 그림의 떡일 뿐이다. 옛날 같으면 건설사에서 계약금 떼어먹고 적당히 해제도 해줬건만 요즘은 어림도 없다.
지금 경기 서북부와 경기 남부의 미입주 단지들은 대개 입주율이 30%내지 70%정도에 이르고 있다. 건설회사들은 얼레고, 달래고, 할인도 해주면서 들어오라고 하지만, 아무리 깎아줘도 뱁새가 황새를 따라갈 수 없는 형편이 되어 입주 못한 죄인의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 갈 것이다.
입주를 못하게 되면 저승사자들의 칼날이 여기서 번쩍, 저기서 번쩍거린다. 건설사가 망해서 도저히 대출금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은행은 수분양자 재산에 가압류를 걸고, 대여금 청구소송이 들어온다. 멀쩡한 새 아파트 놔두고 가난뱅이 수분양자에게 돈을 내라니 어찌해야 좋을까. 그것도 몇 억씩,
자금사정이 괜찮은 건설사들은 중도금 대위변제를 해놓고 할인 분양을 하거나 전세분양을 하기도 하지만, 아무튼 내가 못 들어가는 아파트는 바다 속으로 밀어 넣을 수 없을 것이기에 누가 들어와도 들어와야 끝이 난다. 자신이 못 들어가는 아파트 가 있다면 밤에 슬쩍 가서 불이 켜 있나 살펴봐야 한다.
할인분양이나 전세분양을 해 놓고 수분양자에게 잔금을 달라는 재판을 걸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곳에 팔아먹고 당초 수분양에게 돈을 달라고 재판을 거는 행위는 문제가 된다. 또 계약해지도 됐고, 대위변제도 됐는데 수개월 후 잔액채무가 있어 이를 청구하는 일이 날로 늘어가고 있으니 조심하시라.
재판으로 싸우고, 신용정보회사와 싸우고, 건설사와 싸우다가 어찌어찌해서 계약해지가 되더라도 은행이나, 한국주택금융공사, 건설사에 잔액채무가 남게 된다. 설사 대위변제를 해도 연체이자는 변제하지 않고 있음이 상례다. 잔액채무는 대개 이자와 연체이자로서 4천만 원 내지 1억 정도 된다.
누차 말씀드렸지만 누가 재판을 걸어왔건 바로 포기하거나 패소하는 일은 옳지 않다. 재판과정에서 조정의 길도 있고, 합의하는 길도 있으니 달라는 대로 다 줄 필요도 없으려니와 재판도 포기하지 마시라는 뜻이다. 재판을 포기해 버리면 바로 그 판결문으로 으름장을 놓게 된다.
마지막까지 싸워서 채무가 남게 되면 그 돈을 다시 합의해서 갚거나 그럴 능력이 안 되면 개인회생의 길을 밟는 게 안전하다. 3-5년에 걸쳐 푼돈으로 일부를 갚아 버리고 다리 뻗고 사는 게 옳다는 것이다. 설사 가압류가 되거나 경매에 이르더라도 우왕좌왕 하지 마시고, 전문가를 찾아 구체적인 상담을 받으실 것을 권고 드린다.
상담을 받으시라고 하면 자기 편할 대로 꼭 전화질문을 하고 있지만, 계약해지는 전화 상담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처방을 내려주면 그 방법을 따라 감이 옳을 것임에도 자신의 맘대로 해 버리고 나중에 울며불며 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전문가의 처방이나 의사의 처방이나 같다고 봐야 하지 않을는지?
대개 법무법인(종합법률사무소)에서 선임하는 사건에 대해서는 모든 컨설팅은 물론, 재판과정에 까지 변호사가 참석하여 수분양자들의 어려운 사정을 토로함으로 당사자로서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재판이 최종적으로 끝이 나도 반드시 최선의 길을 안내해 주고 있다.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으로서 가장 위험한 사람들은 그저 세월만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고, 나름대로 공부하면서 혼자 연구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다가 덜컥 걸리게 되면 그때는 무쇠 솥에 콩이 튀듯 한다. 요즘은 시골에 숨어있는 재산도 찾아내고, 적금이나 보험도 다 찾아내는 세상이다. 섣불리 생각하다가 피해보는 일이 없도록 하시라.
특히 월급가압류나 압류를 당하지 않도록 신경 쓰시라. 그런 사례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급여사항이 훤한 공무원들이나 대기업 직원들이 가압류나 압류를 당하게 되면 월 150만 원 제외한 나머지 돈을 몇 년 동안 빼앗기게 된다. 입주 못한 아파트 사러가자는 사람이 줄을 잇지 않은 이상 계약해제나 해지의 분쟁은 2-3년 동안 계속될 것이다.
21세기 부동산 힐링캠프(부동산 카페)대표. http://cafe.daum.net/2624796
법무법인 세인(종합법률사무소)사무국장. http://cafe.daum.net/lawsein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1-262-4796. 031-213-479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