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활성화 대책, 전월세 안정화 대책이 보따리로 나왔지만, 생애최초주택구입자 아닌 사람에게는 대부분이 그림의 떡이다. 노총각 가슴이 설레면 뭐하냐? 짝이 나타나지 않는 걸, 이 처녀. 저 처녀 혼사말만 있었지 모두가 싫다할 때 총각 가슴은 억장이 무너지리라.
지금 부동산시장이 그런 모양새로 흘러가고 있다. 취득세 영구인하는 국회 문턱에서 그 시행일이 내년 1월1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하니 지금부터 연말까지 부동산시장은 기점휴업이 되리라. 부동산정책마다 흐지부지 정책이 되는 일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기에 또 그렇게 넘어갈 모양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이게 통과되기도 어렵지만, 설사 통과된다 해도 전월세보증금 상한제와 2년에서 4년으로 못을 박는 기간연장. 주택임대사업자 등록 등 임대시장의 판을 바꾸는 법안과 동반자가 돼야 가능할 수 있다.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랴. 1988년 전월세 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연장되었고, 2001년에 상기임대차 기간이 5년으로 연장되었지만 별효과 없더라. 다주택자들도 좋고, 전월세 세입자들에게도 좋은 동시패션은 없는 것일까.
지금부터 부동산시장은 다시 주춤거릴 것이다. 그러나 낙심하지 말자. 내년 봄에 더 좋은 일이 있을지를 누가 알겠는가. 옛날 필자가 선을 보러 갔었는데 처녀로부터 딱지를 맞고 돌아설 때 그 기분이 묘하더라. 그러나 그 후 더 좋은 처녀를 만나게 되더라.
전세금은 60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안정화대책을 비웃기라도 한 듯 혼자 고속도로를 120㎞로 달려가고 있다. 가다가 막히면 다시 돌아올지, 그곳에서 집을 사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대책이 왔다 갔다 하고, 국회와 부동산시장이 신뢰를 받지 못해 그냥 전세로 눌러 사는 모양이다.
전문가들은 곧 전세가 사그라질 것이라고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다. 한국의 자가 비중은 전국이 54%, 서울지역이 41%다. 미국은 2008년 65%였고, 일본이 1990년 70%였음에 비하면 많이 떨어진다. 신규분양이 계속 터지고 있지만, 거의 쓸데없는 곳들이다.
오늘까지의 질문에 “임자가 나을 듯합니다. 집을 팔아야 할까요?” 라는 상담에 “임자가 있거든 파십시오”라는 대답을 했다. 아마 내일부터는 “언제쯤 다시 임자가 나올까요?”라는 질문으로 바뀔 수도 있다. 필자야 “내년 3월쯤 다시 움직일 것이다.”라고 하겠지. 부동산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부동산시장 참, 어렵다. 지난 5년 질질 끌려오다가 이제야 꽃이 피나 생각했으나 피어보지도 못한 채 또 사그라지게 돼있다. 그러나 이미 힘은 받았기 때문에 값이 폭락하거나 장기 침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결국 중대형으로 불이 붙을 듯 말 듯 하다가 내년으로 넘어갔을 뿐이다.
지금 주택시장에서 가장 어려운 사람은 자의가 되건, 타의가 되건 3-5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팔지를 못해 경매에 넘기지 않으려고 빚으로 대출이자를 갚는 사람들이고, 미분양이나 입주거부 아파트를 잔뜩 가지고 있는 건설사들이다. 건설사에서는 오죽했으면 직원들이 집집마다 방문해서 입주를 사정하고 있겠는가.
그 다음으로 아무 재산도 없으면서 아파트 분양권만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김포 어느 아파트는 아파트가 값이 비싸고 품질이 떨어지며 입주날짜에 문제가 있다면서 수백 명이 집단소송을 걸었는데 1심에서는 수분양자들이 이겼고, 2심에서는 건설사가 이겼고, 3심에서도 건설사가 이기게 되어 콩가루 집안이 돼버렸다.
아파트 분양받아놓고 오랜 시일 재판하면서 끌고 가게 되면 수분양자도 망하고 건설사도 망하게 돼있다. 이젠 어떤 절차를 거치던지 수분양자도 피해가 가장 적고, 건설사도 피해가 적은 길이 있는지 심사숙고할 때가 온 것이다. 어려운 싸움은 끝이 났다. 인간은 쉬운 싸움에서 이기는 것 보다 어려운 싸움에서 져봐야 성공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라.
21세기 부동산힐링캠프(부동산 카페) 대표. http://cafe.daum.net/2624796
법무법인 세인(종합법률사무소) 사무국장. http://cafe.daum.net/lawsein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1-262-4796. 031-213-47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