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전세문제를 잡기 위해 4ㆍ1 부동산
대책에 이어 전ㆍ월세 문제 해결 방안을 담은 8ㆍ28대책까지
내놓았지만 뛰는 전셋값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만 최근 들어 전셋값 상승을 주도했던 서울의 잠실과 경기도 판교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일시적 조정을 받으면서
주춤하고 있다. 이런 현상을 두고 이제 전셋값 상승이 끝난 것 아닌가 하는 섣부른 예측도 나오고 있다.
서울 잠실 리센츠 아파트 110㎡형 전세의 경우 올해 초에 5억원을 넘더니 여름엔 6억원을 넘어 9~10월엔 7억 가까이 육박하다가 최근 6억 중반대로 다시 조정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일시적 조정 이유는
단기간에 전셋값이 지나치게 급등했음에도 매매가격은 상승하지 않아 전세비율이 80%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높은 전세비율은 아무리 전세자금대출을 잘 해준다고 해도 높은 전셋값을 감당하기에 세입자의 자금부담이 너무
커 전셋값 상승을 따라가기엔 어려움이 적지 않다. 심지어 앞으로 전세물건을 확보하기 더욱 어려울 거라고
생각해서 전세를 미리 구해버린 사람도 많이 있었다.
11월 계절적인 비수기까지 겹쳤고 여기에 취득세 영구 인하를 기다리다
지쳐서인지 매매시장도 약세로 돌아서자 매도자들이 집을 팔려다 전세로 돌려 전세 물건이 늘어난 현상도 영향을 미치면서 잠실 등 일부 지역의 전셋값은
조정을 받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세문제는 끝이 아니라 일시적인 조정상황이라 봐야 할 것 같다. 한번
고삐가 풀리면 매매든 전세든 4년이라는 시간은 지나야 안정이 되는 과거 사례를 봤을 때 현재의 전세난은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과거 전세 폭등은 1987~1990년, 1999~2002년 두 차례 있었다. 1차 전세폭등은 1987년 19.4%, 1988년
13.2%, 1989년 17.5%, 1990년 16.8%
등 무려 4년 동안 지속됐다. 전세폭등 뒤에야
매매가 폭등으로 이어지다가 1기 신도시 등 대규모 주택 공급이 이뤄진 뒤에야 마무리됐다.
2차 전세폭등은 IMF시절인 1998년 -18.4% 하락을 한 후 1999년 16.8%, 2000년
11.1%, 2001년 16.4%, 2002년 10.1%
이렇게 4년간 폭등을 하였고 역시 그 후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번 전세폭등은 작년인 2012년
7.1% 상승을 했고 올해 2013년은 두 자리 상승이 확실한데 과거 두 차례 전세폭등을
보면 2015년을 넘어 2016년까지는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급등하는 전셋값은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부동산시장의
침체로 전세를 끼고 구입하는 투자 수요가 크게 줄어들자 미분양이 우려되는 건설회사들이 신규 공급물량을 큰 폭으로 줄였다.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전세금을 받아도 돈 굴릴 때가 없다 보니 임대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수가 늘어났다. 전세 매물이 귀해지자 전세 세입자들은 전세를 연장해 눌러앉아버리면서 전세물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주택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집을 구입할 여력이 되는
실수요자들까지 주택구입을 미루면서 전세를 선호하다 보니 전세 수요는 크게 증가하면서 공급은 부족하고 수요는 늘어나는 전형적인 상승곡선이 형성된
것이다.
여기에 정부까지 나서서 전세자금 대출이라는 빚으로 손 쉬운 전세금 마련의 길을 터주면서 전세금 인상에 대해 부담을
느꼈던 자금의 공급이 숨통을 트면서 전셋값 상승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고 있는 것이다.
주택공급은 공장에서 찍어내는 물건과 달라서 지금 공급을 하더라도 3~4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지금과 같은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계속되는 한 전세수요 증가, 전세물량 감소는 계속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단기간에 전셋값 상승의 해결책이 나오기는 힘들어 보인다.
실제로 수도권 입주물량을 보면 2010년 13만6818가구에서 2011년 9만4255가구, 2012년 9만6674가구, 2013년
올해 7만3168가구, 내년 6만4252가구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2~3년 뒤 입주물량을 결정하는 신규 아파트 공급도 해마다 줄고 있다.
이런 수급의 불일치는 전셋값 상승에 빌미를 제공해 주고 있으며 더 나아가 향후 매매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국회는 더 이상 정쟁에서 벗어나 이 같은 문제를 우리나라 경제 생존의 문제로
인식하고 하루빨리 조치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김인만 부동산연구소 cafe.naver.com/atou1
Daum부동산은 제휴 부동산정보업체가 제공하는 매물 정보와 기타 부동산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로서,
제휴 업체의 매물 정보를 비롯한 각종 정보 및 이와 관련한 거래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부담하지 않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사 또는
글쓴이에 있으며, Kakao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