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공기업인 한국전력을 퇴직한 한호식(가명ㆍ68)씨. 부동산 자산관리에 대해 상담하기 위해 필자의 사무실을 방문해서
푸념을 늘어놓았다.
“퇴직금으로 받은 목돈은 아이들 혼사 등 큰 일을 치루는 데 전부 다 써버리고 달랑 국민연금 85만원으로 생활하고 있지만 자존심 때문에 자식들에게 손을 벌리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자신도 부지불식중에 예상치 못한 빈곤층으로 추락해 친구들을 만나거나 경조사에 가는 것이
고통으로 여겨진다”는 하소연이었다.
이런 상담에서 요즘 실버 세대들이 흔히 겪고 있는 세가지
‘바보’ 유형을 꼽을 수 있다. 첫 번째 바보는 은퇴 후 손자들을 돌본다고 자기 일을 못 하는 사람. 두
번째 바보는 자식에게 재산을 다 물려주고 용돈 타서 쓰는 사람. 마지막 세 번째 바보는 자식이나 손자가
놀러 오면 잘 방이 있어야 한다며 넓은 집에 여전히 사는 사람이다.
기자로 활동하는 지인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가 하나 있다. “아무리 노인들에게 잘해주는 대통령을 뽑더라도 노후 문제는 개인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최소한 경제적으로 불안한 노후를 보내지 않기 위해서는 한살이라도 더 젊었을 때 경제뉴스나 관련 세미나에 열심히
다니면서 자산관리에 대한 지식을 터득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은퇴
후 맞게 될 현 대한민국 50대의 미래상의 단면을 엿 볼 수 있었다.
“집사람 모르게 비상금으로 돈을 좀 모아놓아라.“ 집안 대소사로 가끔 만나는 친인척 형들은 자신의 경험을 들어 내게 이런 조언을 많이 당부한다. 깊게 생각하면 하나도 틀리지 않은 말이다.
나도 강의 중 간혹 수강생들에게 그와 같은 뼈있는 농담을
던진다.
“선생님들 아내 모르게 돈 좀 모아놓으세요. 그렇지 않으면 먼 훗날 후회하게 될 겁니다.’
통상 여자들은 본능적으로 가족들과 자식들을 위해 남편 몰래
자산을 조금 조금씩 모아놓는다. 남편이 사업에서 실패하거나 아이들을 위해 목돈이 긴급하게 필요할 때
내놓기 위함이다. 하지만 아내가 모으는 비상금이 억대가 넘어가면 뭔가 다른 것을 준비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자식들 입장에서도 남자인 아버지보다 집안을 구석구석 챙겨주는 어머니를 모시는 것을 더 편애하기도 한다.
그 동안 경제력 있는 남편 때문에 ‘참을 인’자 수천 번을 써가며 감내해 왔지만 남편이 퇴직금을 받게
되면 얘기는 확 달라진다. 자녀들도 결혼했고 남편의 퇴직금도 절반가량 챙길 수 있어 맘 편히 살겠다는
여성들이 많다.
황혼이혼에 있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전업주부라도 재산의
절반에 대해 권리를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정법원에서는 지난해 국민 연금뿐만 아니라 공무원 연금도
재산분할 대상이라고 판결 선고하기도 했을 정도다.
남편이 퇴직과 동시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면 남편의
관심사가 집안 일에 집중되면서 회사 아랫사람 부리듯 부인에게 사사건건 잔소리를 하게 된다. 그런 남편의
행동에 대해 아내는 결국 참을 수 없게 된다.
대법원의 사법연감을 보면 지난해 중ㆍ노년층 부부의 황혼 이혼이
전체 이혼의 24.8%(2만8299건)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 쌍 중 한 쌍이 황혼이혼을 하는 것이다. 황혼이혼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수 없는 복선과
예고편이 존재했음에도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모른척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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