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6년 동안 쓰고 맵고 싱겁고, 시고 떫은 부동산시장이 내년을 기약하며 굿바이 신호를 보내고 있다. 너라고 어찌 가는 세월을 잡을 수 있으랴. 돈이 돌지 않아 화폐 유통속도가 떨어지고, 중산층이 붕괴되어 소비수요가 격감했음을 너마저 정녕 모른 채 가야한단 말이더냐.
연초 새 정부 들어설 때는 모든 부동산들이 나름대로 기대도 컸었고, 피부도 탱탱한 것 같았지만, 지금은 쭈글쭈글한 신중년이 돼버렸다. 내년 살구꽃 필 때까지 기다리려면 엔간한 사람도 지쳐 누울 것 같은데 어찌해야 할지?
“수직증축 리모델링” 법안 통과로 인해 1기 신도시들이 미소를 짓는다. 취득세 영구인하로 집을 살 사람들은 득을 보게 됐다. 그러나 부족한 세수도 알고 보면 내가 낸 세금으로 메울 것인즉, 부동산법안 개정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도 있으리라. 저울대가 언제나 평행선에 있던가. 그냥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고 살아가자.
하반기에 들어서 세종. 위례. 강남 등지에서 신규분양이 그런대로 높은 점수를 받아 마치 부동산시장이 살아나는 것으로 비쳤으나, 알고 보면 기존 주택시장은 물론, 미분양시장도 개점휴업이다. 특히 대형주택은 임자 없는 나룻배 신세다.
그렇다면 내년은 어떨까. 기존 주택시장은 다소 따뜻해지겠지만, 신규 분양시장은 미분양을 면치 못할 것이다. 벌써 발 빠른 대형건설사는 아예 신규분양을 없애버렸고, S건설 등 10위권 내의 건설사 5곳도 이미 리모델링 시장으로 발길을 돌려 버렸다.
서울 공릉. 목동. 송파. 잠실. 안산 고잔 등 지역에 들어설 행복주택도 7900가구 예정에서 3450가구로 줄었다. 이제 부동산시장을 살리는 길은 더 이상 지어서는 안 된다고 눈치를 챈 모양이다. 보금자리로 망친 부동산시장 살아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이제는 안 짓는 게 답이다. 왜냐하면 내 집이 오동 껍데기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오동 껍데기는 아무짝에도 쓸 데가 없다. 그러나 거래가 활성화 되면 그게 피가 3장이 되어 제 값을 할 수 있다. 화투놀이 할 줄 모른 사람은 이해하기 힘들 것이니 옆 사람에게 물어보시라.
요즘 부동산 상담에는 특이한 사항이 있다. 내 집 마련 수요는 신규분양을 원하고, 투자수요는 기존 주택을 원한다. 왜 그럴까? 문제는 현재 가지고 있는 액면이고, 거주와 투자는 지역 선택부터 다르니까,
투자 수요는 현재 가지고 있는 돈에 전세를 맞춰 사야 하므로 전세 놓기 쉬운 곳을 찾아야 하고, 내 집 마련 수요는 2년 후까지 돈을 더 모아 대출을 안고 사야하므로 입주가 느긋한 곳을 찾는다고 이해하시라.
지금은 내수부양이 우선이다. 부동산거래 늘어나면 내수는 살아나게 돼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 분양가 상한제 탄력운용 등 나머지 법안도 어서 통과시켜 주시라. 정부는 부동산투자 이민제도에 미분양이나 기존주택도 넣어주면 어떨까?
부동산투자 이민제도란 외국인이 국내 부동산에 일정금액 이상을 투자하면, 국내 거주 자격을 주고, 5년이 지나면 영주권을 주는 제도다. 제주. 평창. 여수. 영종 등 4곳에서 시행하고 있고, 콘도나 휴양용 팬션에만 한정돼있다. 이를 일반 주택 등으로 확대하자는 건의다.
부동산에 '끼'가 있는 사람들은 요즘도 바쁘다. 끼많은 사람들이 움직여야 부동산시장은 살아나게 돼있다. 지금은 내 부동산이 오동 껍데기일지라도 언제 공산명월이 될지 그건 아무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못난 나무가 산을 지켜냈다고 칭찬받을 날은 언제나 오게 될는지?
앞으로 전세시장은 어떨까? 기존주택시장에 거래가 있게 되면 전세는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고, 거래가 없게 되면 1-2월부터 서울양반들이 수도권 외곽으로 또 빠져 나오시겠지. 금년에 약 60만 명이 주민등록지를 바꿨으니 전세금이 주민등록 팔자를 바꾸고 있다.
날씨가 추워 세상이 꽁꽁 얼어도 주머니에 돈 있으면 살만하더라. 30억 투자할 곳을 찾는 사람도 있고, 10억 투자할 곳을 찾는 사람도 있다. 그와 반대로 집이 경매에 넘어간 사람도 있다. 사람이 잘난 게 아니라 돈이 잘난 것이다. 무너진 중산층을 살리자. 경제 살리는 일은 정치하기 나름이다. 우리 세대도 좀 잘 살다 가자.
수원대 사회교육원 부동산학과 학생모집 중 010-4878-6965. 031-213-4796
21세기 부동산힐링캠프(부동산 카페) 대표. http://cafe.daum.net/2624796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1-262-4796. 010-5262-4796